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육신의 힘든 시간을 보내며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 해 주신다. 이렇듯 아프지 않을 때 전혀 느낄 수 없었던 체험들을 소소한 일상을 통해 깨닫게 된다. 행복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수도원에 살 땐 “아 내가 행복하구나!”라고 느끼지 못한 것을 나가보니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그때가 행복이여구나!” 라며 후회의 눈물을 흘리게 된다. “행복은 멀리 있을 때 커 보이는 것”라는 노래가사가 미련곰탱이인 저를 깨우쳐 준다.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연기 나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니” 사람을 귀하게 여길 줄 알아야 한다.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말입니다. 오늘복음에서 부러진 갈대와 연기 나는 심지는 더 이상의 희망이 없는 절망적인 인생의 삶을 표현해 주는 것 같다. 하지만 예수님은 최후의 순간까지도 희망을 버리지 않으신다. 사람을 귀하게 여길 줄 아시는 예수님께 우리는 희망을 두고 살아갈 뿐이다.
본당에 보좌로 발령받아 오면서 고민 끝에 애인처럼 키우는 화분을 하나가져 왔다. 수련시기 때 수련장이셨던 요셉신부님께서 선물로 주신 행운목 이다. 건조한 방에 적당한습도도 유지할 겸, 손도 많이 안가고 알맞은 온도에 가끔씩 물만 주면 되니 자신이 키우기엔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나무이다. 본당에 보좌로 있을 때 관리장님이 너무 커버린 행운목을 큰 화분으로 옮겨심기를 해 주셨다. 이사 온 순간부터 보좌신부 방이 응달이라 하루 종일 어둠에 갇혀있게 된다.
본원 와서도 한동안 어둠에 버려진 신세였는데 며칠 전부터 밖에 내놓게 되었다. 바뀐 환경에 한 동안 적응하려면 몸살을 앓거나 죽을지도 모른다는 농신(農神)이신 마태오신부님의 말에 살려달라고 애원을 해본다. “니도 죽으면 나도 죽으끼다.” 라면 키웠던 게 어제 같은데 벌써 9년째가 되어가는구나! 잎은 누렇게 탈 들어가고 바뀐 환경에 적응하려니 심하게 몸살을 하는 모양이다.
강화도 피정집의 수돗가바위틈으로 생뚱맞게 자라는 소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제가 이천년도 입회할 당시 저의 무릎정도 크기였습니다. 그땐 “야 네가 내 키만 할 때쯤이면 난 여기에 없을 거야” 라며 얘기하곤 했는데 지금은 나보다 몇 배로 커버린 소나무를 보게 됩니다. 행운목이나 소나무는 말하지도 표현하지도 못하지만 주인이 얼마큼 저희들을 사랑하는지를 알고 있습니다.
오늘복음에서 예수님은 끝까지 사람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나의 삶속에서 예수님이라는 세 글자를 지운다며 아마 저는 이곳에 있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생명 있는 모든 것을 귀하게 여기는 예수님의 마음을 본받으며 우리도 예수님이라는 세 글자에 희망을 두고 살아가도록 합시다.
첫댓글 신부님을 보진 못했어도 쓰신 글을 읽으며 가까워진 마음입니다^^
신부님
건강이 안좋으신 건 몰랐어요.
지난번 부제서품식때 뵜을 때도 여전히 밝고 유쾌하신 모습이셔서요..
늘 주님께 의탁하며 사시려는 신부님께서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도드립니다..
하찮은 우리를 귀하고 귀하게 여기시는 예수님 마음을 묵상하고 갑니다. 신부님 건강하십시요. 감사합니다.
신부님 늘 건강하시고 좋은 글 남겨주세요..^^*
신부님! 찜통무더위에 건강조심하세요. "예수님은 끝까지사람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모든 은총에 힘입어 신부님 더 많이 영육간의 건강 하시길 기도드립니다^^* "God with us"!!
신부님의 메세지 "예수님은 끝까지 사람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를 상기하며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