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샘 선생님의 청동기 시대의 세가지 의미 이야기2 - 무기로서의 청동기
전사의 무덤에서 나온 껴묻거리들(사진 출처-출처자료1)
무덤에 묻힌 전사를 재현한 모형(사진 출처-출처자료1)
기술력의 상징인 청동기는 고조선 당시 강한 군사력을 상징하는 위엄 있는 무기이기도 했다.
맨위 사진은 전사의 무덤에서 나온 껴묻거리, 바로 위 사진은 전차를 탔던 전사를 복원한 모습이다.
보통 전차라고 하면 영화 <벤허 Ben-Hur>나 <글래디에이터 Gladiator>에 묘사된 스펙터클한 영화 spectacle moive(규모가 크고 볼거리가 많은 영화) 장면을 떠올린다.
나아가 50대 이상이라면 <벤허>에 등장한 원형경기장이 가장 먼저 생각날 것이다.
3시간 30분의 러닝 타임 running time(상영 시간)에서 전차신은 20분에 불과하지만, 관객에게 이 장면은 몇십 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다.
그만큼 불을 뿜는 듯한 전차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강렬하게 남아 있다.
하물며 3,000년 전 사람들에게 전차가 얼마나 강력한 존재였는지는 쉽게 상상이 갈 것이다.
전차는 4,000년 전 우랄산맥 Ural Mountains 근처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초원에서 살던 유목민들은 날렵한 바큇살을 설계해 수레를 만들고, 이를 말에 묶어 기동력이 좋은 무기인 전차를 개발했다.
이 가공할 무기는 세계 4대 문명을 비롯해 유라시아 곳곳으로 널리 퍼졌다.
동아시아도 예외는 아니었다.
내몽골 동남부 일대 치펑(적봉赤峰) 근처의 샤자덴(하가점夏家店) 상층문화에서도 전차의 흔적과 온몸에 철갑을 두르고 칼과 창을 든 전차병 같은 사람의 모습이 발견되었다.
샤자덴 상층문화의 대표적인 무덤인 샤오헤이스고우라는 유적에서는 여러 전사의 무덤이 발굴되었다.
그중 한 무덤에는 청동으로 된 투구와 팔 보호대, 칼이 나란히 묻혀 있었다.
이 무덤의 주인은 아마도 아주 강력한 무사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또 다른 무덤에서는 무기 없이 말을 부리는 도구들만 따로 발견되었다.
이로 미루어 당시 칼을 쓰는 무사와 전차를 모는 사람은 따로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차가 강력한 기동성과 공격력을 갖추고 있었던 만큼 많은 전사가 전장에서 이를 이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전차를 전장에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전차의 움직임이 워낙 빠르다 보니 금세 망가져 자주 수리해야 했고, 평원이 아니라면 사실상 전쟁터에서 아무 쓸모도 없었다.
만주와 한반도 일대에는 산이 많으므로 전차가 망가지기 쉬웠다.
적들이 산에서 전쟁을 일으키면 그 쓸모는 더 적어졌다.
따라서 고조선에서 전차는 주로 지배자나 군대의 위용을 과시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무덤의 주인이 전쟁에서 실제로 전차를 탔을지는 미지수지만, 적어도 무덤에 묻힌 모습으로만 봤을 때는 상당히 높은 지위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무덤의 주인이 전사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실이 한 가지 더 있다.
시신이 다른 무덤에서처럼 똑바로 누워 있지 않고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 무릎을 굽히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왜 이렇게 불편한 자세로 묻힌 걸까?
그 이유는 무덤이 좁기 때문이 아니라 무덤의 주인이 저승으로 갈 때 생전 모습 그대로 갈 수 있도록 자세를 잡아주었기 때문이다.
전사나 무사였던 사람은 살아 있을 때 말 또는 전차를 타고 있는 상태가 대부분이었을 것이다.
이로 미루어 무덤의 주인은 강력한 전사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
비파형 동검, 청동기의 소유도 위엄과 권력을 표현하는 하나의 상징물이었다.
다만 아직 청동기가 전쟁에서 무기로 사용되었는지를 밝히는 증거는 많지 않다.
그 사실이 증명되려면 청동기와 함께 묻힌 뼈에서 골절과 같은 전투의 흔적이 발견되거나 전쟁터와 같은 유적이 발굴되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기 때문이다.
벌판에서 벌어진 전쟁은 몇천 년이 지나면 흔적이 거의 사라져 밝혀내기가 어렵다.
하지만 여러 역사적 기록과 선사시대에서 지금까지 이르는 고고학 자료를 연구해보면 인류의 역사가 전쟁과 함께했음이 일관되게 보인다.
고조선도 나라가 발달하면서 연나라와 전쟁하였고, 마지막에는 한나라와 오랫동안 전쟁한 끝에 내분이 겹치면서 멸망했다.
앞으로 발굴이 더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지금보다 더 구체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출처
1. 강인욱 지음, 우리의 기원-단일하든 다채롭든, 21세기 북스, 2022.
2. 구글 관련 자료
2024. 8. 13 새샘
첫댓글 껴묻거리 참 이쁜 말인듯. 고인의 정체성을 알 수 있는 물건들을 함께 묻어주는 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