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시 / 이하석
선 바다 가라앉은 돌
달빛이 어루만지네
돌은 눈 떠서 높은 수면을 노래하네
구르네, 바닥 구르네
달빛 어룽진 채
떠오르네
산길 / 이하석
가네 가네 산 첩첩 가시덤불 우거져도
뚜벅뚜벅 헤쳐서 도의 길 열어가네
이월의 시금치밭같이
파릇파릇 돋는 길
밥1 / 이하석
오셨소?
내려 놓고 밥상부터 받으소
구절양장 밟아 왔으니 얼마나 허기진가
앞날이 만 리 길이니 배부터 채우소
밥2 / 이하석
거룩할손 밥 한 그릇
이 뜨신 훈김이여
우리 모두 밥 의지해 태어난 것 아니냐
으랏차 한울님들아 같이 한술 뜨시게나
길 / 이하석
고샅길 빠져나와 구절 구절 묏길로
뒷길도 밝히고 앞길조차 밝히며
가시네 보따리 할배
큰일 내려 가시네
봉기 / 이하석
개혁이여 펄펄 끓는 민중의 꿈이여
불의의 장애들 쳐서 뚫어 냄이여
센 불의 저항이 피운 후천의 세계여
우금치 / 이하석
또릿또릿 들꽃들 무참히 짓밟히네
끝내 일본군 관군 민보군의 잔혹이여
안간힘 제대로 떨쳐 피었다 진 영감의 땅
이하석 시인 시집 '해월, 길노래', '제15회 김만중문학상' 대상 수상 | 영남일보 | 백승운 기자 | 문화
이하석 시인<사진>의 시집 `해월, 길노래`가 `제15회 김만중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소설 부문 대상에는 황영경 소설가의 `미나카이 백화점이 있던 자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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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은 ‘제15회 김만중문학상’ 대상에 소설집 <미나카이 백화점이 있던 자리>의 황영경 소설가와 시집 <해월, 길노래>의 아하석 시인이 각각 선정됐다고 22일 밝혔다.
남해군은 지난 10월 11일과 18일 ‘제15회 김만중문학상 심사위원회’와 ‘제15회 김만중문학상 제2차 운영위원회’를 각각 개최하고 수상자 선정 작업을 마무리했다.
대상 이외에도, 소설부문 신인상에는 <빛을 걷으면 빛>의 성해나 소설가, 시·시조 부문 신인상에는 <여름에게 부친 여름>의 이호석 시인이 선정됐다.
소설부문 대상으로 선정된 황영경 소설가는 1959년 생으로 2002년 농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2년 경기문화재단 출판지원금에 선정되어 소설집 <아네모네 피쉬>를 출간했으며, 2015년 경기문화재단 전문예술창작지원에 선정되어 신작 모음집 <경계의 도시>(공저)를 펴냈다. 또한 신문칼럼 연재를 모아 산문집 <그 사람 그 무늬들>을 출간했다.
시·시조 부문 대상에 선정된 이하석 시인은 1948년 경북 고령에서 태어나 1971년 <현대시학>지 추천으로 등단했다. 시집 <투명한 속>, <김씨의 옆얼굴>, <우리 낯선 사람들>, <측백나무 울타리>, <금요일엔 먼데를 본다> 등을 펴냈으며, 대구문학상, 김수영문학상, 도천문학상, 김달진문학상, 김광협문학상, 대구시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이한 김만중문학상은 기존 공모 방법에서 벗어나, 추천위원회의 추천작품을 접수 받아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치는 2단계 과정을 도입해 문학상 제도의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소설 부문 심사에는 구모룡 교수·임우기 문학평론가가, 시·시조 부문은 이달균시조시인·이승하 교수가 참여했다.
유배문학과 남해문학 발전에 공로가 있는 이에게 수여하는 ‘유배문학특별상’은 ‘백시종’ 작가가 선정됐다.
남해군은 오는 11월 2일 남해군 남해유배문학관에서 시상식을 개최할 예정이며, 각 부문별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2천만 원, 신인상과 유배문학특별상 수상자에게는 5백만 원의 상금이 각각 수여된다.
한편, 남해군은 서포 김만중 선생의 작품 세계와 문학 정신을 기리고 유배문학을 계승해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하고자 지난 2010년부터 매년 김만중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