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학 103호 기획특집Ⅱ (2023.12.01)
대전문학 미래의 제언(2)
- 대전문인협회가 마주한 개선 방향
원 준 연
대전문인협회 부회장
1. 시작하는 말
지난해는 대전문학 미래의 제언에 대해 박헌오(대전문학관 초대 관장) 회원께서 심도 있는 발표를 해서 많은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그 내용을 상기하여 보면, 대전문학의 미래상에서는 대전 문학상像 및 문인상像의 위상 정립과 바람직한 문학 단체상 그리고 문학 환경 조성과 인프라 구축의 적합성 및 문학과 타 예술 장르와의 협업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대전 문학의 현실적 문제 인식에서는 등단 실태와 등단의 개념, 문학상의 효과적인 운용, 문학단체의 활동 그리고 회원들의 참여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 등을 짚어주었다. 특히 대전문인협회 회원들의 참여에 대한 현실적 문제는 회비 면제의 기준을 70세에서 75세로 상향 조정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는 대전문인협회의 운영을 원활히 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고 사료된다. 그 밖에도 변화에 따른 위기와 기회, 문인의 과제와 역할 등이 폭넓게 발표되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회원들이 더욱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우리 협회가 당면한 현실 문제에 대하여 성찰해 보고자 한다.
2. 들어가는 말
대전문인협회가 직면한 현실적 문제
우리 협회는 충남, 대전시가 1989년 1월 대전직할시(현재의 대전광역시)로 승격되면서 충남문인협회와 분리되었다. 따라서 대전문인협회로 단독 운영하게 된 것은 올해로 34년째를 맞고 있다. 그동안 우리 협회의 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아끼지 않으신 역대의 회장님을 비롯한 임원들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다만 빠르게 변화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개선할 점을 찾아보고 그 대안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우리 협회의 단합을 위하여
우리 협회는 34년을 이어오면서 회원의 확보, 문학상의 확대, 문학 환경의 조성 등에 실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한 성장 과정에서 마치 사람이 성장통을 겪듯 작은 불협화음이 있었던 것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사람이 하는 일에 서로 뜻이 맞지 않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그로 인해서 우리 협회의 활동을 중단하신 분이 여러분 계신다. 이분들이 다시 협회의 활동을 재개하고 싶어도 그동안의 밀린 회비 때문에 못 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어 왔다. 이제는 여러 사정으로 활동을 중단하신 회원들께 조건 없이 문호를 개방하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즉 신입회원에 준해서 입회비와 연회비만으로 재가입하여 새롭게 활동하실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문호를 개방함으로써 우리 협회는 더욱 단합된 힘으로 더욱 큰 발전을 이룩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되는 바이다.
또한, 대전문학의 제호도 창간 당시의 제호로 되돌아가서 더욱 확고한 단합의 면모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두가 창립 당시의 초심을 기억하고, 선배는 후배를 아끼고 보듬어 주고 후배는 선배를 사랑과 추징으로 예우하는 그런 풍토를 만들어 가자는 것이다.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미덕을 키워 우리 협회가 더욱 공고히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둘째 문학상 수상 기회 확대
문학에 뜻을 둔 사람에게는 3가지의 기쁨이 있다고 한다. 작가로 인정을 받는 등단과 첫 작품집의 상재 그리고 문학상을 받는 것이다. 등단과 작품집 발간은 의지대로 실현이 가능하나 문학상을 수상하는 일은 의지대로만 되지 않는다. 상은 한정되어 있으나 받고자 하는 희원은 넘쳐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수상에는 크고 작은 잡음이 심심치 않게 이는 것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한 사람이 여러 상을 독식하지 않도록 주관하는 운영위원회에서 좀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할 부분인 것 같다. 지난해 심포지엄에서도 문학상 제정 목적의 명확성,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기하여 수상을 명예롭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위상을 확립해야 한다고 한 바 있다. 응당 받을 자격을 갖춘 회원이 고루 수상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지, 결코 상을 배분하자는 것은 아니다.
대전문학상의 경우 우리 지역에서는 가장 전통 있고 품위 있는 상으로, 회원이라면 누구나 받고 싶어 하는 위상을 지닌 상이다. 그런데 정관을 보면, 협회 가입 후 5년이 지나면 수상의 자격이 주어진다. 이는 창립 당시에는 회원이 많지 않아 부득이 5년으로 정해진 연수가 지금껏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협회 가입 후 10년이나 15년으로 늘려서 수상의 대상자를 축소할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는데,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또한 현재 일백만 원으로 되어 있는 상금도 삼백만 원 정도로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으나, 이는 협회의 재정과 관련이 깊어서 재정이 확보된 후에 재고해 볼 일이다. 대훈서적의 고 김주팔 님처럼 후원하실 분을 물색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또한 대전문학상만큼은 신청을 받지 아니하고, 전형위원회에서 좋은 작품으로 대전문학 발전에 기억하는 적절한 분 1~2명을 선정하여 수상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한편 우리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는 문학상으로 우리 협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상에는, 대전문학상을 비롯하여 금남문학상, 동원문학상, 한금산문학상 등이 있으며, 앞으로도 한두 개의 문학상은 더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능력이 있다 하여 한 회원이 거의 모든 상을 휩쓰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향후 문학상이 늘어난다 해도 회원 1인당 세 개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사료된다. 그것은 기존에 있었다가 없어진 진로문학상, 금강일보문학상, MG문학상, 녹야문학상도 포함이 된다. 그리하여 좀 더 많은 회원에게 수상의 기쁨이 전해지기를 바라는 바이다.
