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7.11(토). 서천 임도 라이딩 75km
희리산-백골산-월봉산임도-동구재-용주사-간재고개-주산면-동백대교
당초 공지된 거리는 89km였다.
"89km 정도야 무난하겠지."
출발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평소에도 자주 다니던 코스였고, 조금 더 길어진다고 해서 크게 부담스럽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날 상대해야 할 것은 거리도, 오르막도 아니었다. 한여름 폭염이었다.
장항역으로 달려가고 있다. 아직은 공기가 제법 상쾌했다.
희리산 임도 초입에서 배수로 복구 공사를 만났다. 지난 장마가 남긴 흔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자연은 언제나 아름답지만, 때로는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순간도 있다.
초반 30여 km는 오르막의 연속이었다. 희리산을 넘고 백골산을 지나 월봉산 임도를 오르는 동안 땀은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평소 같으면 힘든 줄도 모르고 넘었을 오르막이 이날은 유난히 길게 느껴졌다. 라이딩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폭염이 체력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휴식 시간이 많았다고 아쉬워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오히려 잘 쉬었기에 무사히 라이딩을 마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라이딩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점은 폭염에서는 평소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거리와 시간을 욕심내기보다 기온과 컨디션에 맞게 과감하게 계획을 조정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정오 무렵에는 무리한 업힐이나 장거리 주행을 피하고, 몸 상태가 평소와 다르다고 느껴지면 속도를 올리기보다 쉬는 것이 정답이었다.
수분 보충도 의식적으로 관리했다. 갈증이 나기 전에 20~30분마다 조금씩 물을 마셨고, 만산홍엽님이 챙겨준 전해질 알약도 두 번에 걸쳐 4알이나 먹었다. 휴식도 단순히 멈추는 게 아니라, 그늘을 찾아 체온을 낮추는 시간으로 썼다.
복장 역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마침 반팔 라이딩 의류가 없어 긴팔 상의를 챙겨 입었다. 무릎 쪽은 살짝 그을리고 싶은 마음에 반바지에 긴 양말을 신었다. 오늘 같은 폭염에는 팔토시, 버프, 고글뿐만 아니라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지키려면 자외선 차단제도 꼭 발라야 한다. 여름철 장거리 라이딩에서는 중간에 덧바르는 것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운 날씨는 자전거에도 영향을 준다. 고온에서는 타이어 내부 공기압이 올라가기 때문에 평소보다 조금 낮게 맞추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런데 아침이슬님 자전거에서 뒷드레일러 변속 문제가 발생했다. 1단과 2단 변속이 제대로 되지 않아 행어 휘어짐이 의심된다고 했다. 업힐 내내 문제가 이어졌고, 이 상태로 계속 임도를 탄다면 휘어진 행어가 과도한 힘을 받아 부러질까 염려됐다. 다행히 큰 고장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출발 전 점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아침부터 허벌나게 달려 방송에도 소개됐다는 맛집에 도착했다. 갈비탕과 냉면으로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이제부터는 임도를 더 이어가지 않고 차도로 복귀하기로 했다. 숲을 벗어나자 뜨거운 햇볕이 온몸을 감쌌다. 그제야 숲 그늘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는지 새삼 느껴졌다.
이번 라이딩은 기록을 남기기 위한 하루가 아니라, 안전을 배우는 하루였다.
폭염 속에서는 평소 실력을 믿기보다 날씨를 존중해야 한다. 거리와 속도는 줄일 수 있어도 건강은 되돌리기 어렵다. 자전거는 다음 주에도 탈 수 있지만, 무리한 라이딩은 오랫동안 후회로 남을 수 있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함께 달려주셔서 감사드린다.
충분히 쉬고, 다음 라이딩에서는 조금 더 시원한 바람을 만나길 기대해 본다.
첫댓글 무더위에 수고들 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점심식사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삼다리님 덕에 힘내서 잘 돌아왔습니다^^
맛집 추가입니다.
폭염을 얕봤다가 제대로 배운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