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과 평화'
- 진보운동의 새로운 대안 시론 -
민경우 새 세대 네트워크 기획위원
1. 상황
1) 객관 정세
- 경제상황
세계경제는 경제패러다임의 전환과 광범위한 사회경제적 개혁이 없이는 회복될 수 없음이 명백해 지고 있다. 한국경제는 세계경제의 구조 전환과 불안정성에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제조업.대기업.수출 위주의 경제정책의 전환과 국민경제의 안정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 국제정치 지형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 정치지형은 미국 주도의 일극질서에서 미중 경합기 또는 중국 주도의 신질서로 이동하고 있다. 향후 미중 사이의 갈등은 중국의 성장에 따른 신질서의 구축 또는 이를 억지하려는 새로운 대결 구도라는 갈림길에 서 있다.
기존 북미간 정치군사적 갈등과 함께 미중 갈등이 결합되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를 배경으로 여러 갈래의 갈등이 중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면적이고 중층적인 갈등의 이면에는 중국의 부상이라는 새로운 현상이 잠재해 있다. 향후 한국의 결정적인 화두는 남북관계의 복원.발전과 함께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여 어떤 국제적 포지션을 갖는가이다.
- 사회적 변화
향후 한국사회의 가장 중요하고 극적인 변화는 위험 수위의 가계부채, 부동산.사교육 등 자산버블의 붕괴,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될 것이다. 그리고 위 세가지 문제는 상호 연관되어 있다. 40~50대는 소득을 뛰어 넘는 부채를 통해 부동산.사교육에 미래를 탕진했고 30대 중반 이하는 격화되는 무한 경쟁을 미혼.출산 파업으로 대응했다.
한국사회는 디레버리지(부채 축소)에 의한 구조적인 저성장, 노후 대책이 빈약한 중고령자와 직업과 경제력이 약한 청년세대 공존 등 첨예하고 중첩된 갈등 구조를 안게 될 것이다.
2) 진보진영
- 87년 6월항쟁을 기점으로 한국사회의 사상적 헤게모니는 민주화와 남북관계 개선이었다. 그리고 이를 주도했던 것은 대도시 중산층과 청년이었다. 김대중 정권은 호남과 충청연합과 같은 전통적인 요소를 통해 이를 주도했다면 노무현 정권은 지역적 색채 대신 대도시 청년층 지지를 결합하여 98~08년 10년간 한국사회를 주도했다.
87년 6월항쟁 이후 진보진영은 노동자와 민중의 생존권과 사회적 권리를 중심으로 독자적인 포지션을 유지했다. 그리고 이 독자적인 포지션이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으로 귀결되었다.
- 2000년대 이후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노무현 정부가 몰락했고 이와 함께 진보진영도 동반 추락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민주화. 남북관계가 역진되면서 전통적인 민주-반민주, 남북관계 문제가 재등장하고 있고 이를 배경으로 몰락했던 민주개혁 진영이 재기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민주화.남북관계 등이 역진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사회적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한국경제의 구조적 재편이 메인 의제이다. 여기에 변화하는 국제정세에 대한 태도가 핵심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진보진영은 한국경제의 활로에 대한 진보적 담론과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 질서에 대한 진취적인 대안을 형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진보진영의 단결과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
2. 진보담론
1) 고용
① 고용이 악화된 요인
- 수출 대기업의 문제
첫째. 고용창출력의 저하, 둘째. 2000년대 이후 제조업의 해외진출 및 글로벌 아웃소싱 셋째. 일상적인 구조조정과 불공정한 원하청 관계 등이다. 세 번째 원인은 경력직 위주의 신규 채용(청년실업의 문제 심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소수의 정규직과 극도의 차별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다수의 비정규직으로의 양극화(사내 하청 등), 중소기업의 임금 지급력 감퇴에 따른 청년실업의 구조화, 계열사 내부 거래를 통한 생산직 서비스 산업의 위축, 유통업에서 대기업의 진출 등이 고용 문제를 심화시킨 원인이다.
- 농업, 노동집약적인 경공업, 자영업의 대안 없는 퇴출
농업은 식량자급, 안전한 먹거리 등의 문제와 결합하여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어야 하고 노동집약적인 경공업은 고급 브랜드를 갖춘 수공업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열었어야 한다. 전통 자영업의 경우 토착.지역적 기반과 연계한 독특한 활로의 모색이 필요했다. 이들 산업이 별다른 대안없이 세계화라는 미명하에 대안없이 퇴출되고 극심한 무한경쟁이 촉발되면서 2000년대 이후 극심한 고용 불안의 원인을 제공했다.
- 사회적 기업 및 사회서비스, 생산자 서비스의 미발전
제조업이 급팽창하고 전통 산업의 대안없는 퇴출이 진행된 반면 이를 대체할 서비스 산업의 발전은 지체도었다. 김대중 정권기부터 도입된 사회서비스가 저임금 일자리에 그치고 있고, IT 등 생산자 서비스 분야의 경우 대기업 내부 거래와 다단계 착취 구조에 따라 발전이 지연되었다.
② 고용과 여타 사회 문제 사이의 관계
- 심각한 사회문제로 지칭하는 고용.주택.교육.건강.노후는 각각이 특별한 지위를 갖는다.
