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토장정66-2 (2017. 10. 13) 경북 울진군

[바람 풍]

일토장정66-2 (2017. 10. 13) 경북 울진군

13.1km (서해안 : 845.6km, 남해안 : 817.7km, 동해안 405.0km 합계 : 2,068.3km)

(경상북도 울진군 근남면 산포리-망양정-수산리-엑스포공원-울진읍 읍남리-연지리-대나리항)

가장 현대적이었던 숙소 앞에서 사진 한 장을 찍고 장정을 시작한다.

오늘 열심히 걸어도 경상북도를 끝낼 수 없으니 다음 장정에 경상도의 마지막 점을 찍자는

의견에 오늘의 장정은 적당히 걷는 것이다.

산포리의 끝에서 관동팔경 두 번째 망양정을 만나 망양정으로 올라섰다.

숙종 임금님이 관동팔경의 그림을 보고 이곳 망양정이 가장 좋아 보인다고 “관동제일루”라는

현판글씨를 친히 쓰셔서 하사했고 직접 오셔서 보기도 하였다는 곳이다.

그 명성에 걸맞게 정자로 오르니 동해 큰 바다가 솔 숲 너머로 펼쳐지고

성류굴 앞을 지나 동해로 흘러드는 왕피천과 그 넘어 백사장이 절경을 보여준다.

주변의 산책로도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어서 높이 걸어 올라온 것이 아깝지가 않다.

울진군 읍내로 들어가기 위해 왕피천을 돌아 넘어간다.

다리를 건너자 마자 바로 울진 엑스포 공원이 있어 공원 안으로 걸음을 옮긴다.

공원도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고 국화 전시회를 하는지 여러 모양의 국화가 가을을 담보한다.

국화는 가을에 가장 아름답다.

도톰한 입술 같은 꽃 잎 수백 개가 풍성하게 꽃대에 붙어 있어 항상 마음씨 좋은 누나 같지만

꽃을 받치고 있는 푸른 외줄기는 도도하다.

가을 아침 찬 공기 속에 만나는 국화는 더욱 도도하다.

울진 해수욕장 옆 도로의 소나무 가로수를 찬찬히 지나서 연어 다리로 들어선다.

양양에도 남대천이 있고 강릉에도 남대천이 있는데 여기에도 남대천이 있다.

양양과 강릉 모두 연어가 되돌아오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곳도 연어가 돌아오는 곳인 가보다.

그러니 연어 모양의 다리가 있지.

다리 위에는 연어 두 마리가 있는데 연어 꼬리로 들어가 입으로 나오고 다시 입으로 들어가

꼬리로 나오는 모양이다.

3곳 모두의 공통점은 태백산맥에서 시작하여 동해로 흐르고 이름은 모두 남대천이고

연어가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바다에서 만난 연어들이 “나는 경상도야. 넌 강원도구나” “난 북쪽이고 넌 남쪽이지”하며

지역감정을 가지고 우리처럼 바보같이 싸우지는 않겠지 하는 걱정을 하는 내 머리 속 생각에

실소가 난다.

연어다리를 건너 해파랑길 이정표로 가파른 산길로 들어섰다.

무리할 필요 없이 돌아가면 되겠지만 무작정 둘이 올라가버렸다.

깔딱깔딱 코스를 넘어서니 눈을 즐겁게 하는 풍경이 솔 숲 사이로 보인다.

하얀 거친 파도가 울진 해수욕장을 덮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산길을 내려와 공세항을 거쳐 조금한 울진항을 지나 새로 놓인 길을 따라

연지리 대나리항에 도착하여 장정을 마친다.

요즘 부쩍 머리에 이 단어가 맴돈다. “꼰대”

몸도 마음도 늙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더욱 많이 생각이 든다.

난 꼰대가 싫다.

나에게 꼰대의 모습이 보인다면 언제 어디서나 “꼰대 짓 그만하지” 라고 큰소리로 말해줘 친구들.

그리고 다짐할게 처음으로 친구들을 만났을 때처럼 친구들에게 양보하고 배려하고 최선을 다 할게. 그리고 매력적인 사람으로 맛도 있고 멋도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게.

언제 어디에서도 내가 지금의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꼭 나한테 말해줘, 그럼 바로 고칠게.

그리고 우리의 행복한 미래를 계속 이야기 할게.

그래서 그 미래가 과거가 됐을 때도 그 과거를 생각하며 웃으며 대화 할 수 있게 노력 할게.

[black bat]

오늘의 교훈 : 나도 꼰대가 되지 말자!

[김동주]

우리는 서로에게 많이 부족했었구나,!글을 읽다보니 친구들에게 미안해지고 눈물도나고,,,그래 우리는 꼰대가 되지말고 곱게 늙어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