"상상력에게 권력을!"
"금지하는 것을 금지한다"
프랑스 파리,1968년 3월의 봄,낭테르대학 남녀 성별로 나뉜 기숙사를 없애라는 요구로 시작된 시위는
미국의 베트남전 반대로 확대되고 베트남전 반대를 외치던 8명의 학생들이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사무실을 습격하지만
바로 체포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소르본 대학생들이 학장실 점거하고 정부는 학생들의 요구를 묵살, 학교 안으로
무장 경찰을 투입한다. 사태는 거리시위로 커지고 경찰에 구타당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방송으로 중계되며
충격을 받은 국민들이 그들을 지지하며 합류하게 된다.곧 기성세대와 국가 권력에 저항하는 혁명으로 발전한다.
미국의 베트남전 반대와 소련의 체코슬로바키아 침공에 항의하는 시위로 시작된 파리 학생운동은 국민들에게
외부의 적에 맞서야 한다고,먹고 살만하면 됐지 뭘 더 원하냐고 주장하던 국가가 결국 자신을 감시하고
억압하는 내부의 적이었음을 인식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지 '물질'이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를 억압하는 어떤 것도 더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이제 '자유,평등,박애'라는 이념 없이도,체계화 된 주장없이, 사회에 만연한 권위주의와 고정관념,
그리고 인종,성별,학력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편가르기하는 편견을 타파하고자 그들은 거리로 나섰다.
예술의 중심지였던 프랑스 파리는 이제 자유의 상징으로 군인과 정치가가 주도했던 시대의 탈피를 선언하며
열린사회로 한발자국 다가선다.'68 혁명'은 서독에는 요슈카 피셔를 중심으로 한 인권운동을 촉발시켰고
'프라하의 봄'으로 대표되는 동유럽의 민주화 운동,베트남전 반대 시위와 흑인 인권운동등 전세계가 열린 세계로
향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세계사 격변의 원동력은 좌우 이념을 떠나 권위주의 또는 전체주의에 대한 저항과 민주화 요구였다.
이 정신은 메를르 퐁티,들뢰즈,라캉등 후기 구조주의 철학과 정신세계가 대두되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이들의 철학적 해석은 미술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되는데 들뢰즈는 영국의 화가 프란시스 베이컨의 흔들리는 이미지를
구조주의에 의지하지 않는 탈육체적 개념으로 해석하였으며
삶이란 우리가 따라야 할 단 하나의 고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천개의,다양한 고원이 있는 것이라며
개인이 삶의 주체임을 이야기한다.프랑스의 후기 구조주의 학자들은 예술,철학,문화에 큰 영향을 끼치며 파리는
정신문화의 핵심지로 부각된다.
이제 열린 세계로 향하는 문은 열리고 1969년,페미니즘의 시대가 도래하며 우리의 차원은 지구를 넘어 우주로 향한다.
아폴로 11호의 달착륙은 우리의 정신세계의 변화,신화적,종교적 세계가 무너졌음을 의미하며
60년대 이후부터 지속되어온 산업화와 풍요의 시대와 맞물려 나타난 정신적 황폐와 허무주의는
네오다다의 출현을 가속화 시켰다.
탈구조주의시대,개성화의 과정은 문화의 번영을 가져오며 대중예술과 문화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예술과 경제에 온 역량을 쏟아 부었던 미국은 70년대 전후 내전중인 베트남에 개입하여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진영으로 대립시켜
대리전쟁 양상을 띠며 베트남을 국제전의 희생양으로 만든다.자국의 이익을 위한 명분없는 전쟁인 월남전은
전 세계적 반전시위를 촉발시켰을 뿐아니라 국제적 군사개입에 대한 정당성에 큰 타격을 입혔다.
1969년 첫 포문을 연 반전운동과 낙관주의,청년연대의 상징인 우드스톡 페스티발은 모든 장르의 록음악의 총집결지이자 해방구였다.
미국역사상 가장 위대한 보이 밴드인 가족밴드 '잭슨 파이브'로 신동이라 불리며 화려한 데뷔를 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등장은 흑인인권의 취약지였던 미국에서 흑인 인권의 새로운 장을 열었으며 세계 팝 역사상 위대한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또한 이 시기에 다양한 대중음악 장르가 등장하는데 사회적 문제를 가사로 다루며 흑인의 재즈에서 발전된 펑크와 영국에서 발달한 핑크플로이드로 대표되는 프로그레시브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타난 데이빗 보위가 대표적인 시각적 표현을 중시하는 글램록등 세계 팝 음악계의 거대한 움직이 시작되고 있었다.
영화계에서는 우주시대에 힘입어 우주를 주 무대로 만들어진 조지루카스 군단의 스타워즈가 촬영되어 영화를 벗어나
다양한 매체로 세계관을 확장, 매니아 문화를 형성했으며 미국 대중문화의 한줄기로 자리잡는등
화려한 대중문화의 시대가 도래한다.
이제 예술,미술의 세계로 돌아가보자.
뒤샹은 이제 미술이 아름다운가 아닌가의 시각적 문제가 아닌 작가의 의도와 개념에 관한 것이 되었음을 선언했다.