‘고용불안-부동산 시장 과열, 사교육 열풍’은 동전의 양면이다. 고용상황이 불안정했기 때문에 사교육.부동산버블이 과도하게 팽창한 것이고 노후 준비가 부실한 것이다. 반면 건강문제는 80년대 후반 민주화의 주된 성과물인 국민건강 보험을 민영화.시장화를 통해 해체하려는 문제로 사안의 역사성과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복지에서 고용문제를 특화하여 선차적으로 해결하고 이와 연동하여 주택.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옳다. 건강문제는 기존의 성과물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방향에서 접근해야 한다.
- 조세 문제와 복지 문제
조세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부유층에 대한 증세, 부자감세의 철회, 평화군축, 과도한 사교육시장과 비정상적인 건설.부동산 시장 등의 개혁, 지하경제 문제, 조세와 복지 연계를 통한 전반적인 국가재정의 확충 등의 문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경기불황, 부동산.사교육 시장의 붕괴, 저출산고령화 등을 고려할 때 조세 문제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중요한 논점으로 토론이 필요함) 노후 대비가 불충분한 중장년 세대를 위해 청년세대가 조세 부담을 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심각한 세대간 갈등이 있을 수 있다.(해외 사례 연구 필요) 따라서 중고령.노인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통한 해법이 모색되어야 한다. 일자리 창출은 첨단 정보화,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맞게 세대간 연대를 도모하고 사회적 관계를 재편하는 진취적인 방향에서 제기되어야 한다.
복지 문제에 대한 혁신적인 재구성이 필요하다. 교육문제의 경우 사교육의 공교육으로의 흡수, 국공립대에 대한 지원을 통한 공공적 성격의 구조조정, 보육 문제의 획기적 해결 등이 필요하다. 부동산 문제의 경우 공공임대주택으로의 대전환 등이 강구되어야 한다.
③ 구체적인 대안
(대안이 전체적으로 부족함, 구체적인 사례와 연구는 이후 보완하겠음)
- 남북관계 발전과 중국 내수에 편승
: 중국 시장을 겨냥한 혁신적인 부품소재 산업, 남북중러를 연결하는 대규모 개발 사업 등
- 첨단 산업 등 새로운 성장동력, 지식기반 서비스산업
- 일자리 나누기와 연대
:중고령자를 위한 임금피크제.정년연장, 생산현장의 일자리 나누기, 중소기업의 임금지급능력 향상을 통한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
- 농업, 자영업 등의 재발견
- 사회서비스업, 사회적 기업의 제도화 등을 통해 일자리 유지.창출
2) 평화
- 북미간 협상이 교착되고 있는 가운데 전략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힘겨루기가 지속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과 중국이 가세하면서 북미 협상이 복잡성을 더해 가고 있다. 한편 미중간 갈등이 본격화되면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정치지형은 평화와 신냉전을 가르는 기로에 서 있다.
-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평화공존를 실현하는 것은 절대절명의 과제이다. 이를 위해서는 북미간 평화체제 구축, 남북간 긴장상태 해소와 협력관계 강화 등이 필요하며 중국의 부상에 상응하는 새로운 신질서의 구축이 필요하다.
- 한반도 평화체제와 관련한 쟁점은 전통적인 평화의제와 함께 중국경제의 성장에 상응하는 신질서 구축이 결합되어야 한다.
중국 내수시장은 한국경제의 진로를 모색하는데 결정적인 변수의 하나이다. 중국은 05년을 기점으로 경제구조 전환을 모색하고 있고 ‘20년이면 중국이 세계 최대 소비시장의 21.4%로 미국 20.7%를 젖히고 1위’로 부상(기획재정부 보도자료에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조건에서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 여부는 한국 제조업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분수령이다.
또한 동북아시아 각국의 협력 사업이 재추진되어야 한다. 개성공단.금강산관광.서해평화협력지대 등 노무현 정권 집권 기 남북경제협력 프로젝트 등이 재추진되어야 하며 북한의 지하자원을 공동으로 개발하기 위한 협력사업이 본격화되어야 한다. 한편 랴오닝성 연해경제벨트와 신의주, 지린성 창치투 선도구와 나진.선봉 특구를 연결하는 구상 등 중국의 변화된 정책에 조응하는 협력 구상 또한 적극 추진어야 한다. (참고, “북중 경제밀착의 배경과 시사점”, 삼성경제연구소, 2010.1.10)
- 구체적으로, 첫째. 조속히 6자회담이 재개되어 북미간 평화체제, 남북간 긴장완화와 다자간 안보체제가 구체화되어야 한다. 북에 대한 봉쇄. 붕괴전략이 철회되어야 하며 남북간 적극적인 평화군축과 그에 상응하는 평화지향적인 사회체제로의 지향이 추진되어야 한다. 둘째. 미국의 무리한 대중 압박, 북한의 과도한 대중 의존도 약화 등이 필요하고 체제와 이념의 차이를 초월하여 공존공영하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3) 직접민주주의는 현실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이다.
한국의 시대담론은 크게는 민주화에서 신자유주의로 이동했다. 그러나 민주화라는 소국면에서 김대중-노무현 시대를 가르는 키워드는 지역(호남)에서 세대(대도시 청년)로, 반독재민주화에서 사이버민주주의로, 전통 질서에서 현대화된 집합지성으로 발전했다. 그리고 이는 현재 세대교체라는 키워드로 발전되고 있다.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전면적인 옹호는 시대의 추세와 부합하고 발흥하는 청년세대의 감수성과 일치한다.
