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책소개를 원영쌤한테 받았는데...
쉽게 생각하면 됐을 것을..
인생의 책을 소개해야 되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가 이제서야 글을 올려봅니다. ^^;
늦은만큼 그대신 많이~~ 쓸께요.
요즘 한달 넘게 코로나로 외식을 끊고 삼시세끼 집밥을 하다보니,
마트의 가공식품을 섭렵해가며 (풀무원의 노엣지피자, 마니커 바사삭치킨은 이번에 발견한 맛있는 음식!, 한살림의 곤드레나물밥은 가끔 먹는 색다른 밥),
각종 피자,치킨, 만두, 핫도그로 냉동실을 채워놓고 먹다가
매일 나오는 비닐쓰레기의 양과 남는 시간에 놀라서
저는 자급자족 생활에 잠깐 빠졌었는데요. ㅎㅎ
새싹기르기, 콩나물기르기를 하다 생애 첫 배추 1망을 사서 들고와 첫날 절이고 힘들어서 내일 담아야 겠다 하고 씻어놓고 잤는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배추가 살아났다는 놀라운 전설이..
그리하여 또다시 절이기를 하고, 이틀만에 드디어 백김치, 오리지널 김치를 완성하였네요. ^^;
생애 첫 김치를 만들어보고 든 생각은
아.. 김치도 밥처럼.. 실패하지는 않고 되긴 되는 구나.
밥도 물의 양에 따라 진밥,꼬들밥 등이 달라지지 밥은 되잖아요. 김치도 잘 되더라고요. ㅎㅎ
근데, 전 첫번째 요리의 행운이 작동하여(첫번째는 성공하고 두번째 요리는 실패하는 징크스)
무척 맛있게 잘 되어서 친정집에도 갖고가 자랑했답니다. ㅎㅎ
백김치는 새우젓을 끓여서 국물을 넣고, 배즙,멸치액젓을 넣고 오리지널 김치는 고추가루,새우젓,멸치액젓을 넣는 거였어요.
그 뒤 순두부도 집에서 만들어 간장뿌려 먹고 무척 대만족하고 자급자족은 이제 쉬는걸로(팔이 너무 아파서..).. ㅎㅎ
이번에 어떤 책을 소개할까 생각하다가
핸드폰 사진( 마음에 드는 책 표지나 보고싶은 책을 캡쳐 해놓아서)을 뒤적여가며 옛생각에 다시 빠져드니 행복해지더라고요.
그림책이란 추억과 같은 건가 봐요.
책 표지만 봐도 내용으로 쏙 빠져들어 미소짓게 하네요.
Best 10 프레드릭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프레드릭. 콜라주 기법으로 종이를 오려붙여 깔끔한 느낌의 그림책.
다른 쥐들이 추운 겨울을 위해 양식을 모아 나를때 프레드릭은 색깔과 햇살을 모으고
먹을 식량이 다 떨어진 겨울을 따뜻한 햇살로, 다양한 상상의 향연으로 친구들을 버티게 해준다.
읽다보면 나의 마음도 따뜻한 햇살로 가득차고 다양한 색으로 가득 차 가만히 눈을 감아보게 된다.
프레드릭의 명장면은 마지막 장면이 아닐까 싶다. 친구들이 "프레드릭 너는 시인같아"라고 말했을 때 프레드릭은 볼이 빨개져서 수줍게 말한다.
"나도 알고 있어"
Best 9 이 사슴은 내거야!
정은영쌤이 수요모둠에서 소개해주신 책~!
지오에게 사슴이 생겼어요. 지오는 사슴에게 착한 애완동물이 지켜야 할 규칙을 알려주고 <멋진뿔>이라는 이름도 지어 줬어요. 사슴은 때로는 잘 지켰어요(지오의 귀여운 착각이 시작되지요 ^^). 음악 들을 때 조용히하기(먹이를 먹느라고), 비올 때 그늘 만들어주기(사슴은 그냥 서있었을 뿐인데.. ^^). 지오는 사슴과 같이 해보고 싶은게 너무 많아요.
