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사/ 서연정
함께 가자 적멸보궁 후일을 약속한다
연리지 숲을 나와 섶다리*에 이르러
백년 후 야생화 같은 가슴에 별이 뜬다
*섶다리: '이별다리'라고도 함.
<시작메모>
지난 늦가을, 상원사에 다녀와서 쓴 작품이다.
연리지와 섶다리는 나에게 채움과 소유, 비움과 무소유의 정서와 함께
인간의 삶이란 마치 "백년 후 야생화"가 아닐까, 하는 깨달음에 닿게 했다.
2025년 11월 22일 토요일 오대산 상원사에 갔다. 심폐가 훤히 열렸다.
월정사에서 물줄기를 오른쪽으로 두고 반 시간 정도 올라가니 주차장이 나왔다.
한 그루만 보아도 심장이 쿵 하던 연리지가
상원사 가는 길에 수십 그루가 있었다.
경내에 들어서서 적멸보궁(불상을 모시지 아니하고 법당만 있는 불전)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적멸보궁은 비탈을 한 시간 남짓 올라가야 한다는 것,
상원사 경내에 문수사리보살을 모신 문수전이 있다는 것,
문수사리보살이 지혜의 검을 갖고 계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적멸보궁 예불은 뒷날을 약속하고 내려오면서
섶다리에 잠시 멈추었다.
새로 만든 지 얼마 안 되었는지 흙은 발그레하였고 섶도 새파란 채였다.
오대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세워 둔 섶다리 안내문을 천천히 읽었다.
설명문인데 한 편의 수필 같다.
"'섶다리'는 나룻배를 띄울 수 없는 낮은 강에 임시로 만든 다리로
잘 썩지 않는 물푸레나무나 버드나무로 다리 기둥을 세우고
소나무나 참나무로 만든 다리 상판 위에
섶(솔가지나 작은 나무 등의 잎이 달린 잔가지)을 엮어 깔고
그 위에 흙을 덮어 만든 다리입니다.
섶다리는 해마다 가을걷이가 끝나는 10~11월에 마을 사람들이 함께 다리를 만들어
겨우내 강을 건너 다니는 다리로 이용합니다.
여름이 되어 홍수가 나면 떠내려가므로 '이별다리'라고도 합니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