한편 직접민주주의는 세대교체를 통한 한국사회 혁신과도 맥을 같이 한다. 반대로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은 보수중도 성향 위주의 기존 기득권 정치질서를 옹호하려는 견해와 부합한다.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입장이 필요하다.
3. 사회정치적 역관계와 주요 쟁점
1) 외자와 경제주권
- 경제위기 이후 새로운 경제질서가 수립되기 이전까지 극심한 거시경제 불안이 예상된다.
98~04년 외자의 문제점은 주로 외국인의 한국의 우량 주식 매수였다. 05~08년의 경우에는 금리차익을 노린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단기 외채가 문제였다. 이로 인해 08년 경제위기 당시 포트폴리오 자금의 급속한 이탈에 따라 외채에 대한 지급불능, 주가폭락-환율폭등 등으로 한국경제의 근간이 흔들렸다. 최근에는 글로벌 환율전쟁에 따른 글로벌 과잉유동성의 유입이 문제이다. 주가.금리.환차익을 노린 해외자본의 한국 진출은 주가 폭등, 저금리, 환율절상 기조를 낳고 있다. 외자의 이탈이 시작되면 반대 방향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단기자본 통제와 같은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거시경제의 불안정은 수출 대기업 위주의 환율정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국은 07년, 08년, 10년 등 수출 대기업 위주의 환율정책으로 거시경제 불안정을 부추기고 기득권층 위주의 역진적 재분배를 조장했다. 그러나 수출 대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은 한계에 봉착했다. 한국경제의 구조 개편과 연동하여 환율정책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는 달러체제를 뛰어 넘는 새로운 통화체제에 대한 논의가 중요하다. 그리고 이는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어떤 포지션을 취할 것인가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2) 대자본과 보수엘리트
- 글로벌 대자본의 경우 2000년대 이후 막대한 해외수요, 기술경쟁력, 구조조정 등을 배경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환율.조세 등에서 막대한 특혜를 받은 대신 고용, 원하청 관계 등 사회적 책임은 방기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한국경제 재편은 글로벌 대자본에 대한 입장을 어떻게 세우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다.
진보담론을 구성함에 있어 핵심 중 하나는 아타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한국사회의 그럴 듯 한 미래를 가상하는 대안모색에서 한국사회의 주요한 대상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 보수엘리트 세력은 글로벌 대자본의 팽창과 함께 세력을 확대했고 정경유착.사교육 등을 통해 신 귀족 체제를 형성해 가고 있다. 여기에는 삼성의 세습 경영, 모피아 및 김&장, 주요 대학에서 외고.과학고 학생들의 비율증가, 국가고시 등에서의 특혜 등이 해당한다.
3) 중소기업, 자영업, 농민, 노인
중소기업 중 기술력을 보유한 부품소재 산업을 제외하고는 별 다른 전망이 없다. 중소기업의 상황은 불공정한 원하청 관계,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확장 등과 연관된 구조적이고 본질적인 위기이다. Kiko, 대기업-중소기업 관계 등에서 중소기업이 정치적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영업의 경우 SSM 등의 진출로 존망의 기로에 서 있다. 자영업을 구조조정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고용 유지라는 차원에서 재해석해 토착 자영업의 생존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장인정신.지역기반과 밀착하여 자영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야 한다.
전통 농민과 노인들의 사회적 저항은 사실상 소진되었다. 농업의 경우 유기농, 생산자 협동조합, 전문직의 귀향 등과 맞물려 이전과는 전혀 다른 농민운동이 발원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위해 은퇴하는 베이비 붐 세대와 청년층을 중심으로 현대적인 농업 구조 재편이 모색될 수 있다.
4) 생산직 노동자, 20~30대 청년층, 대도시 중산층, 공공서비스 노조
- 생산직 노동운동은 진보진영의 유력한 지지기반이다. 전 세계적인 규모의 과잉설비 조정, 중국의 추격, 글로벌 대자본의 해외진출 등을 고려하면 향후 적지 않은 시련이 예상된다. 생산직 노동운동은 노동시간 단축, 일자리 나누기와 같은 혁신적인 발상과 접근을 통해 생산직 노동운동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
- 20~30대 청년층의 경우 첫째. 저고용 시대의 희생양이라는 점 둘째. 부동산버블 등 자산버블에서 소외되어 있었던 점 셋째. 90~00년대 정보통신과 직접민주주의의 담지자라는 점 넷째. 글로벌 대자본과 보수엘리트 체제에 대한 저항 세력이라는 점에서 강력한 진보진영의 주도 세력이다.
60대 이상 냉전반공주의 세대와 40~50대 고도성장, 민주화 세대와 구분되는 신세대는 대체로 30대 중반 이하이다. 이들의 핵심 이슈는 압도적으로 고용이고 부동산.사교육 등에서 민주화 세대와는 다른 요구(민주화 세대가 부동산 버블에 노출되었다면 신세대는 아예 그럴 기회조차 없었다)를 갖고 있다. 20~30대 청년층의 요구는 고용, 복지 등에서 근본적인 혁신적인 변화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진보진영은 20~30대에 어필하는 구호를 전면에 들고 이들을 전취해야 하며 이들의 정치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세대교체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 대도시 중산층은 장기화될 경기불황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들은 사회적 영향력이 큰 40~50대 가장이며 대졸이고, 전교조. 사무금융. 보건의료 등 조직화된 집단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한국사회의 구조적 재편에 강력한 동인이 될 것이다.
