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유채꽃 축제를 찾아
1부, 오일장의 옛 추억
내비게이션이 창녕장을
가르키고
차는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린다
도착지는 창녕
며칠 날씨가 흐리다 비가 내리기를 오락가락 반복하더니
집을 나서는 18일 아침에는
오후에 비 소식이 있긴 하지만
다행으로 지금은
하늘이 맑고 화창하게 개어 참 좋다
아침부터 일진이 좋은지
마침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한다
창녕장은 오일장으로 3, 8일에 장이
서는 날이다
시골의 오일장은 재밌고 정이 넘친다
돌아보면
어릴 적 내가 태어나고 자란
울 동네 시골집 앞으로
명대장이라는 이름의 오일장이 있었다
지금은 산업화의 영향으로
시골 인구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때만 해도 울 동네가
약 250가구나 되는 시골치고는
규모가 꽤 큰 집성촌으로 이루어져
윗대 조상님의 덕으로
당시 인근 마을에서는 울 동네가 대장 노릇을 하기까지 했다
동네를 가로지르는 신작로를 끼고
길목에 시장터가 자리하고 있었다
장이 서지 않는 날은
이곳이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되기도 했다
햇볕이 좋은 날은
곡식을 널어 말리는 장소이기도 하고
정월 대보름이 되면
청년회가 주최하는 윷놀이대회가 벌어져 꽹과리, 징, 북을 치면서
온 동네가 종일 웃고 떠들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모여 동네잔치가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해마다
감이 익어가는 가을이 되면
지방순회 가설극장이 잊지 않고
시골 구석까지 찾아와
넓은 시장터에 하얀 광목천으로
둥글게 원을 그려 간이 공연장을 만들고
깜깜한 밤이 되면 아직 전기가 없는 곳이라서 한쪽 구석에선 발동기가 땍땍거리며 시끄럽게 소리를 내고
땅바닥에 거적때기를 깔고 앉아
날아다니는 모기떼를 동무 삼아
하늘의 별을 보면서 영화를 감상했으니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온다
영화가 한창 재밌을 때쯤
발동기가 고장이 나거나 필름이 끊어지는 사고라도 발생할 때의 그 함성 그 야유
그래도
장욱제의" 여로"
김정훈의" 꼬마 신랑" 같은
눈물 콧물을 짜게 하는 추억의 명 영화는 아직도 내 뇌리에서 잊히지 않고 남아있다
가끔 귀신이라도 나오는
영화를 보는 날은 집으로 돌아오면서 얼마나 무서웠던지 힐끔거리며 뒤를
몇 번이나 돌아보곤 했다
장날이면 용전, 장싯골, 삿갈, 동화 등
인근에 사는 마을 사람들이 한꺼번에
장을 보러 나와서 인사를 주고 받느라
시장터는 말 그대로 왁자지껄 난장판이 된다
산 아래 동이 아부지
개울 건너 똘이 엄마의 너스레를 듣다 보면
기자가 필요 없다
아지매, 아재들의 마을 뉴스로 인해
온동네 소식은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다 알게된다
인정이 넘쳐 흐르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시절이 바로
이때가 아니였을까 싶다
이런 시절이 다시는 올수 없겠지만
그때가 그립다
창녕 오일장에 왔다가
어릴 적 옛 추억이 떠 올라 아내에게 들려줬더니
꼭 옛날 동화이야기 같다며 히히 웃는다
거참 이상하지
에라! 소구레국밥이나 묵고 2부로 달리자
(봉이의 삶의 이야기)
시장 1
시장 2
시장 3
시장 4
시장 5
소구레 국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