그러던 어느날 한 할머니가 이 사슴을 보고 반가워하며 "브라우니, 돌아왔구나~" 하는 거에요. 아니에요. 이 사슴은 내 사슴이고 이름은 <멋진뿔>이라고요.. ㅠㅠ 누가 진짜 사슴의 주인일까요?
Best 8 내 이름은 자가주
1세부터 100세까지 읽는 마루벌 그림책 <내 이름은 자가주>. 어느날 한 부부에게 선물상자가 배달됩니다. 풀어보니 너무 예쁜 아기가 들어있어요. 둘은 아이를 사랑해주며 열심히 키웠죠. 하루는 일어나보니 코끼리로 변해 이것 저것을 밀치며 망가뜨렸어요. 다음날은 일어나보니 멧돼지로 변해 온 집안을 진흙 투성이로 만들었고, 어느날은 예측할 수 없이 하루에도 여러번 변신을 하였어요. 제발 하나로만 있어줄래? 대머리독수리, 이상한 털복숭이 ... 그러다 어느날 예의바르고 말끔한 청년으로 변신해 "어머니,아버지, 식사하세요" 라고 하지 뭐에요? 그 청년은 여자친구도 사귀고 예쁜 사랑을 키우다 부모님께 소개하러 오랜만에 집으로 들렀어요. 그런데.. 부모님 집에 있었던 것은... 뭘까요? ^^ 한번 읽어보세요. 너무 재미있는 책이에요.
Best 7 할머니의 여름휴가
안녕달 작가는 그림책 곳곳에 유쾌한 그림을 넣어서 책이 재미있어요.
첫 장면 - 딸깍딸깍 오래된 옛날 선풍기의 버튼 하나가 고장났네요.
바다에 다녀와 까맣게 탄 손자가 할머니네 집에 옵니다. 바다에 갔다왔다며 다음에는 같이 가자고 합니다. 딸이 할머니는 힘드셔서 못가셔.라고 하자. 손자가 뿔소라를 선물로 줍니다.
손자와 딸이 돌아가고 뿔소라에서 게 한마리가 나와 돌아다니자 강아지가 왈왈 거리며 쫒아다니고 강아지는 게를 쫒아 뿔소라로 쏘~옥!
하얀 피부의 할머니는 오래된 꽃무늬의 원피스수영복, 양산, 수박 반통을 들고 뿔소라 속으로 뒤늦은 여름휴가를 갑니다.
거기에서 어떤 멋진 일이 벌어질까요?
Best 6 프란츠이야기
아이가 1학년때 학교가기 싫다고 해서 검색하다 찾아낸 프란츠이야기. 단숨에 프란츠의 귀여움에 빠져버렸어요.
프란츠는 남자아이인데, 1권 사내대장부에서는 곱슬머리와 발그스레한 뺨, 뽀얀 피부 덕분에 예쁘다는 소리를 들으며 여자아이로 오해받는 이야기가 나와요. 프란츠는 그걸 몹시 싫어해 흥분하면 새된 목소리가 나와 말도 잘 못해요. 2권에서는 그 고민으로 머리를 빡빡 깍고서는 심술쟁이가 된 이야기가 나와요. 13권에서는 키가 작다는 이유로 소년축구단에 못 낀 프란츠는 소녀축구단에 들어가게 되는데, 엉뚱한 아이 프란츠가 7살부터 성장하며 겪는 에피스도로 또래 아이들의 고민이 잘 담겨있어요.
Best 5 수박수영장
색연필로 쓱쓱 그려 따뜻한 그림책.
수박수영장은 서걱서걱, 쓱쓱, 찰박찰박, 휙, 읏싸, 음.. 이런 의성어 의태어가 가득한 책. 말소리가 재미있는 책이에요. 옆 동네 코코넛 수영장도 개장 했다는데 수박수영장도 개장할 때가 됐지?
