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설 에드워드 엘가(EdwardElgar, 1857~1934)는 헨리 퍼셀과 조지 프리데릭 헨델 이후 참으로 오랜만에 등장한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작곡가였다. 헨델의 경우엔 주로 영국에서 활동했지만 독일 태생의 작곡가였고, 퍼셀은 300년 전인 17세기의 작곡가였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아름다운 바이올린 소품 「사랑의 인사」와 [수수께끼 변주곡」, 「위풍당당 행진곡」으로 유명한 엘가는 무엇보다도 20세기에 작곡된 첼로 작품 중 가장 비극적인 곡 「첼로협주곡 e단조」를 남긴 작곡가다.
엘가가 1919년 완성한 20세기 기념비적인 첼로 협주곡이다. 초연 실패 후 한동안 잊혀지는 듯 했으나 영국의 여성 첼리스트 자클린 뒤 프레(Jacqueline Du Pre)가 연주한 후 재평가를 받아 세계적인 인기곡이 되었으며, 이후 첼로 협주곡의 새로운 표준이 되어준 작품이다
▲ 작곡 배경 낭만주의 시대에는 음악적 완성도가 높으면서도 대중성이 있는 바이올린 협주곡들이 많이 만들어졌다. 특히, 베토벤, 멘델스존, 브람스, 차이코프스키 등 전문 작곡가들은 물론이고, 파가니니를 위시해 사라사테, 비에니아프스키 등 작곡능력이 있는 뛰어난 비르투오소들도 명작을 발표함으로써 한층 레퍼토리가 풍부해졌다. 덕분에 바이올리니스트들은 마음껏 자신의 기량을 펼친 반면 첼리스트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킬만한 작품들을 만나지 못했다. 물론 예외적인 몇 몇 곡들, 슈만, 생상스,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이 있었으나 바이올린 협주곡에 비하면 수적 열세가 심했다. 그러던 중 파블로 카잘스(PabloCasals)의 등장과 엘가 첼로 협주곡의 탄생은 첼로 음악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주었다. 엘가가 이 곡을 쓰게 된 것은 1918년 3월 22일 편도선 절제 수술을 받고 회복기에 있을 때다. 이때는 아직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지 않았을 때인데, 전쟁의 영향 때문이기도 했지만 당시 엘가는 몇 년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점점 음악팬들의 관심이 시들해지는 것을 감지했고, 스스로 위기의식을 느껴 자신의 명성에 걸맞는 역작을 만들어야겠다는 동기를 갖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대중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아온 중진 작곡가로서 전쟁으로 상처받은 국민들을 음악으로 위로하고 싶은 바람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장르는 첼로 협주곡이었다. 작곡은 1819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착수했는데, 독주 파트는 당대의 유명 첼리스트이자 오랜 친구인 펠릭스 살몬드(Felix Salmond)의 도움을 받았다. 전곡은 8월 8일 완성했으며, 애초의 계획과는 달리 엘가의 비탄에 잠긴 내밀한 감정이 반영된 작품으로 탄생했다.
이 작품에는 그가 지병을 앓고, 전쟁을 경험하면서 겪었던 충격과 고통이 녹아있으며, 만년에 느끼는 고독하고 허무한 자기 고백이 담겨 있다. 그런데, 엘가는 이점을 오히려 매우 만족스러워 했다.
▲ 초연 초연은 1919년 10월 27일 런던의 퀸즈 홀(Queen's Hall)에서 펠릭스 살몬드의 첼로와 본인이 직접 지휘한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이루어졌다. 오랜만의 컴백 무대였으나 초연은 그의 명성에 흠집을 남길 정도로 실패하였다. 그리고 5개월 후 엘가의 평생 조력자였던 아내 캐롤라인 앨리스(CarolineAlice) 마저 세상을 떠나고 말았는데, 이에 상심한 엘가는 더 이상 작곡에 열의를 보이지 않으며 오랜 공백기에 들어갔다.
■ 구성 및 해설 보통의 협주곡들이 3악장으로 되어있는데 반해 이 곡은 마치 교향곡의 구성처럼 4악장으로 되어 있다. 1, 2악장과 3, 4악장이 한데 묶여 쉼 없이 진행된다. 또, 주요 주제가 여러 악장에 걸쳐 나타나며 긴밀한 연관성을 갖는 순환 형식을 취해 곡 전체의 통일성을 높이고 있다.
▲ 1악장 아다지오 - 모델토(Adagio – Moderato) 첼로의 묵직하고 깊은 울림이 있는 연주로 시작되어 장중하고도 비감어린 선율을 들려준다. 이어 감정이 고조되다가 폭발하듯 요동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 첼리스트 토르틀리에는 “겉은 냉정한 것 같으나 속은 열정으로 끓고 있는 영국인들의 기질 같다.”고 표현했다. 아울러 제2주제는 우아하기 그지없고, 시칠리아노 민속 무곡의 체취도 느낄 수 있다.
▲ 2악장 렌토 - 알레그로 몰토(Lento - Allegro molto) 해방감과 생동감을 느끼게 해주는 스케르초풍의 악장이다. 특히 G장조의 무궁동은 내면의 슬픔을 극복하고 새롭게 나아가려는 의지를 나타내는 듯이 보인다.
▲ 3악장 아다지오(Adagio) 탁월한 멜로디 메이커로서의 역량을 과시한 악장이다. 노래하는 듯한 아리아풍의 낭만적인 선율은 편안함을 선사하며 행복한 상상을 이끌어낸다.
▲ 4악장 알레그로 - 모데라토 -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Allegro - Moderato - Allegro, ma non troppo) 전곡 중 가장 강렬하고 드라마틱한 악장이다. 첼로가 종횡무진하며 곡을 주도하는데, 때론 탄식을 자아내고, 체념에 젖게 한다. 곡이 진행되면서 앞선 악장들의 선율이 조금씩 등장하는가 하면 카덴차에서는 3악장의 주제도 등장하며 내면의 복잡한 감정들을 풀어낸다. 이어 마지막에는 아다지오의 주제를 재현한 후 열기를 내뿜으며 극적으로 끝을 맺는다.
● 전곡 감상 (32;38) Jacqeulin Du Pre
<출처 : 두산백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