또한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기간에는 위에 언급한 문학상 수상을 제한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임원이 봉사직이기는 하지만, 임원으로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명예로운 일인데, 거기에 임원들이 수상을 독차지하는 것은 회원들의 생각과는 동떨어진 것이며 보기에도 민망한 일이다. 따라서 임원의 직을 명예롭게 마치고 수상에 도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것이며, 우리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수상하는 것은 적극 권장할 일이다. 다만, 대전문인협회 회장이 추천하는 대전시장 봉사상 등은 예외로 할 수 있다.
셋째 정관개정에 대한 의견
역대 회장들과 임원들이 당시의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잘 운영하여 왔으나,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을 미처 따라가지 못한 일면도 있다. 그것은 정관의 개정이 총회에서 통과되어야만 하기 때문에 정관에 발이 묶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
현재 회장의 임기는 2년으로 연임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정관 제13조). 사실 2년의 임기는 좀 짧은 측면이 있다. 회장이 구상하였던 내용을 미쳐 제대로 실현해 보지도 못하고 임기를 마쳐야 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임에 도전한다면 선거를 한 번 더 치러야 하는 데 경제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심적 부담도 매우 클 것이다. 그것은 입후보자 모두가 같은 입장일 것이다. 따라서 선거를 자주 치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3년 단임으로 회장의 임기를 정하는 그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또한 회원의 규모가 더욱 커지면 총회를 하는 것이 여러모로 불편할 수 있다. 회원의 규모가 커지면 동시에 임원의 규모도 커지므로 정관의 개정을 이사회에 위임하는, 즉 이사회의 결정권을 확대하는 것도향후에는 필요하리라고 본다.
넷째 전국한밭문학공모전에서 장관상의 부활
전국한밭문학공모전에서 장관상의 부활을 고려해 볼 시기라는 생각이다. 전국한밭문학공모전은 한밭전국백일장이 시대의 조류에 따라 공모전으로 바뀌면서 이름도 전국의 공모전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전국한문학공모전으로 이사회에서 결정한 바 있다. 전국한밭문학공모전은 우리 고장의 전통 있는 문학축제로 대학생이나 일반인에게는 신인 작가로 등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초중고 학생들에게는 문학의 꿈을 심어주고 실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
우리 협회의 입장에서는 신인 작가나 꿈나무들을 발굴하는 바람직한 기회다. 이러한 전국한밭문학공모전에 문화관광부 장관상을 수여한 적이 있었으나, 현재는 부재의 상태다. 이제는 우리 협회 회원의 단결된 힘을 밑바탕으로 다시 장관상의 부활에 노력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임원이 앞에서 끌고, 회원들이 뒤에서 밀면 전혀 불가능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회원의 중지와 단합이 절실히 요구되는 바이다.
다섯째 회원의 해외문학여행 추진
우리 협회와 규모가 비슷하거나 작은 광주문인협회, 천안문인협회등에서는 해마다 해외 문인과의 교류 또는 문학여행을 추진하고 있다. 설령 외국과의 문학 교류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문인들만의 해외여행으로 외국의 저명한 문학가의 문학관이나 문학 유적을 찾아보는 일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가까운 일본 에히메현의 마쓰야마시는 일본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의 한 명인 나쓰메 소세키夏目漱의 장편 소설 봇짱(도련님)의 무대가 된 곳으로 문학관과 살던 집이 잘 보존되어 있다. 나쓰메 소세키와 동경대학 동창인 작가 마사오카 시키퍼의 발자취도 찾아볼 수 있다. 또 중국 연변의 윤동주 생가(현재는 폐쇄 상태)나 상해의 루신기념관, 대만 타이난시에 있는 국립타이완 문학관 등을 찾아보는 일은 그다지 어렵게 느껴지지 않으며, 좋은 글감의 소재를 얻을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다.
여섯째 기타 의견
당장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논의되어야 할 의견으로, 우리 협회의 여
름과 겨울에 열리는 축제의 통합을 들 수 있다. 통합함으로써 얻어지는 효과는 금전적, 시간적 절약 그리고 대전광역시로부터의 지원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다만 회원들의 만남의 기회 축소는 단점이 될 수 있으나, 이는 또 다른 행사를 기획하여 보완할 수 있다. 또 등단 30년 이상으로 만 80세 되신 회원으로 구성된 고문단을 신설하여 고견을 듣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한편 작년에 회비 면제의 기준을 70세에서 75세로 상향한 바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회비 면제의 대상을 철폐하는 것도 고려해 봄 직하다.
3. 마무리하는 말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우리 협회의 발전에 늘 협조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임원과 회원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16년간 협회의 임원으로 활동해 오면서 느꼈던 몇 가지 개선해야 할 점을 생각해 보고 또 그 대안도 제시하여 보았으나, 미흡한 점이 많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우선, 우리 협회 구성원들의 단합을 위하여 회비 미납 회원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대전문학의 제호를 창간호 제호로 되돌리자는 것, 문학상의 수혜가 더 많은 회원에게 갈 수 있도록 기회를 주자는 것, 회장의 임기를 3년 단임으로 하고, 향후에는 이사회의 결정권을 확대하자는 것, 단합된 힘으로 전국한밭문학공모전의 장관상을 부활시키자는 것, 또 회원의 해외 문학여행을 추진하자는 것 등을 내놓아 보았습니다.
이런 심포지엄 기회를 통해서 저의 의견을 무람하게 꺼내어 보았으나, 부족한 점도 있으리라는 생각입니다. 그런 부족한 점은 회원들의 고견으로 보완하고 또 다른 의견도 수렴하여, 우리 협회가 더욱 공고히 발전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출처 : 대전문학 103호 기획특집Ⅱ [대전문학 미래의 제언] (2023.12.01)
첫댓글 제 18대 대전문인협회 원준연 회장의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이 글에 신임 회장의 생각이 오롯이 담겨 있어 게재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