4. 결론
- 원칙은 첫째. 진보정당의 가치와 비젼 및 사회적 지지기반 둘째. 한국사회의 구조적 질곡이 되는 세력 셋째. 한국사회체제 대안과 국제적 포지션을 동시에 고려 넷째. 진보세력의 독자적인 전망과 미래를 명확히 해야 한다.
위 원칙에 따라 진보담론을 전체적으로 요약하면 고용과 평화를 주 이슈로, 20~30대 청년층과 대도시 중산층(공공서비스 노조)와 생산직 노동자를 중심으로 글로벌 대자본과 보수엘리트 체제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묻는 방향에서 접근해야 한다. 한편 남북관계 개선과 함께 중국 성장에 편승한 성장전략과 연대와 공공성을 중시하는 사회체제 대안을 유기적으로 결합시켜야 한다.
보론1) 경제전망
① 세계경제
08년 하반기 시작된 세계적인 경제위기는 전 세계적인 공조와 재정지출(신영증권 추정에 따르면 9000조원)로 일시적으로 봉합되었다. 이에 따라 10년 초반에는 이른바 출구전략이 논의되었으나 유럽의 재정위기, 미국의 실물경제(고용, 부동산) 부진 등 서방 선진국을 중심으로 민간경제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현재는 09년의 국제공조 대신 환율갈등,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있다.
명확한 점은 상당 기간 경기불황이 지속되리라는 점, 빈부격차 해소.부유층 증세와 같은 사회경제적 개혁이 동반될 것이라는 점, 달러 체제 등 국제경제질서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 중국 및 신흥국의 부상 등 국제경제 지형이 변화할 것이라는 점 등이다.
유럽의 재정긴축에 따른 노동자들의 저항(특히 프랑스), 미중간의 환율갈등이 정치적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는 점 등 세계경제 위기가 정치적인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는 점도 주목을 요한다.
- 중국경제의 부상
미국,유로,일본 등 선진국 경제가 침체한 가운데 중국경제가 견조한 성장세(09년 GDP 성장률 9.1%)를 유지하고 있는 점은 주목을 요하는 사안이다. 같은 맥락에서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의 경제 성과의 차이가 두드러지고 있다.(2008년 2/4분기 대비 2010년 2/4분기 GDP의 경우 신흥국은 107%, 선진국은 98%: ‘글로벌 경제위기 2년의 평가: 위기는 끝났는가?’ 삼성경제연구소에서)
향후 중국경제와 관련 주목할만한 점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경제의 중심이 수출.제조업에서 서비스.내수로 이동하고 있는 점 둘째는 국유기업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점 셋째는 저개발지역과 인근국가를 연결하는 경제개발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는 점 넷째는 첨단 산업 육성과 ‘포용성 성장’에 착목하고 있는 점 다섯째는 미중 환율 분쟁과 영향 등이다.
첫째와 관련해서는, 05년 통화체제 개편을 통해 위안화 절상을 시도하고 고용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또한 노동법 개정을 통해 임금인상을 유도하고 있다. 이로 인해 향후 중국은 저임 생산기지에서 내수 시장으로서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 경제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한국 대중 수출 중 최종재 비중은 05년 17.3%에서 29.9%로 증가, 중국진출 한국 현지 법인의 내수 판매 비중은 08년 54.2%: “위안화 경제학”)
둘째와 관련해서는, 개혁개방 과정에서 국유기업이 위축되고 민간사기업이 육성되었다면 경제위기 해소 과정에서 국영기업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서방 모델에 대한 동조보다는 독특한 중국모델에 대한 강조가 두드러지고 있다.(국진민퇴, 국부펀드, 중국식 정치발전 등)
국진민퇴(국유기업의 비중이 커지는 현상)의 경우, 경제위기 이후 주요 산업에서 국유기업 중심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전기전자, 철강, 자동차 등 한국과 경합도가 높은 산업 부문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 전통 제조업의 경우 세계적인 과잉설비와 연동하여 향후 어려움이 예상된다.(참고: ‘국진민퇴 중국경제의 향방과 우리의 시사점’, 현대경제연구원)
셋째와 관련해서는 서부 및 남부와 베트남 지역을 연계하는 개발 계획, 동북3성과 북한을 연결하는 개발 계획 등이 포함된다. 특히 후자의 경우 랴오닝성 연해개발 계획과 신의주, 창지투 선도구와 나진선봉을 연결하는 개발 계획 등이 주목을 요한다. 이는 한국경제에 새로운 기회요인임과 동시에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강화될 것임을 의미하기도 하다.
넷째와 관련해서는, 중국공산당 5중 전회에서는 내년부터 시작되는 12차 5개년 계획에서 신소재 등 9개 첨단산업에 4조위안을 투자하기로 하고 R&D 투자를 GDP 대비 1.5%에서 2~2.5%로 높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성장과 분배의 공존을 도모하기로 했다.(경향신문 10.16) 한국경제에 미치는 함의는 기술개발의 중요성이다.
