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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군립도선관 2층에 걸린 시인 고은 선생이 쓴 '책귀신'. 독서광으로 널리 알려진 백곡 김득신 선생을 기리는 작품이다. 사진제공=증평군청 © News1 |
지역 출신 유명 인사들을 내세워 지역을 홍보하는 ‘인물 마케팅’이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
기존의 문학관이나 기념관 건립, 생가 복원 등을 넘어 ‘강좌’ ‘수학교실’ 등을 운영하는 등 스토리텔링을 덧씌우는 작업이 활발하다.
증평군은 오는 28일 군립도서관에서 개관 1주년을 맞아 ‘도서관에서 김득신을 만나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24일 밝혔다.
이 행사는 2012년 지역발전위원회의 창조지역 공모사업에 선정된 ‘독서왕 김득신 문화콘텐츠화 사업’의 일환이다.
군은 이날 △캐리커처 그리기 △인류 역사상 IQ가 높은 인물 4위로 알려진 김웅용 교수 초청 강연 △동화 구연 △독서 사진, 독서 관련 문구 콘테스트 등 다양한 행사를 한다.
김득신은 조선 중기의 시인이자 ‘책벌레’ ‘독서광’으로 유명하다.
군은 2013년 증평읍 율리에 있는 그의 묘소를 충북도 기념물 160호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시대흐름을 반영해 지난해에는 웹툰(만화) 책자를 내기도 했다.
진천군은 독립운동가 이상설(1870~1917) 선생 재발견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2017년 선생의 서거 100주기를 맞아 헤이그 특사 주역으로만 알려진 그의 삶을 다각도에서 재조명하는 사업이다.
그는 신동(神童) 소리를 들으며 근대적 학문에 통달했고, 20세가 넘으면서 이미 율곡 이이에 버금가는 큰 학자로 칭송됐다.
특히 '산술신서(算術新書)'를 저술하는 등 근대 수학 발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애국지사들의 행적과 사료를 자료를 바탕으로 ‘기려수필’을 펴낸 송상도는 그를 당대 최고의 수학자로 기록했다.
진천군은 이에 착안해 지난해부터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보재 이상설 수학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이상설과 수학’ 다소 어색하게 들리지만 이 프로젝트는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음성군은 '반기문 총장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반 총장 생가 마을인 원남면 상당리를 중심으로 1만459㎡의 터에 '반기문 평화랜드'를 조성했다.
음성읍 신천리의 36번 국도 700m 구간의 4차로 중앙에 반 총장과 음성을 상징하는 조각품을 설치하고 소나무 등으로 조경해 '반기문로(路)'로 명명했다.
반 총장이 태어난 행치마을과 보덕산에 얽힌 전설 등을 스토리텔링 한 '반기문 비채길'도 2012년 말 완공했다. 음성군은 매년 마라톤대회, 전국 백일장 등 반 총장을 소재로 한 문화·체육행사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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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고향인 음성군 원남면 상당리 마을 인근에 조성된 비채길(비움과 나눔의 길) 조감도. 사진제공 = 음성군청© News1 |
최근에는 반 총장이 학창시절을 보낸 충주시에서도 ‘반기문 마케팅’이 한창이다.
충주시는 23일 미국 그레이스 크리스천 아카데미(Grace Christian Academy)와 '꿈자람 해외연수' 업무협약을 했다. 이에 따라 충주 청소년들이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 월돌프에 있는 GCA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괴산군은 이 지역 출신인 벽초 홍명희 선생의 소설 속 주인공인 ‘임꺽정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괴산 초입에 임꺽정 조형물을 세우고 고추축제 때 임꺽정 선발대회를 열고 있다.
임꺽정 고추, 막걸리, 약주, 만두 등 임꺽정 캐릭터 상품도 개발돼 판매중이다.
하지만 소설 저자인 홍명희 선생은 고향에서 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광복 후 월북해 부수상을 지낸 전력 때문에 그 흔한 문학제 마저 괴산에서 퇴출됐고, 생가에는 부친 홍범식 선생의 문패만 걸려있다.
옥천군은 육영수 여사 마케팅으로 유명하다. 옥천읍 교동리에 자리한 육 여사 생가는 그녀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결혼하기 전 유년과 학창시절을 보낸 곳이다.
원래 조선후기 지어진 99칸의 전통 한옥이었는데, 낡아 허물어지자 3년 전 옥천군이 37억5000만원을 들여 복원했다. 집터는 충북도 기념물(123호)로 지정돼 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이후 방문객이 늘자 군은 전통 차 체험코너 등을 운영하는 등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증평군 관계자는 “문화시대를 맞아 지자체마다 지역이 배출한 인물들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특히 스토리텔링 개발에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pinech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