周易 上編(주역 상편).
14.火天大有(화천대유).䷍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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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上九 自天祐之 吉 无不利
상구 자천우지 길 무불리
[풀이]
[상9]는 하늘로부터 돕는지라 길하여
불리한 것이 없다.
[해설]
[상9]는 大有(대유)가 대장이 된 자리다.
임금 위에서 大有(대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심정으로 5의 今上(금상)을 도와
聖道(성도)를 걷게 해야 할 것이다.
성왕을 도운 주공의 섭정에 비유한다.
사심과 욕심 없이 이루어져야 '自天祐之(자천우지)'이다.
주공의 행동은 大有(대유)의 대표적 예로
오늘날까지 사마천의 『사기』에 회자되고 있다.
"선비를 맞이함에 있어 한 끼 밥을 먹다
세 번씩이나 입 안의 음식을 뱉어냈고,
목욕을 하다 머리를 세 번씩이나 감았다."
'遏惡揚善(알악양선)'이 몸에 배인 이런 주공의 모습을
공자는 '자천우지[象曰 大有上吉 自天祐之 ,
상왈 대유상길 자천우지]'로 보고
「계사전」12장에서 특별히 이처럼 설명을 더한다.
"祐(우)라는 것은 돕는 것이다.
하늘이 돕는 바는 順(순)이고,
사람이 돕는 바는 信(신)이다.
고로 [상9]가 신의를 밟고 순천을 생각하고
또한 어진 이를 숭상하니,
하늘이 스스로 돕지 않을 수 없는지라,
길하여 이롭지 아니한 일이 없을 것이다
[易曰 自天祐之 吉无不利, 子曰 祐者 助也 天之所助者信也
역왈 자천우지 길무불리, 자왈 우자 조야 천지소조자신야
履信思乎順 又以尙賢也 是以自天祐之吉 无不利也]
이신사호순 우이상현야 시이자천우지길 무불리야]."
공자의 설명은 이렇다.
'祐(우)'는 형이상적이요, '助(조)'는 형이하학적이다.
'天(천)'은 '順(순)'이며, '人(인)'은 '信(신)'이다.
'易(역)'은 천리에 순응하고 인륜에 어긋나지 않고
선행을 하며 노력하는 자에게 복을 되돌려 갚아주는
報復之理(보복지리)를 설한다.
大有(대유)는 '元亨(원형)'만 있지
'利貞(이정)'이 없는 고로 임자가 없는 卦(괘)다.
그러니 누구나 '履信思乎順(이신사호순)'하고
'又以尙賢(우이상현)'하면 大有(대유)가 될 수 있다.
왕필은 [상9]를 다른 爻(효)들은 모두 剛(강)을 타고 있지만
자기만 홀로 5의 柔(유)를 탔으니 순한 이유라 한다.
"5는 미더운 덕을 지녔기에 내가 밟아도 미덥다.
풍요로운 세상 大有(대유)에 거처하니
외물에 그 마음을 빼앗기지 아니하고,
그 뜻을 고상하게 하니 현자를 숭상하는 것이다."
동파는 상효에서 '돕다, 길하다, 이롭지 않음이 없다'는
세 가지 복이 온 이유를 밝히고 있다.
"강한 자끼리는 서로를 활용할 수가 없고,
홀로 있는 陰(음)도 陽(양)을 활용할 수 없으니,
약한 陰(음)은 강한 陽(양)에 붙은 뒤에라야
대중이 함께하는 것이 아닐까.
天澤履卦(천택리괘) 3이 5에 붙고,
火天大有卦(화천대유괘) 5가
[상9]에 붙는 이유가 그것이다.
고로 天澤履卦(천택리괘)는
'호랑이에게 물리지 않는 고상함'이 있었고,
大有(대유)는 '하늘로부터의 도움'이 있었다.
이것은 모두 성현의 오묘한 작용이 높이 다다른 탓이다.
완력을 갖추지 않음도 5의 순응 때문이며,
신뢰로 교류도 5의 믿음 때문이며,
모든 陽(양)들이 귀의 하는 것도
5가 현자를 숭상하기 때문이다.
[상9]는 단지 이것을 밟고 있을 뿐이다.
내가 밟고 있는 자가 순응하고, 믿으며
또한 현인을 숭상한다면 하늘과 사람의 도움이
장차 어디로 돌아가겠는가?
고로 '성인의 공이 없고[無功於聖,무공어성]
신은 이름이 없다[無名於神,무명어신]' 하였으니
대유 [상9]에서 복을 초래하는 까닭을 말하지 않은 점이다."
마지막으로 '順天休命 遏惡揚善(순천휴면 알악양선)'에 대한
諸說(제설)을 덧붙여 둔다.
먼저 息山(식산) 이만부는
"군자와 소인의 구별이 만만치 않다" 하였고,
星湖(성호)는
"악을 막는 것은 불이 쇠를 이기는 것과 같고,
선을 드날리는 것은 불이 빛을 발하는 것과 같다" 하였으며,
碩齋(석재) 윤행임은
"임금의 생각이 백성의 소리와 어긋나면
나라가 위험에 빠진다"고 경고하였다.
그러기에 다양한 사람이 많은 소리를 낼 때는
본래의 선을 찾아 세워야 할 것이다.
선을 드날림은 예로 돌아가 인을 행하니,
악을 막고 선을 펼치는 것은 모두 나에게
부여된 아름다운 천명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