뉴욕을 중심으로 60년대부터 시작해 70년대를 풍미한 개념미술은 네오다다를 거치고,미술을 물질로 밀어붙여
미술의 궁극을 보여주고자 한 미니멀리즘을 거쳐 뒤샹의 태도를 극대화하여 오브제를 버리고 개념만을 중시하며 발전한다.
뉴욕이 미술의 중심이 될 것을 예견한 백남준은 플럭서스 그룹을 통해 실험적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로
대중예술과 예술의 결합,동서양의 만남,기계와 인간의 교류와 무한한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 주었고
스물아홉의 나이에 홀홀단신 뉴욕으로 이주해 회화,조각,설치,퍼포먼스,필름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며
미술사와 시장을 동시에 정복한 야요이 쿠사마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정직하게 자신의 의식을 풀어내며
변화를 이끌어 세계 미술계에 우뚝 섰다.
80년대 작가들은 일렉트로닉 환경에 익숙한 세대로 대중매체에서 쓸만한 이미지를 찾아내 필요한 대로 마음껏 비틀어
사용하였고 60년대 중,후반 프랑스 이론가들을 중심으로 전개된 비평이론의 영향을 받아 서술적,개념적 예술세계를 펼쳤다.
또한 후기구조주의,해체주의,그리고 페미니스트들이 들고온 '타자'의 개념은 비주류로 물러나 70년대와는 달리 여성 작가들이
주류계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
80년대 미술계는 담론도 풍부한 다원화 현상으로 그 어느때보다 복잡한 양상을 띄었으며 시장이 커지면서
비평가의 역할은 축소되고 딜러의 영향력은 커졌다.
열린사회와 갇힌 사회,다양한 사고방식,칼륭이 제시한 개성화 과정은 한층더 업그레이드된 형태로
세상에서 공존하며 작가들은 예술을 통해 적나라하게 자기를 드러낸다.
대중의 취향을 제대로 파악하고 작가 자신의 개성을 표현한 작가는 자본주의 시대에서 성공한 작가 대열에 들어선다.
안젤름 키퍼,게르하르트 리히터,사이 톰블리....실험정신과 대중이 원하는 것,그리고 내제된 정신적 감흥을 개성화 과정을 통해
미술로 풀어내 세계적인 작가로 이름을 남긴 작가들이다.이들은 시대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생명력을 분출하여 대중의 심리를 자극 할 뿐만 아니라 컬렉터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반면 한국의 70년대 화랑계는 부동산의 큰손들과 결탁하여 큰 시장을 이루지만 그림의 본질적,개성적 가치는 외면한체
호당 그림값을 책정한다거나 보기에 예쁜 키치미술을 위주로 유통시키므로써
다양하고 개성적인 미술작품의 발전을 저해하는 계기를 만들고 말았으며 정신적,이론적 체계가 부족한 일부 화가들은
국제무대에서 쓸쓸히 되돌아오고 마는 결과를 낳았다.
권위와 명분,그리고 체계를 중시하는 한국 사회및 기업구조에서 창의적이며 개성이 살아있는 디자인이나 작품을
만들어 내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이는 현재까지도 사회,문화적 발전을 저해하는 문제로 남아있다.
반면 창의적 사고로 성공한 이탈리아 의류브랜드 베네통은 화려한 색상과 관념을 해제시킨 광고,재고를 최소화하기 위한
합리적 생산방식과 유동적 시장 파악으로 80,90년대 패션계에 열풍을 몰고 왔다.
또한 세계 아이들에게 입양되는 방식으로 사랑을 받았던 양배추인형의 성공은 날씬하고 예쁘지 않아도,
나와 같은 유색인종도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임을 입양이라는 과정을 통해 개성적인 생명체로 인식되었음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사고전환의 중요성을 상기시켜 준다.
89년,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러시아의 붕괴로 지젝이 말한 탈이데올로기 시대가 도래함과 동시에
현재 인터넷,디지털의 세상이 열리며 넘치는 개방의 시대는 개인의 위축과 암흑의 시대의 도래를 경고하며
개인의 자아찾기가 시대적 과제로 대두되었다.
첫댓글 안나님 글 좋아요 ^^ 글에서 단단함이 느껴져요 ㅎㅎㅎ 내용 정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해요.글을 5분간격으로 고쳐 썼네요.휴~~~말을 글로 푸는 일은 대단한 일이예요.
ㅎㅎ드디어 안나님의 글들이 시원스레 터지는군요^^글 정말 멋지네요 감사히 읽었습니다
내용이 뒤죽박죽 되어서 정리하는데 한참 걸려서 너무 늦게 글을 올렸어요.저때문에 과제가 늦게 올라온게 아닌가 싶어 죄송합니다.
그냥 숙연해 집니다.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성실하게 전달하시는 자세에서 노련함이 돋보이네요. 부럽고 고마워요.
앗.선생님,언제나 선생님의 진실된 글에 자극받고 반성합니다.저야말로 언제나 감사합니다.
수강 후에 충분한 리서치로 촘촘한 그물망 엮듯이
지식의 체계가 잡혀가는 것이 보기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