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이 가장길고 밤이 가장 짧다는 하지가 며칠 전에 지났다. 이제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되는 여름의 계절이다. 그동안 집에서 멀어 선뜻 나서지 못했던 세계유산인 ‘남한산성’을 가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남한산성은 우리나라의 대표 산성으로 기록에 의하면 백제의 시조인 ‘온조’의 왕성이었다는 기록이 있고, 나당전쟁이 한창이던 신라 문무왕12년(672)에 한산주에 쌓은 ‘주장성’이라는 기록도 있다. 조선 인조 4년(1626)에 중앙부의 본성이 완성되었고 병자호란 이후 방어력을 높이기 위하여 동쪽의 봉암성, 한봉성 등을 비롯하여 여러 차례 증축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험준한 자연지형을 따라 성벽을 구축하여 많은 병력으로도 쉽게 함락시킬 수 없다는 지리적 여건을 구비하고 있었으나, 인조 14년에 청나라가 침략해오자 인조는 이곳에서 47일간 항전하다 청태종에게 항복했던 곳이다. 1971년 ‘경기도 남한산성도립공원’으로 지정된 남한산성은 현대에 들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돼 보존 관리되어 오다가, 2014년6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남한산성은 경기도 광주시. 하남시. 성남시 3곳에 걸쳐있으며 산성으로 오르는 등산코스가 있고, 따로 남한산성 내부 탐방둘레길 5개 코스가 있다. 오늘은 남한산성 성벽을 따라 걷는 둘레길 탐방5코스를 걷기로 하고 9번버스 회차 지점인 중앙주차장에서 내렸다. 중앙주차장 앞 ‘남한산성 세계유산센터’에서 출발을 한다.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처음 ‘지수당 ’연못을 지나고 0.6km 더 내려가면 ‘좌익문(동문)이 나온다. 동문에서 비탈진 성벽 길로 올라 성벽을 따라 걷는다. 좌익문(동문) → 송암정터 → 동장대터 → 장경사(암문) → 전승문(북문) → 북장대터 → 우익문(서문) → 수어장대 → 지화문(남문) → 제1남옹성 → 남장대터 → 좌익문(동문) 건너편으로 되돌아오면 3시간20여분이 소요된다. 걸을 때 계속 산성성벽을 따라 걷거나, 아니면 성벽을 조금 벗어나 숲길로 걸어도 되고, 보행로를 따라 적절히 섞어서 걸으면 된다. 노약자나 어린이를 동반하기에는 조금 숙고 바란다.
*대중교통:
(평일)~여의도역에서 9호선을 타고 석촌역에서 8호선으로 환승, 남한산성입구역 1번 출구로 나와 도로를 따라 500여m 올라가면 ‘양지동청소년문화의집’ 버스정류장이 나온다. 일반9번 버스를 타고 30여분 가면 남한산성로터리(종점)에 닿는다. 로터리에서 남한산성 행궁으로 가면된다. 남한산성탐방로 3코스나 5코스로 가려면 9번 버스 회차 지점인 ‘남한산성 세계유산센터’앞 중앙주차장에서 내리면 된다.
(휴일)~8호선 산성역에서 휴일에만 운영하는 배차간격 7~10분인 9-1번 버스로 10여분 만에 남한산성로터리(종점)에 닿는다.
(주차장)~남문, 로터리, 중앙, 센터 주차장 등 4곳이 있다.
*남한산성으로 오르는 길이 2.5km정도 되는데 그리 길지는 않지만 공휴일에는 탐방객도 많고 굽이굽이 2차선 외통수 도로이다 보니 자차를 이용하면 혼잡하다는 것을 감안하기 바란다. 공휴일엔 버스도 혼잡하기는 마찬가지다.
남한산성은 조선시대의 산성으로 기원은 통일신라 문무왕 때 쌓은 주장성(672)의 옛 터를 활용하여 조선 인조 4년(1626)에 대대적으로 구축하였다. 서울의 중심부에서 동남쪽으로 2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남한산성은 지형적으로 평균 고도 해발 480m 이상의 험준한 산세를 이용하여 방어력을 극대화한 곳으로, 둘레가 12km에 이르며 산위에 도시가 있을 수 있을 만큼 넓은 분지이기 때문에 백성과 함께 왕조가 대피할 수 있는 조선 왕실의 보장처(保障處, 전쟁 시 임금과 조정이 대피하는 곳)였다. 또한 남한산성은 성곽을 쌓는 축성술 면에서 16세기에서 18세기까지 계속된 전쟁을 통해 동아시아의 한국(조선), 일본(아즈치·모모야마시대), 중국(명나라, 청나라) 사이에 광범위한 상호교류가 이루어진 결과이다. 이 기간 동안 유럽의 영향을 받은 화포의 도입이 이루어졌고, 이런 무기 체계의 발달은 남한산성의 성곽 축성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남한산성 3코스와 5코스를 탐방하려면 9번 버스 회차지점이 '중앙주차장'에서 내려 세계유산센터 앞 도로를 따라 0.6km 내려가면 5코스 시작점인 좌익문(동문)에 닿는다.
경기도 남한산성 세계유산센터..
연무관(경기도 유형문화재 제6호)
군사들의 훈련을 위하여 건립한 곳으로 인조 3년(1625) 남한산성을 쌓을 때 함께 지어졌다. 연무관을 규모가 크고 육중하며 높은 기단 위에 자리 잡고 있어 멀리서도 그 자태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이다. 건물 내부 가운데에 있는 대들보에는 전, 후면에 용을 그렸고 측면 쪽 대들보에는 봉황을 그려 넣은 것이 특이하다.
