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서유기 [제63회]만수산 오장관 [中]
만수산에 대선은 옛벗을 머물게하고
오장관에서 오공은 인삼과를 훔치다.
오공은 은신법을 써서 동자의 방으로 몰래 들어가보니 방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두 동자는 인삼과를 먹은 다음 정전에 나가 삼장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공이 금막대기를 찿느라 사방을 휘둘러보니 창문위에 길이가 두자 가량되고
굵기는 손 가락 굵기만한 붉은 금막대기 하나가 걸려있었다.
끝은 바늘모양이고 한쪽 끝에는 구멍이있어 녹색 털실이 꿰어있었다.
"옳아 이게 금 막대기로구나."
금막대기를 벗겨내린 오공은 방을 나와 뒷쪽으로 돌아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안이 화원 이었다.
천하에 기화요초는 다 모인곳이라도 과언이 아닐정도의 선경이었다
오공은 화원의 아름다운경치에 취해 홀려있다가 또 문을 하나 발견하고
그것을 열고 들어가보니 그곳은 남새밭이었다.그곳에는 사철 야채와 약채가
골고루 심어져 있었다. 오공은 웃으며 혼자말로
"이들은 자기 먹을 것을 손수 가꾸는 도사들이구나"하고 말했다
남새밭을 지나니 또 문이 있었다.문을 열고 들어가니 한복판에 큰나무가 있었다.
가지는 진한 향기를 내뿜고 푸른잎은 울창한데 잎은 파초 같았다.
나무의 높이는 천자가 넘고 밑둥넓이는 일곱.여덟 아름이나 됨직했다.
오공은 나무 밑에서 위를 올려다 봤다
남쪽으로 뻗은 가지에 인삼과 하나가 매달려 있었다.
모양이 꼭 갓난아이 같았지만 엉덩이 쪽에 꼭지가있어 매달려 있었다.
마치 갓난아이가 손발을 놀리며 머리를 주억거리는 것같고
볼때마다 아기소리를 내는게 아닌가?
오공은 마침내 인삼과를 찿아내고 기뻐서 어쩔줄 몰랐다.
"아.이거 잘됐다 .아주 희한 한거야!"
그는 나무에 손을 걸고 재빨리 기어 올라갔다 .
과일 훔치는 일은 원숭이들의 주특기다. 그는 인삼과를 금막대기로 두둘겨보았다
그러자 과일은 우두득 소리를내고 떨어졌다. 오공은 제꺽 나무에서 뛰어내려
떨어진 과일을 찿았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있는지 보이지를 않았다.
"이상하지? 발이있으니까 걸을수도 있는지 모르지.
그러나 담을 넘지는 못했을텐데.....?"
응 ! 알았다 과수원 토지신이 손공이 먹는 것을 못마땅해서 가져간 모양이구나."
그래서 인을 맺으며 옴자 주문을 외워서 화원에 토지신을 불러냈다.
토지신은 오공에게 인사를 했다.
=뿅!=
"대성님 무슨 일로 저를 부르셨습니까?"
"이 손공은 천하가 다아는 도적이야! 일찍이 반도를 훔치고 어주를 훔치고
태상노군의 영단을 훔쳤지만 나한테 제몫을 나눠달라는 자는 아무도 없었어.
그런데 오늘 저 과일을 하나 따서 먹으려는데 네가 왜? 그걸갖느냐?
공중에 매달려있으니 나는 새도 제몫을 주장할수 있을게다.
이 손공이 하나쯤 따먹기로서니 그게 무슨 잘못이겠느냐?
내가 일찍 따놓은걸 어째 가져 갔느냐? 너도 공범하려는냐?"
"에구~! 대성 그건 천만에 오해십니다. 이 보물은 지선의 것입니다.
전귀선인데 어찌 가져갈수가 있겠습니까? 잠시 냄새를 맡을수있는
분복 조차 제게는 없습니다. 귀신이 재물 가져갔다는 말 들어보셨는지요?"
"네가 안가져 갔다면 떨어진 과일이 어째 안보이느냐?"
"대성은 이보물이 삼천년만에 한번 꽃이 피고 삼천년만에 열매를 맿고
다시 삼천년이 지나야 열매가 익습니다.
일만년이 지나야 겨우 삼십개 정도의
열매를 얻을수 있지요 만약 인연이 있어서 냄새만 맏아도 삼삼백 육십년을 살고
하나를 먹으면 사만 칠천년을 살수가 있답니다.
다만 오행에 따라서 따고 먹어야 합니다."
"야! 첨지의 엄청난 뻥이다 그런게 어딧냐?"
"요녀석 입다물고 가만있거라.! 오행을 다른다고? 그게무슨말이지?"
"이 과일은 금을 만나면 떨어지고 목을 만나면 시들고 수를 만나면 녹아버리고
토를 만나면 들어가 버립니다.
그래서 딸때는 금으로 된 연장으로 따서 비단을 깐 그릇으로 받아야합니다.