타닥타닥 온 동네 아이들이 뛰어온다. 으갸갸갸, 끼야~ 벌써부터 기대에 찬 아이들 소리.
수박을 엄청 크게 그려 온 동네 아이들이 사다리를 타고 수박수영장으로 올라간다.
튜브를 끼고 수영장으로 뛰어 들어가면 뽁~
서걱서걱 여럿이서 발로 다져 수영장 물을 만든다. 신나게 놀다 햇빛이 뜨거워지면 구름아저씨가 온다...
Best 4 아나톨의 작은 냄비
어느날 아나톨 앞에 작은 냄비가 떨어져요. 아나톨은 냄비를 끌고 다니느라 다른 친구들 처럼 잘 뛰지도 못하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지도 못해요. 다른 사람들은 아나톨 보다 냄비가 더 크게 보이나봐요. 이상하게 생각하지요. 상처받은 아나톨은 결국 냄비를 뒤집어 쓰며 숨어요. 똑똑똑, 나도 냄비 있는데. 어느날 아나톨을 이해하는 한 어른을 만나게 되며 아나톨은 냄비를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답니다. 냄비안에 꽃을 넣어다니며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수도 있고, 가방에 넣고 다니며 친구들과 어울려 놀 수도 있어요. 아나톨은 여전히 사랑스러운 그냥 아나톨이었어요. 나에게도 파란 줄무늬 냄비가 있을 수 있고, 당신에게도 보이지 않는 냄비가 있을 수 있어요. 우리는 서로 이해하고 품어줄 때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죠. ^^
Best 3 이게 정말 나일까?
유쾌한 책을 많이 쓴 요시타케 신스케의 책 <이게 정말>시리즈. 최근에 <이게 정말 마음일까?>가 나와서 주문하고 기다리는 중이에요~^^
숙제,심부름,방청소 등 하기 싫은 게 많은 지후는 집에가는 길에 로보트를 한 개 사서 집에 가는 동안 '나'에 대해 설명해 줍니다.
오늘부터 너는 가짜 내가 되는 거야!
나는 이름과 가족이 있어.
겉으로 보면 이런 모습이야.( 매일 아침 머리에 까치집이 생긴다. 싫증을 잘 낸다. 양말에 구멍이 자주 난다...)
좋아하는 것(할머니, 삽 등)과 싫어하는 것(숙제,목도리 등)이 있어.
할 수 있는 일(피망만 쏙쏙 빼놓는 것 등)과 할 수 없는 일(계란 잘 깨는 것, 솔직하게 사과하는 것 등)이 있어.
나는 흔적을 남겨.. (어이구..어지른 모양새를 보니 지후 짓이네. ㅋㅋ)
나는 인기 짱인 것 같아. 내 주변 사람들의 머리속에도 내가 하나씩 들어있는 것 같아.
엄마 - 고집 세고 말 안 듣는 큰아들이에요.
남동생 - 장난감 안 빌려주는 형이에요..
...
과연 로봇은 집에 도착해서 완벽하게 지후인 척 할 수 있을까요?
Best 2 마법의 여름
여름방학이면 한번씩은 꼭 찾아보는 마법의 여름책.
시내에 사는 형제는 맞벌이 부모님이 집에 없는 여름방학을 무료하게 보내다 시골로 놀러오라는 외삼촌의 연락을 받습니다. 엄마를 졸라 드디어 시골로 고고~
아이들을 본 외삼촌은 희멀겋군, 하더니 머리를 시골아이들처럼 빡빡 밀어줍니다.
시골아이들과 함께 나무타기를 하다 미끄러져 팔다리가 까져 따끔따끔,
숲으로 냇가로 잠자리를 잡으러 갔는데, 피부가 하얀 형제들만 모기가 엄청 물죠.
냇가에도 빠지고 소나기도 맞고 진흙에도 빠졌는데,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죠. 소나기는 하늘에서 뿌리는 샤워 같았고, 진흙은 자꾸만 더 밟고 싶어졌어요. 혼나겠다 생각하며 집에 돌아왔는데, 잘 놀다왔니? 라는 말만 하시죠. 밥맛은 꿀맛입니다.