다섯째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환율압박에 점진적인 위안화 절상으로 대응하고 위안화의 국제화와 통화다변화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원화의 동조 절상, 실물자산 투자 증대에 따른 자원 가격 상승 등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진로와 관련해 여러 가지 전망이 가능하다. 대체로 미국이 일본을 끌어들여 중국을 압박하여 신냉전 양상이 벌어지거나 미국이 퇴각하고 중국 주도의 신질서가 수립되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밖에 미중 사이의 군사적 충돌, 중국 내부의 모순 폭발 등의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한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중국경제에 대한 의존이 심화된 조건(09년 전체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5%으로 미국+일본을 추월)에서 중국과의 거리 두기 또는 중국 내정의 급변은 대파국을 예고한다. 또한 남북관계에서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요약한다면 중국 주도의 신질서를 기회로 포착하고 여기에 편승하는 새로운 국제적 포지션을 갖는 것이 옳다.
② 한국경제
09년 한국경제는 수출과 재정지출을 통해 경제위기 수습에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수출은 근본적인 경쟁력 상승보다는 환율 절하(매출액 대비 R&D 비중에서 삼성전자는 5.57%로 마이크로소프트 15.42%, 노키아의 10.49%보다 낮음, 자동차와 중공업도 유사: ‘한국 1등 기업의 혁신능력 평가’, 현대경제연구원, 10.8.27)의 영향이 크고, 민간경제의 활력의 결과라기보다는 국가재정 지출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한계를 갖는다.(이명박가’부 출범 이후 10년 상반기까지 공적 부문 채무 270조 증가: 김광수경제연구소, 이한구에 따르면 감세와 재정지출을 합한 규모는 OECD 국가 중 1위)
09년 한국경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던 조건에서도 구조적인 한계는 뚜렷했다. 고용은 대부분은 국가재정에 의한 중고령층에서 창출되고 20~30대 청년실업과 자영업의 고용감소가 지속되었다. 가계부채는 오히려 늘어났고 수출경기와 국내 체감경기 사이의 양극화도 뚜렷했다.
10년 3/4분기 이후 세계경제 침체와 불안정에 따라 한국경제의 미래는 대단히 불투명한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경제를 주도했던 수출 위축이 불가피하고 국가재정 지출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거시경제의 불안정.가계부채.부동산 버블 붕괴 조짐.고용 악화.인플레 등 지연되었던 악재들이 연쇄적으로 폭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거시경제의 불안정
98~04년까지 외자에 의한 한국 우량 주식 매수가 문제였다면 05~08년에는 재정거래(국내외 금리차)를 위한 외은 국내지점의 단기외채가 문제였다. 최근에는 글로벌 환율전쟁에 따라 금리.환차익 등을 노린 외자 유입이 문제이다. 이에 따라 ‘외자유입에 따른 환율 하락-주가 및 채권가격 상승’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향후 ‘외자 유출-환율 폭등’으로 전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할만한 현상이다.
특기할만한 점은 최근 거시경제 불안이 미중 사이의 글로벌 환율갈등과 긴밀히 연동되어 있는 점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외자 유출입에 대한 통제력 확보가 필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수출 위주의 환율정책, 달러 중심의 통화체제에 대한 검토가 중요하다.
- 재정건전성
2003년 165.7조이던 국가채무는 2010년 359.6조로 193.9조로 증가, 같은 기간 GDP 대비 21.6%에서 36.1%로 증가(기획재정부 보도자료에서)했다.
그러나 한국재정학회 옥동성 교수는 688조원, GDP 대비 76%로 추산하고 있으며 오건호는 540조, GDP 대비 60%로 계산하고 있다. (양자의 차이는 옥동성이 통화안정증권 150.3조 중 1/2, 공기업 부채 146.1조 중 1/2을 포함시킨데 비해 오건호는 이를 계산에 넣지 않았기 때문, 이상은 “대한민국 금고를 열다”에서) 한편 이한구는 연금부채 약 600조원 등을 포함하여 사실상의 국가부채를 1637.4조원으로 계산하고 있다. (이한구 의원 보도자료, 10.5에서)
문제는 재정악화 속도가 빠르다는 점, 부자감세로 인해 재정문제가 악화되고 있는 점, LH 공사(보금자리주택).수자원공사(4대강 사업) 등 공기업이 정부 사업을 대신하는 과정에서 부채가 늘어난 점, 향후 한국경제가 저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복지수요가 급격히 증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 가계부채가 정부와 금융 부실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등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보론 2) 사회정세
① 90년대 고용 악화
90년대 IT와 대자본 중심의 경제성장은 고용창출력을 약화시켜 고용 상황을 악화시켰다. 90년대 대자본이 주도하는 경제성장 과정에서 성장.경쟁 등의 논리가 무차별하게 관철되고 여기에 보수.전근대적인 사회개편이 결합되면서 모순이 심화되었다.
농업.노동집약적인 경공업 등이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맞게 발전하지 못하고 퇴출된 반면 대학교육은 자유화되었다. 이로 인해 90년대 중반 이후 급격히 늘어난 대학생들은 2000년대 이후 미증유의 청년실업에 직면한다.
80년대 후반 30~40%에 육박하던 대학진학률은 2000년대 80%까지 급증했다. 이로 인해 대학졸업생 수는 90년 26만명에서 09년 55만명으로 급증했다.(‘청년고용율 제고방안’, 전경련) 반면 양질의 일자리는 08년 현재 372만개에 불과하다.