만약 나무그릇으로 받으면 말라서 장수할수가 없습니다.
먹을대는 자기에 넣고 맑은 물로 녹여서 먹습니다.
그 과일을 맨땅에 떨어뜨렸으니 들어간게 틀림없습니다.
"응 틀림없겠다. 내 실수다 넌 이제 돌아가도 좋다~!"
토지신은 자기의 묘로 돌아갔다.
오공은 한가지 꾀를 생각했다. 나무위로 올라가서 한손으로 금막대기를쥐고
한손으로는 직탈의 앞자락을 벌려 보자기처럼 벌리고 가지를 헤쳐 세개를 따담았다
그리고는 나무에서 내려와 곧바로 주방으로 돌아왔다.
"형! 정말 그거 있었어?"
"응 이거야. 이손송이 멋지게 따왔지 하지만 이걸
오정이몰 래 먹을순 없어 오정일 불러와"
팔계가 오정일 주방으로 불러들였다.
"오정이 여기로 얼른와!"
오정인 짐을 옮겨놓고 주방으로 뛰어와 물었다.
"형. 왜 불렀어?"
오공은 앞자락을 펼쳤다.
"오정 이게 뭔줄아냐?"
"인삼과지?"
"응! 제법이구나! 넌 알고 있었어? 먹어본적있었냐?"
"먹어본적은 없었지만 옛날 권렴대장을 하고있을 무렵에 난여를 호의해 반도회에 갔을때
해외에 신선들이 왕모의 생일잔치에 따가지고 온것을 본일이 있었지
보긴했어도 먹어보진 못했어 형! 나도 좀 먹게해줘."
"더 말할게있나 우리 형제들이 하나씩 나눠 먹자."
이래서 세사람은 하나씩 나누어 먹었다. 팔계는 배도 크고 입도 컸다
그는 아가 동자들이 먹을때 침을 흘렸는데 지금 망서림없이 집어들고 한입에
씹지도 않고 꿀껏 삼켜버렸다. 그리곤 도리어 오공과 오정에게물었다
"지금 먹는게 뭐야?"
"인삼과지!"
"맛이 어때?"
"형! 이왕 식충이 구미를 당기게 했으니 하나 더 따줘
이번엔 천천히 맛을 볼테니 ."
"이 욕심꾸러기 이것은 쌀밥이나 밀가루 음식과 달라서 배부르게
먹는게 아니다 일만년 동안 겨우 서른개가 열린다는데
진귀한 과일을 하나만 먹은 것도 대단한거야 그거 하나면 됐다 됐어"
오공은 일어나서 금막대기를 저쪽방 창문구멍으로 집어 넣고는
다른방으로 가버리고 그 이상 팔계를 상대하지 않았다
팔계가 뾰로퉁해서 투털대고 있을때 두동자가 다시 방으로 차를 가지러 왔다가
"인삼과를 한개 더 먹었으면 좋겠다느니 시원치가 않다는 팔계의 소리를 들었다"
"얘.명월아! 들었니? 입이 뾰족한 중이 인삼과를 하나 더 먹고 싶다고 말하고 있잖아.
스승님이 떠나실 때 삼장의 제자들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씀 하시더니만
어쩌면 저것들이 우리 인삼과를 훔쳤는지도 몰라.
명월이 뒤를 돌아다보고 말했다.
'형. 큰일이야 금막대기가 왜 땅바닥에 있을까? 얼른 과원으로 가보자"
둘이 황급히 가보니 과원의 문이 열려져 있었다.
"이 문은 내가 분명 닫았는데 왜 열려져 있을까?"
청풍이 서둘러 과원을 지나가니 남새밭에 문도 열려있는것이 아닌가.?
급히 인삼원으로 들어가 나무에 열려있는 열매를 세어보니 아무래도
스물 두개밖에 없다. 명월이 입을 열었다.
"계산을 해보자!"
"그래! 네가 말해보렴"
"인삼과는 본래 서른개가 있었는데 스승님이 과원을 열었을때
두개를 잡수셨다. 그러니 스물 여덟개. 아까 두개를 따서 삼장에게 주었으니까
스물 여섯개가 있어야 맞는데 ! 지금 스물두개밖에 없으니 네개가 모자란다.
이건 틀림없이 저 악당들이 훔쳤어 좋다! 삼장에게 가서 따지자!"
둘은 과원문을 나서자 선걸음으로 정전까지 삼장을 손가락질하며
까까중이니. 악당이니. 좀도둑이니 . 하며 갖은 욕설과 불평을 터트렸다."
듣고있던 삼장도 참지를 못했다.
"선동들! 도대채 왜들 그러시요? 할말이 있으면 차근차근 할것이지
대뜸 욕부터 하다니 이게 무슨짓이요?"
청풍이 제꺽 말을 받았다
"당신은 귀머거리요? 그래 내말을 못알아 듣는다는 말이요?
당신이 인삼과를 훔쳐 먹고도 나더러 욕을 한다고?"