할 줄 아는 게 점점 많아지는 형제. 어느날 동생은 무서운 꿈을 꾸고 엉엉 우는데..
Best 1 두더지의 소원
함박눈이 내린 어느날 두더지는 눈을 굴리며 버스정류장으로 갑니다.
눈덩이를 가지고 버스를 타고 싶지만, 곰 버스를 운전하는 곰아저씨는 눈덩이는 안된다고 하죠.
다음 버스를 기다리며 두더지는 커다란 눈덩이를 곰으로 변신시키죠. 여우기사 아저씨는 커다란 곰 눈을 알아보고 안된다고 하죠.
다시 두더지는 눈덩이를 작은 곰으로 변신시키고 해질 무렵 안경을 쓴 사슴기사 아저씨는 추운데 어서 타라~ 라고 말합니다.
추운데 떨다가 버스에 탄 두더지는 자꾸만 눈이 감겨요.. 꾸벅꾸벅 졸다 눈을 뜨니 친구는 사라지고..
속상한 두더지는 집으로 와서 할머니 품에 안겨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합니다.
다음날 할머니가 친구가 찾아왔다고 나가보라고 하는데..
화면 가득 하얀 눈과 따뜻한 불빛, 귀여운 두더지가 저의 마음을 녹여줘 말랑말랑하게 해주는 그림책이에요.
보고 있으면 너무 힐링되고 따뜻해져 제일 좋아하는 그림책이랍니다. ^^
여러분도 한번 읽어보세요~~~~.
첫댓글 <할머니의 여름휴가>에서 딸이라고 하셨네요..?
전 그 책을 읽으면서 며느리라고 생각했었는데..ㅎ
반찬만 냉장고에 넣어주고 바로 가더라구요..
혼자 남은 할머니만 소라 속 휴가를 가시고...
편견이겠죠?ㅋ 그림책 소개를 쭉 읽으면서 이 그림책에서 그 장면이 생각나 민망한 웃음이 빵~~ 터졌어요~~~ 저희 집 책장에도 꽂혀있는 이 책을 다시 읽어봤습니다.. 여전히 며느리 같다는 ㅎ
며느리인가.. ㅋ
전 신랑없인 시댁에 안가서 딸이라고 생각했네요. ㅎ
10권이나 되는 책추천에 깜짝 놀랐어요~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바사삭치킨...ㅎ 저도 애정하는 식품인데, 여기서 보니 반갑네요ㅎㅎㅎ
앗. 좋은거 혼자 많이 드셨었군요~^^
우리집 에어후라이기엔 12조각밖에 안들어가서 아쉬워요.. 모자르던데.. ㅎ
공기로도전해지는현정선배의책사랑 삶사랑~찐하게느껴집니다 회원들모두건강하세용
언화쌤도 건강히 잘 지내시지요~^^
언화쌤의 밝은 목소리가 그리워지네요~
맛난 먹거리도 추천해주시고 애정하는 책들도 꼼꼼하게 적어주셨네요. 두더지의 소원 저도 좋아하는 책이예요. 읽을때마다 가슴이 따뜻해진다는 ㅎㅎ
저절로 미소짓게 하는 책이에요~^^
오앙~~~정성 가득! 책추천 말고도 이런 먹거리 추천 너무 좋아요~~이진 뭘 먹지 하는 순간 한 줄기 빛같다는! ^^
베스트10! 까지. 순위 안의 책들이 다 좋아 고개 끄덕여보구요💕
정성스러운 글 감사드려요.
저도 맨날 고민이네요~
빨리 외식도 하고 돌아다닐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래요~!!
역쉬 실천의 여왕이세요 ㅎㅎㅎ
선배님이 만든 김치 맛보고싶네요~
10권의 책소개도 놀라웠어요 ㅎㅎ 건강히 잘 보내세요 ^^
감사해요~ 애경쌤도 건강히 잘 지내시고 코로나 끝나고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