문제는 무분별한 대학자유화와 반대로 노동집약적인 경공업.농업.자영업 등 전통 산업의 무리한 퇴출이 진행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처우 차이가 극심해지면서 대학졸업생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둘러 싼 과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점이다. 핵심은 청년들의 눈높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양극화에 따라 고용시장이 극단적으로 양분되어 있는 점이다.
2000년대 세계적인 버블에 편승하여 수출 대기업이 약진하는 동안 수출 대기업의 구조조정 결과는 서비스업으로 전가되었다. 이로 인해 생산자서비스.사회서비스업 등 신규 서비스산업 발전이 지체되고 부동산.학원.전통 자영업 등으로 고용이 적체되었다.(00~07년 기간 부동산은 60.8%, 사업지원서비스(청소.텔레마케팅 등) 94.5%, 교육및연구 25.6%의 고용증가가 있었으나 이들 모두 노동생산성이 하락, ‘고용측면 탈공업화 현상의 요인 분해 분석과 시사점’, 산업연구원)
② 고용 악화의 심화와 사회적 갈등의 격화
고용 악화에 따른 가장 극단적인 결과는 재앙에 가까운 저출산이다.
(25~29세와 30~34세 여성의 미혼율, 통계청)
00년 40.1%였던 20대 후반의 미혼율은 05년 59.1%로 5년 사이 무려 18%나 상승했다. 이들은 대학진학률이 50%를 넘던 90년대 후반 학번으로 2000년대 한편에서는 청년고용을 둘러 싼 무한대 한다른 한편에서는 부동산버블 등 자산거품이 벌어지자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것으로 대응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나이의 남성도 마찬가지이다.
90년대 후반 학번들의 이러한 선택으로 한국 사회는 대체로 30대 중반을 기점으로 깊은 단절이 존재한다. 이들은 이전 세대와 다른 ‘저고용-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자산 형성 기회의 원천적 제약-세계화와 정보통신문명’속에서 성장했다. 따라서 다른 어느 세대보다 고용에 민감하고 저성장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복지 형성(이전 세대는 고성장을 통해개인과 가족단위로 사회복지를 해결했다면)에 대한 이해를 갖고 있다.
한편 자산버블 파열, 대기업의 유통업 진출 등은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55~63년생인 1차 베이비붐 세대 713만명이 2010년 55세 정년에 따라 2010년부터 순차적으로 은퇴한다. 반면 이들의 은퇴에 대응하여 신규 진입할 95~03년생은 547만명 수준으로 약 166만명이나 적다. 특히 베이붐 세대의 경우 부동산.사교육 등을 노후 대비가 불충분하기 때문에 앞서 서술한 저출산 문제와 결합하여 국가재정.자산시장.노동시장 등에서 파란이 예상된다.
대기업의 유통업 진출 가속화는 2002년을 정점으로 추락하고 있던 전통 자영업에 결정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 복지국가 논쟁
민주당 및 진보진영 일각의 복지국가론은 부유층 증세를 통해 복지국가를 이룩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일차적인 비판은 첫째. 서구 복지국가는 호황기, 조직노동자와 진보정당의 힘이 강력할 때 진행된 점 둘째. 복지국가가 비스마르크형 복지국가처럼 진보진영을 고립시키는 정치적 목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점(반면 뉴딜형 복지는 사회정치적 역관계 변화를 동반했다) 셋째. 증세를 말하면서도 정작 정치적으로는 의회민주주의 등 기존 정치지형에 의탁하는 온건한 방식 등을 들 수 있다.
향후 한국사회는 베이비 붐 세대, 청년세대 모두 경제적 여력이 취약한 반면 과거 한국의 사회복지를 지탱하던 경제성장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제한된 재원을 어떻게 조달하고 배분할 것인가를 두고 갈등하기보다는 고용을 고리로 제 3섹터와 같이 일자리와 복지수요를 창출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옳다.(물론 이것이 부유층 증세의 중요성을 약화시키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이를 사회적 관계를 재편해야 한다.
가령 부동산과 교육문제 등은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 2000년대 이후 극점까지 이르렀던 부동산 버블과 사교육 열풍은 경제위기 이후 새로운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중적으로 부동산을 재테크의 수단이 아닌 정주하는 곳으로 인식하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고 사교육 에 대한 반성적인 태도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부동산 버블 붕괴, 사교육에 필요한 물적 기반의 약화 그리고 저출산 등 사회적 변화와 맞물려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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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진보담론 형성을 위한 메모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장
1. 시대상황
- 신자유주의 파산, 경제위기 지속, 경제위기가 끝나더라도 이전과는 다른 경제 패러다임이 형성될 것. 그러나 최근 미국, EU의 금융규제법안, 스위스의 세계 27 개국 중앙은행 총재 위원회의 바젤 3 은행규제협약, 11월 한국 G20 정상회의 의제는 국제 거대 금융자본의 로비에 굴복해 그 한계가 뚜렷함. 신자유주의와 그 이후 사이의 과도기임.
