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561956&PAGE_CD=N0000&BLCK_NO=3&CMPT_CD=M0009
낙동강 20공구 현장 "귀이빨대칭이 서식 밀도 높다"
수자원공사 의뢰받아 현장조사 강원대 이준상 교수 밝혀 ... 5월 중순경 결과 나올듯
11.05.05 15:48 ㅣ최종 업데이트 11.05.05 15:48 윤성효 (cjnews)
낙동강사업 20공구인 경남 합천군 덕곡면 율지교 아래 낙동강 일대는 법정보호종인 '귀이빨대칭이'(멸종위기종 1급)가 비교적 높은 밀도로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의 요구로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의뢰를 받아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는 강원대 환경연구소 이준상 교수(연체동물전공)가 밝힌 내용이다. 정밀조사 결과는 5월 중순경 나올 예정이다.
귀이빨대칭이가 발견된 곳은 낙동강사업 20공구 구간이다. 합천보 공사장에서 2km 상류에 있고, 율지교 바로 아래에 있다. 율지교 바로 상류 낙동강에서는 준설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낙동강사업 20공구 사업은 한국수자원공사가 발주하고 SK건설이 시공하고 있다.
▲ 낙동강사업 20공구 합천보 공사장 상류에 있는 합천군 덕곡면 소재 율지교 아래에 멸종위기종 1급인 귀이빨대칭이가 발견되었다. 사진은 서식지 입구에 있는 안내판. ⓒ 윤성효
▲ 멸종위기종 1급인 귀이빨대칭이가 4대강정비사업 구간인 경남 합천군 덕곡면 율지교 아래 낙동강에서 집단 폐사했다. 사진은 4월 25일 류승원 영남자연생태보존회 회장이 죽은 귀이빨대칭이를 건져 올려 크기를 재보는 모습. ⓒ 윤성효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 4월 13일 생태조사 과정에서 귀이빨대칭이를 발견했는데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그 뒤 대구환경연합이 4월 19일 현장조사를 벌이다 발견되었고, <오마이뉴스>가 다음날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수자원공사에 정밀조사와 보전방안 마련을 하도록 지시했다. 국토해양부가 4대강사업과 관련해 실시했던 환경영형평가에서는 이곳에 귀이빨대칭이가 서식하지 않는 것으로 나와 있었다.
그런데 율지교 아래, 덕곡천 합류지점 하류 낙동강에서 지난 달 24일 귀이빨대칭이 떼죽음 현장이 발견된 것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 달 18일 현장에서 수거했던 100여 개 패각을 국립생물자원관에 보내 확인한 결과 4개체만 귀이빨대칭이로 판명났다고 밝혔고, 추가로 지난 달 25일 400여 개 패각을 수거해 분석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준상 교수는 4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귀이빨대칭이가 부분적으로 많이 나온다. 선호하는 지역은 밀집된 상태다. 규정은 없는데, 대형종이다 보니 서너 마리만 있어도 굉장히 많아 보인다. 서식 조건이 좋아서 그런지 모르지만 다른 데보다는 많이 서식하고, 비교적 높은 밀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뭍에서 죽은 개체는 물 고갈이 원인이지만, 물 속에 있는 개체가 왜 죽었는지를 좀 더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 물 속에 살아 있는 개체도 있는데, 어떤 상태인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경단체는 상류지역의 준설작업으로 탁도가 심해 폐사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는데, 이에 대해 이준상 교수는 "물 속 상황은 복잡하다. 대개 생물이 자연 상태에서 죽어 가면 직접적인 원인 규명이 어렵다. 결정적으로 죽게 된 충격은 훨씬 이전부터 있었다고도 볼 수 있다. 지금 상태에서는 정확한 원인을 말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 합천 율지교 아래 낙동강에 멸종위기종 1급인 귀이빨대칭이가 발견된 가운데, 한국수자원공사와 SK건설은 현장 입구에 천막을 설치해 놓고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 윤성효
귀이빨대칭이가 이곳에 서식하게 된 배경에 대해, 그는 "귀이빨대칭이는 이동력이 굉장히 적다. 유생 단계에서 물 속에 있는 척추동물이나 물고기의 아가미나 지너러미에 붙어 보름이나 30일 정도 기생하고 있다가 우연히 서식하기 좋은 곳이 있으면 살게 된다"고 설명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귀이빨대칭이를 이주시킬 계획까지 언급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인력으로는 가능하다. 지금은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 모르지만, 근본적으로 이주는 지양해야 한다. 상황이 최악의 경우로 여의치않을 경우 이주시켜야 하겠지만, 낙동강 수계가 포용력이 넓고 다 옮긴다는 것 자체도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수자원공사, 서식지 입구 통제
한국수자원공사와 SK건설은 귀이빨대칭이 서식지 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율지교 아래 둔치에는 천막을 설치해 놓고 감시하고 있으며, 환경단체는 물론 언론사 취재까지 막고 있다.
지난 4월 25일 집단폐사 현장확인 때 환경단체와 기자들의 출입을 막으려고 하다가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국토해양부 4대강사업본부 관계자가 현장 확인에 나선 3일 오후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 낙동강사업 20공구 구간인 합천 율지교 아래에서 멸종위기종 1급 동식물인 귀이빨대칭이가 발견된 가운데, 3일 오후 환경단체 회원들이 현장 조사를 위해 들어가려고 하자 한국수자원공사와 SK건설 관계자들이 나와 막고 있다. ⓒ 윤성효
▲ 낙동강사업 20공구 현장으로, 3일 오후 합천 율지교 부근 모습이다. 율지교 아래에 보이는 그물망은 멸종위기종 1급인 귀이빨대칭이가 발견된 지점이고, 위쪽은 준설작업 현장이다. ⓒ 윤성효
4대강사업본부 관계자는 한국수자원공사와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의 안내를 받으며 현장으로 들어가던 도중, <오마이뉴스> 기자가 취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 당시 현장으로 가지 않고 되돌아갔다. 수자원공사 측은 "조사 중이다"는 이유를 들어 현장을 언론에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김승희 환경관리국장은 "조사 결과는 5월 중순경까지 나오도록 했는데 유동적이다"며 "서식지 보전이나 이주대책은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귀이빨대칭이는 강 하류의 진흙이 많고 수심이 깊은 곳에 서식하며, 다 자란 개체의 껍데기 크기는 지름 18~20cm 정도다. 귀이빨대칭이는 멸종위기종 1급 동식물로 지정된 법정보호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