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호 목사
미국으로 미국으로 이민을 간 교포 부부가 주일날 아침에 옥신각신합니다. 아내는 “직분을 맡은 집사가 어떻게 교회에 가지 않고 놀러갈 수 있느냐” 하고 남 편은 “일주일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다른 친구 부부들과 바닷가에 놀러가는 약속을 해놓았으니 그리로 가자”는 것입니다. 이민 생활의 외로움과 향수 병과 피곤함을 풀어보고자 계획한 여행이기에 부인이 남편의 완강한 고집을 꺾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부인은 남편과 함께 바닷가 나갔습니다.
친구들과 즐겁게 시간을 보내며 과음까지 한 남편 집사는 주위의 걱정과 만류에도 불 구하고 운전석에 앉았습니다. 집사 부부와 일행은 30분쯤 고속도로를 달렸습니다. 그 러다가 과음한 남편 집사의 방심으로, 그만 자동차는 컨테이너 트럭과 충돌하고 말았 습니다. 부인 집사는 현장에서 즉사했고, 남편은 병원으로 옮기던 중에 사망했습니다 . 같은 날 부부의 장례식을 마치고 난 후 그 장례식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남긴 두 마 디가 귀에 생생하다고 장례식을 집례 했던 목사님이 말했습니다. 그 두 마디란 “주 일날 교회에 갔더라면”이라는 말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교계의 한 보고서에서는 한국의 교인들이 뚜렷한 ‘주일관’을 갖고 있지 않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주일의 낮 예배와 저녁예배에 반드시 참석한다는 교인은 24.3%, 낮 예배만 드린다는 교인이 41.6%, 어떤 예배도 참석 못할 때가 많다는 교인도 10.3%나 되었습니다. 주일을 지키지 못하는 이유로는 58.2%가 태 만과 믿음 부족이라고 대답했고, 36.5%는 직장관계, 5.2%는 레저나 스포츠 때문이라 고 했습니다.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자, 주일은 교회로 나오라”고 하면 구약시대 이야기를 늘어놓 는다고 빈정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 주간 내내 시달리다가 그날 하루만이라도 쉬 는 것이 능률적인 삶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본문에서는 “만일 안식일에 네 발을 금하여 내 성일에 오락을 행치 아니하고 안식일을 일컬어 즐거운 날이라 야웨의 성일을 존귀한 날이라 하여 이를 존귀히 여기 고 네 길로 행치 아니하며 네 오락을 구치 아니하며 사사로운 말을 하지 아니하면 네 가 야웨 안에서 즐거움을 얻을 것이라 내가 너를 땅의 높은 곳에 올리고 네 조상 야 곱의 업으로 기르리라 야웨의 입의 말이니라”고 했습니다.
이 구절을 매튜 핸리는 “안식일을 무시하지 말고 그 날을 제멋대로 보내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했습니다. 출애굽기 31장 13절에서도 “너희는 나의(하나님) 안식일을 지키라”고 말하고 있습 니다. 구약의 안식일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영원한 안식을 얻게 될 그림자였습니다.
구약의 안식일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되었으며, 주님께서도 “인자는 안식 일의 주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골로새서 2장 16~17절에 “안식일을 인하여 누구든지 너희를 폄론하지 못하게 하라 이것들은 장래 일의 그림자이나 몸은 그리스도의 것이니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주의 날은 잘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일은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날(막 16:9, 요 20:19)로써, 이날은 안식 후 첫 날이 며(마 28:1, 막 16:1,2), 초대교인들이 회집한 날이요(행 20:7, 고전 16:1~2), 주의 날이고(계 1:10), 성령께서 강림하신 날입니다.
이에 본문에서는 이 주의 날을 잘 지키기 위해서 먼저,‘네 발을 금하라’고 했습니다. 이는 네 멋대로 걷지 말라는 것입니다.
칼빈은 “우리가 제 멋대로 아무런 제약도 받 지 않고 우리의 죄악된 욕망에 빠져 배회한다면 그것은 곧 안식일에 등을 돌려대는 처사라”고 했습니다. 안식일에 등을 돌리는 것은 안식일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등을 돌리는 것입니다.
본문이 말하는 “발”이란 행동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발을 금하라는 것 은 안식일에 제멋대로 행동하고 제멋대로 아무 곳이나 가는 일을 금하라는 것입니다. 죄악으로 가는 발걸음, 향락으로 가는 발걸음, 태만과 욕심으로 가는 우리들의 발걸 음을 예수님의 발에 묶고 예수께서 가시는 대로 따라 보조를 맞추어 걷는 생활을 해 야겠습니다.