- 2000년대 초 신자유주의 전성기에 수출, 제조업, 대기업 중심의 경제성장에 한계 노정. 서비스 산업의 규제 완화 이외에는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음. MB정부의 전통적인 토건국가, 성장 위주의 경제정책이 한계를 드러내면서 성장과 함께 복지가 급부상, 그러나 정교한 이론적 맥락은 결여되어 있음.
- 저 출산 고령화, 부동산 거품 붕괴, 사교육의 심화 등 사회적 갈등이 표출되고 있음. 그 외 세계적으로 식량, 에너지, 기후변화, 정보통신 물결 등 새로운 시대흐름이 조성되고 있음.
- 을지프리덤가디언(UFG)훈련에서 한미 북한안정화 연습, 국방선진화방안 보고에서 북 '능동적 억제(Proactive Deterrence)'운운, 서해안 대잠훈련 연속 실시 등 한미군사동맹에 의한 도발과 평화 위협은 계속되고 있음. 그러나 미국의 군사패권과 경제력 사이의 괴리현상으로 대 아시아태평양 리더십 약화. 미국 주도의 동북아시아 질서가 이완, 중국의 급부상, 천안함 사태에서 중국의 역할, 중국의 일본 국채 매입에 따른 파장(중국이 자산 다변화의 관점에서 미국 국채 대신 일본과 한국 국채 매입), 중국 내수 시장의 급부상. 중일 영토분쟁 등.
- 현재 미국은 매우 심각한 재정위기, 약7000억불의 국방예산이 앞으로 4~5년 후 약4000억불 수준으로 감축될 가능성. 태평양 주둔 미군의 감축 및 철수가 기정사실화될 수 있음.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을 강력히 견제하거나 대북 적대정책을 강화한다면 동북아의 불안정 고조. 반대로 미국을 압박 설득한다면 동북아 평화 실현의 호기. 따라서 2012년을 앞두고 미국 중심의 양자 동맹을 넘어 평화체제와 역내 다자안보협력 구상을 적극 제시해야 함.
- 결론적으로 시대상황은 그 동안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을 요구함. 그런데 복지국가론은 근원적이고 혁신적인 처방이라기보다는 상황악화에 따른 미봉적, 대증적 대응. 다소 급진적이더라고 혁신적인 새 구상을 내놓아야 함. 또 정치군사외교 분야에서 중국의 부상과 중미 갈등과 균형에 따른 한반도 평화체제와 동아시아에서의 남북의 위상 제고 노력이 중요함.
2. 정치 및 담론 지형
- 최근 한나라당은 중도보수정당으로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비전위원회 구성, ‘통일-복지 선진사회론’의 틀 마련키로 함. MB와 친이계는 권력 재편 또는 친박과의 권력분점을 염두에 두고 있으나, 향후 서민경제상황에 비춰 보면 MB의 레임덕이 가속화, 박근혜는 개헌을 통한 친이계와의 권력분점 보다는 MB와의 차별화를 통한 독자 행보 강화.
- 박근혜는 복지국가론과 남북관계 재정립을 의제로 삼을 것. 박근혜의 복지국가론은 무리한 재정지출보다는 사회안전망 확충에 필요한 최소한의 재정지출, 복지와 투자의 연계 등 ‘생산적 복지’를 차용할 듯. 민주당은 사회경제적 의제에서 좌클릭, 정동영의 부유세 도용 등 대권주자 대부분 복지국가론 거론. 민주당의 복지국가론의 특징은 증세, 보편적 복지, 직접민주주의 요소 배제, 진보적 자유주의 등과 연계되어 있음.
- 박근혜 복지와 민주당 복지의 최대 쟁점은 조세문제. 박근혜의 증세 무리론, 최소한의 사회적 안정망 확충과 민주당의 증세, 보편적 복지 사이에 쟁점이 형성될 것. 경기급락, 재정여력 결여 등 향후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박근혜의 논리가 보다 현실적으로 인식될 것임. 민주당의 증세론은 대중적 급진적 민주주의와 결합되어야 가능한 데, 경기불황기에 증세를 말하면서 온건한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음.
- 서구 사민주의가 조직노동자, 진보정당의 주도 아래 경기 호황기에 증세와 보편적인 복지를 구현했다면, 한국에서는 증세를 통한 복지가 아니라 고용을 통한 복지가 긴요함. 복지에서 고용을 특화하여 고용을 고리로 혁신적 경제패러다임의 재구성이 주창돼야 함. 그래야만 박근혜의 생산적 복지를 뛰어 넘어 일자리, 사회공공성을 고리로 한 사회관계의 근본적인 재편이 가능함.
- 개헌, 직접 민주주의 요소 배제, 자유주의 경향 강화는 절대 경계해야 함. 이는 기존 제도권의 주도 아래 복지를 통한 대중 포섭 전략을 용인해 주는 셈. 복지에서 중요한 것은 보편적 복지냐 시혜적 복지보다 정치사회적 역관계를 변화시키는 복지냐 그렇지 않느냐로 재설정해야 함.
-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등 진보적 시민단체의 복지국가론은 심각한 경기불황에서 증세가 가능한가? 현재 한국사회에서 보편적 복지는 거의 혁명에 가까운 급진적인 주장인데 진보적 자유주의, 빅텐트론, 대의민주주의 등의 강조는 논리적 모순이 아닌가? 보편적 복지의 요구가 대체로 대도시 30대 중반~ 40대 중산층의 이해를 대변하고 있지 않은가? 진보정치의 전략적 지지층인 20~30대의 요구와 청년고용문제에 대한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접근이 결여되어 있지 않은가? 라는 데 문제점이 있음.