"아니? 인삼과라는 것이 대체 무엇인데 그러시요?"
"아까 당신이 갓난아이 같다며 안먹은거 그거야!"
"나무아미타불! 그거라면 난 보기만해도 기겁을 할 지경이었는데
어찌 그런것을 훔쳐먹었겠소? 굶어 죽는한이 있어도 난 그런걸 먹지 않을것이요.
증거도 없이 남을 그렇게 함부로 의심하면 않되오!"
청풍이 다시 따지고 들었다.
"당신은 안먹었어도 제자들은 훔쳐먹었는지 모르지!"
"흥! 딴은 그럴수도 있겠지 ! 제발 떠들지마시요. 내가 물어볼테니까.
만약 인삼과를 훔쳤다면 배상을 하게하지."
명월이 말했다.
" 배상? 그건 돈이있어도 못 사는것이요!"
"그것이 얼마나 귀한것인지는 모르나 옛말에도 인의는 중천금 이라 하지 않았소?
그애들 더러 사죄하라 하겠소 하지만 반드시 그애들이 그랬는지는 모르는일이요"
"아아니! 그자들이 아니면 누가 그랬겠어요?
한녀석이 나누는것이 불공평하다고 저쪽에서 불평하고있는것을
똑똑히 들은 걸요"
이래서 삼장은 소리를 질렇다.
"애들아 다 이리들 오너라!"
"이거 정말 창피하게 됐군 하잖은 음식이지만 만일 우리가 훔쳐먹었다고
자백하면 체면이 말이 아니야 어차피 이렇게 됬으니
시치미를 떼는수밖에 없다 알겠느냐?"
이말에 팔계도 동의를했다 .
"알겠어 그래 그러는게 좋아"
그들은 주방을 나와 정전까지 나갔다.
오공을 비롯한 형제 세사람이 정전으로 와서 삼장에게 말했다.
"스승님! 진지가 거의 다 되가는데 무슨일로 부르셨습니까?"
"제자들아! 밥이 다되었는지 물으려고 부른게 아니다.
이 관에는 어린애처럼 생긴 인삼과라는 과일이 있는모양인데
너희들중이 누가 그것을 훔쳐 먹었느냐?"
팔계가 이말을 받았다.
'전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런것은 본일도 없구요!"
"웃는 저자가 틀림없어 .저 웃고있는저자가".
"이 손공은 날때부터 웃는 낯이다. 그 뭐라는 과일이 안보인다 해서
내가 웃어서는 않된다는 법이 어디있어?
삼장이 점잖게 오공을 타일렇다.
"오공아 성내지 말아라. 우리는 출가한 중이 아니냐.
거짓말을 하거나 음식을 훔쳐먹는 일은 좋지 않은 일이야.
만약 그 과일을 먹었다면 사과해야 한다.
한일을 안했다고 잡아떼는것은 좋지못해."
오공은 스승의 말씀이 옳다 생각하고 이실직고했다.
"저에게는 아무런 허물도 없습니다.
실은 저 두동자가 먹는 것을 팔계가 옆방에서 듣고 먹고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세개를 따와서 하나씩 먹었는데
그걸 지금에 와서 어쩌라는 것 입니까?"
명월이 발끈했다.
"네개나 훔치고는 왜? 자기는 도둑놈이 아니라고 하느냐?"
이번엔 팔계가 나섰다.
"아미타불 형은 네개나 훔치고 세개밖에 안내놨구나.
그럼 슬쩍 미리 채버린게지."
팔계는 오공에게 덤터기를 씌우면서 대들었다.
동자들은 이들이 훔친 것이 사실임을 확인하고 점점 더 화를냈다.
이를 악물고 눈을 부릅뜨고 있던 오공은 분을 참다못해 이렇게 생각했다.
'이 동자 녀석들이 정말 밉살스럽게 노네 이처럼 성질을 건드리는데
가만히 있을수없지. 근절법을써서 아예 아무도 먹을수없게 해야지."
오공은 머릿뒤에 털 한개를 쑥뽑아서 선기를 불어놓고
"변해랏"
속으로 외쳐 둔갑한 가짜 오공을 오정과 팔계 사이에 세워두어
그것이 삼장을 모시면서 동자의 욕설을 듣게하고
자기는 구름을 타고 인삼원으로 갔다.
인삼원에 도착한 오공은 여의봉을 꺼내서
산이라도 움직일 뜻한 힘으로 인삼과 나무를 후려쳐서 넘어드렸다
잎이 떨어지고 가지가 부러지고 뿌리도 땅에서 뽑혔다.
도인은 아쉽게도 초환단을 얻을수 없게 된것이다
드디어 사고뭉치 오공.오능 오정 삼형제가 일을 벌렸구만
닭 잡아먹고 오리발을 내자고 합의를했는데 먹보팔계가 배신을했고
승질드러운 오공이 사고를쳤으니 어떻게 이난관을 헤쳐나갈지
다음편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