전쟁에 사용하는 투석기 등 모형물..
도로를 따라 0.6km정도 내려가면 남한산성 제5코스 시작점인 동문에 닿는다..
지수당(경기도 문화자료 제14호)
현종 13년(1672)에 부윤 이세화가 건립한 정자로 건립 당시에는 정자를 중심으로 앞뒤에 3개의 연못이 있었다고 하나 현재는 2개만 남아있다. 정자의 동쪽에는 부윤 이세화의 공덕비가 세워져 있고 제3연못지로 추정되는 지역은 현재 밭으로 바뀌어 있다. 정자의 남쪽에는 서에서 동으로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정자 옆의 연못은 ‘ㄷ’자형으로 파서 연못이 정자를 둘러싼 특이한 형태를 하고 있으나 을축년 대홍수(1925년)때 매몰된 것을 근래에 고증을 통하여 복원한 것이다.
3연못지로 추정되는 곳에 현재 밭이 있고 그 앞의 보호수가 심어져 있다.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중앙주차장)에서 0.6km 정도 내려오면 좌익문(동문)이 보인다. 동문에서 남한산성 제5코스 탐방로가 시작되고, 좁은 도로를 따라 1.5km 정도 가면 장경사와 망월사가 나온다.
산성의 길 5코스
5코스 산성의 길은’하늘이 만든 성‘으로 알려진 남한산성의 성벽을 두루 볼 수 있는 탐방코스이다. 남한산성을 지키는 성벽을 따라 암문과 치성 등 방어시설물을 볼 수 있다. 산성의 길에서 남한산성 성벽의 경관과 성남, 하남, 광주의 경관을 모두 볼 수 있어 세계유산 남한산성의 다채로운 모습을 체험 할 수 있다.
*좌익문(동문) → 송암정터 → 동장대터 → 장경사(암문) → 전승문(북문) → 북장대터 → 우익문(서문) → 수어장대 → 지화문(남문) → 제1남옹성 → 남장대터 → 좌익문(동문)
비탈진 언덕이 한동안 이어진다..
좌익문(동문)..
비탈진 언덕을 올라서면 성벽이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기 사직한다..
황진이의 이야기가 서려있는 '송암정터'..
장경사앞 암문..
남한산성의 ’사찰‘
남한산성에는 유독 사찰이 많다. 남한산성 내에 있는 사찰은 1.장경사 2.망월사 3.동림사 4.옥정사 5.개원사 6.한흥사 7.남단사 8.천추사 9.국청사 10.영원사 등 무려 10개나 된다. 남한산성 주변이 호국불교의 성지라는 신앙적인 측면과 함께 절이 많았던 또 하나의 실질적인 이유가 있다. 바로 승군의 편성 때문이다. 전 국토가 초토화되는 임진왜란을 겪은 스님들은 목탁 대신 사람을 살리는 활인검을 들고 위병들과 함께 큰 활약을 했다. 임진왜란이 끝나고 인조는 1624년 남한산성을 축성하며 임진왜란 때 활약한 승병을 조직적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우게 된다. 그 결과 남한산성에 총 9개의 사찰이 들어서게 된다. 8도 승병들의 주둔지로 8개의 사찰이 배치되었고 총괄본부의 역할을 하는 사찰이 하나 추가되어 9개가 된 것이다.(영원사는 늦게 창건된 사찰이다)
동장대터..
암문..
남한산성에서는 서울 근교에서 유일하게 80~100년생 소나무 군락지를 자주 볼 수 있다.
우익문(서문)..
수어장대(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호)
지휘와 관측을 위한 군사적 목적의 누각으로 남한산성에 있던 5개 장대 중 유일하게 남아있다. 청량산 정상에 위치하며 성 안에 남아 있는 건물 중 가장 화려하고 웅장하다. 영조 27년(1751) 2층 누락으로 중건하고 외부에 서장대(西將臺), 내부에 무망루(無忘樓)라고 편액을 설치하였다. 헌종 2년(1836) 고쳐지으며 외부에 수어장대(守禦將臺) 편액을 달았다.
영춘정..
지화문(남문)..
남옹성
옹성은 일반적으로 성문을 보호하기 위해 성문 밖으로 한 겹의 성벽을 더 둘러쌓은 이중의 성벽을 말한다. 그러나 남한산성의 옹성은 성벽으로 접근하는 적을 3면에서 입체적으로 공격하고, 요충지에 대한 거점 확보를 위해 성벽에 덧대어 설치한 시설물로 다른 성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남한산성에는 모두 5개의 옹성이 있는데, 이중 3개의 옹성이 산성 남쪽의 완만한 지형을 보완하고 신남성으로부터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설치되었으며, 제1남옹성은 이 3개중 서쪽의 첫 번째 옹성이다. 둘레가 426m이고, 옹성끝에는 8개의 포대가 설치되어 있으며, 그 뒤로 장수의 지휘를 위한 축대가 설치되어 있다. 본성과 연결되는 지점에는 전투 시에 성내로 출입할 수 있도록 암문을 설치하였다.
남장대터..
좌익문(동문)에서 남한산성 탐방로 제5코스를 시작해서 → 송암정터 → 동장대터 → 장경사(암문) → 전승문(북문) → 북장대터 → 우익문(서문) → 수어장대 → 지화문(남문) → 제1남옹성 → 남장대터 → 좌익문(동문)으로 원점회귀하는 코스이다. 초행길이라 예상시간보다 오래걸려 4시간을 걸었다.
https://blog.naver.com/mp3tjdgh/222411063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