3. 계급계층의 동향
- 글로벌 대자본은 2000년 이후 도약, 2009년 경제위기 이후에 또다시 한 단계 도약. 탈 한국 경향이 농후해지고 중국진출이 가속화. 국민경제와의 괴리를 심화시키고 한미동맹의 물질적 기초는 상대적으로 약화시킴.
- 중소기업과 자영업의 몰락은 위험 수위. 행동으로 저항하는 사태가 벌어짐. 일부 부품소재 기업을 제외하고는 발전 전망이 무망한 상태. 자영업은 30대 후반 여성과 중 고령자들의 생활고에 직접적 타격.
- 40대 이상의 생활고가 가중. 특히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 부동산 침체, 사교육 지출 과다 등으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음. 이 점이 복지국가론을 급부상시킨 원인이고 MB에 대한 저항감을 심화시키는 사회경제적 원인임.
- 노인과 저학력 중 고령자들의 생활고가 극한에 이르고 있음. 특히 노인들은 거의 벼랑 끝에 몰려 있는데, 사실상 의미 있는 정치사회적 저항을 할 수 없는 상황.
- 농민의 저항은 많이 약화, 쌀값 폭락에도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음.
- 20대~30대초 청년세대들의 고용사정이 한계점에 이르고 있음. 특히 30대 초반이 가장 적극적인 사회경제적 요구를 내걸고 20대는 직접 민주주의에 민감. 이명박 정권의 이른바 친 서민 정책 중에서 보육의 비중을 높이는 것도 이를 겨냥한 것임. 노무현대통령에 대한 회고나 유시민에 대한 20~30대대 지지율과 맥을 같이 함.
4. 가치 및 의제 - 가칭 ‘일자리 중심의 평화복지국가’를 위해
- 고용
* 20대 고졸, 90년대 노동집약적인 경공업이 몰락하고 대졸 위주의 사회로 전화하면서 가장 극적인 고용 악화 집단, 이탈리아 등과 같이 고졸 수제 수공업. 토착 자영업 등의 가능성을 열어야 함
* 20대 후반 대졸, 공무원.대기업 등에서 일자리에서 고용 확충, 신성장동력.농업(전통 농민이 아닌).사회적 서비스 등 산업구조의 근본적인 재편과 신규 일자리 창출 결합, 중국의 거대 시장을 겨냥한 부품소재 산업의 육성
* 30대 초반 여성, 직장과 보육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 조성
* 40대 생활인,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나누기 등을 통해 고용을 연장, 자영업의 몰락을 막아야 함.
* 65세 이상 고령자, 공공근로 등을 통해 일자리를 확보, 고령화 추세에 맞게 고령자들에 맞는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함
고용을 매개로 신규 산업의 창출과 사회적 재편, 노동시간 단축, 사양산업의 퇴출 지연 등 고용을 통한 복지, 기타 부동산, 건강 등의 경우에도 세대, 계급계층마다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 가령 하우스 푸어의 경우 만기 연장 등 대출구조 전환, 20대 중반~30대 초반에 대해 소형임대주택 공급 등
- 평화와 경제의 선순환
* 미국 중심에서 미-중 균형 구조에 맞는 한반도 평화체제, 공존공영 정책으로의 전환. 미중, 남북 간 정치군사적 긴장 약화, 중국의 내수 성장을 겨냥한 첨단 부품소재 산업 중심의 산업구조, 남북경제협력과 이와 밀착된 중, 러 등과의 대규모 경제협력 등. 중국 부상에 따른 폐해를 억지하고 그 기회의 선점 여부가 진보담론의 핵심적 키워드, 평화번영에 걸 맞는 사회정치적 변화, 냉전반공주의 약화, 평화체제 구축 등.
* 10.4정상선언 이행의 경제적 효과
주: 1) 영국은 2005년, 나머지 나라는 2006년도 기준 통계임. 자료 출처 : 『2009 OECD FACTBOOK』, 2009년 발행
- 방위사업청 소관의 2010년도 예산 가운데 외화자산 획득이 12억 2,896만 달러(2조3726억 원)에 이르는데 이것 역시 주로 미국 무기구입에 쓰이는 예산임. 군수지원 및 협력 외화예산과 방사청의 외화자산 획득 예산 각각의 90%를 미국에 지불하는 것으로 상정한다면 동맹유지비용은 2010년도 예산에서 모두 4조9,702억 원에 달함. 이는 2010년도 국방예산(경상운영비와 방위력개선비) 20조6,039억 원의 16.8%에 달함. 행정안전부 소관 예산 중에서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으로 2,152억원이 계상돼 있음. 2010년도 환경부 예산(안)을 보면 ‘10개 주한미군기지 공여구역 및 반환 공여구역 주변지역의 환경기초조사 사업’ 7억 원, 군사기지환경조사 및 위해성 평가(신규) 40억1천8백만 원이 계상돼 있음.
* 2009년 9월 골드만삭스 보고서에서 남북이 중국-홍콩 식의 통일, 즉 연합제-낮은 단계 연방통일의 경우 2050년경 통일코리아의 경제 규모가 세계 8위.
(2010. 9. 29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워크숍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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