주의 날, 많이 뛰고 많이 걷되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찾아서 해야겠습니다. 함께 모여 예배드리고 교제하며, 성경공부하고 심방을 하며, 환자의 위문과 구제, 전도와 기도, 찬양 등 경건을 행해야겠습니다.
또한,'주의 날에는 오락을 행치 말라’고 했습니 다. 주일은 하나님을 만나는 날이며 거룩한 날이며 존귀한 날이며 귀중한 날입니다. 그러 나 점점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으며, 노는 날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을 만나는 일에 몰두해야 합니다.
이 날은 무엇보다 즐거운 날, 존귀한 날입니다. 이 날은 지겹고 따분하고 부담스럽고 고통스러운 날이 아닙니다. 즐겁고 존귀한 날입니다. 기쁜 날입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날이 좋은 날이요, 기쁘고 즐거운 날인 것처럼 하나님을 만나는 날인 주의 날은 기쁜 날입니다. 그러므로 주의 날은 친구를 만나는 날보다 더 좋고, 소풍을 가는 날 보다, 다른 어느 곳에 가는 것보다 더 좋은 날이 되어야 합니다.
더불어‘주님의 날에 사사로운 말을 하지 말라’ 고 했습니다. 이 말의 뜻은 말로 죄를 범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특히 이 날은 무익한 말, 분노의 말을 삼가야 합니다. 어떤 말은 듣는 이들에게 독으로 작용하기도 하여 치명적인 결 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더욱이 분노의 말은 듣는 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게 마련 입니다. 따라서 남의 험담이나 다른 사람을 흉을 보는 시간을 보내지 마시기 바랍니다.
무심코 호수에 던진 돌멩이 하나가 개구리에게는 생명을 앗아가는 무서운 흉기일 수 있는 것처럼 아무 생각 없이 툭 던진 말이 인생을 통째로 흔들 수 있습니다. 그러므 로 평소에는 물론 주의 날, 우리는 남의 허물을 덮어주고 덕을 세웁시다. 사랑은 많 을수록 좋고 말은 적을수록 좋은 것입니다.
이렇게 주의 날을 즐겁고 존귀한 날로 지키면 복을 받습니다.
주의 날을 지키면 육체의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 심령의 건강을 얻습니다.
본문 14절 에도 세 가지 약속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먼저, 야웨 안에서 즐거움을 얻게 된다고 했습니다.
내가 주의 날을 고역과 고통의 날로 여기지 않고 그 날을 즐거워하면 하나님께서 즐 거움을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주일날 교회에 오는 것을 지겹게 여긴다든지, 또는 마 지못해 억지로 오는 것이 아니라 기쁨으로 즐거움으로 와서 봉사, 충성, 헌신하면 하 나님은 은혜를 주시고 평강을 주시고 형통케 하십니다.
또한 ‘내가 너를 땅의 높은 곳에 올려 주리라’ 고 했습니다.
주의 날을 존귀한 날로 지키면, 내 힘으로는 올라가기 힘든 곳, 내 힘으로는 정복하 기 힘든 곳을 정복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우리를 높이 올려주십니다. 내 스스로 해 결할 수 없는 문제, 도저히 헤어나지 못하는 일도 주의 일을 올바로 하고 주님을 가 까이 하면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해결해 주시고 높은 곳에 끌어 올려 주십니다.
나아가‘네 조상 야곱의 업으로 기르리라’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복을 주시겠다는 약속대로 야곱에게 복을 주셨고, 지켜주셨으며, 보호 해 주셨고, 승리케 해 주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주님을 사랑하고 주의 날을 즐거워하고 존귀하게 여기는 자에 게는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주신 복보다
더 큰 복을 주십니다.
본문에는 “야웨의 입의 말이니라.”고 했습니다. 이 약속은 하나님의 신실하신 약속 입니다. 지나가는 말이 아니고 허풍스런 사람의 말도 아닙니다. 진실하신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주의 날을 즐거운 날, 존귀한 나로 온전히 지키는 자는 큰 기업을 얻고(사 58:13~14),
약속의 땅을 얻습니다(느 9:14, 15).
형통케 됩니다.
주일을 즐거워하고 존귀하게 여긴다는 것은 그 날의 주인이신 예수님을 즐거워하고 존귀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을 만나는 날인 주의 날을 가장 기쁜 날, 즐거운 날로 지키고, 선을 행하며, 우리를 사랑하시고 구원하신 예수님께 영광 돌리 는 성도가 되어야겠습니다. 시편 기자가 고백했듯 진실로 주의 궁전의 한 날이 다른 곳에 천 날보다 낫다고 고백하는 성도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