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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거지상무중니(奔車之上無仲尼)
질주하는 수레에는 공자가 없다.
마구 달리는 수레 위에는 공자(孔子; 仲尼)가 없다는 뜻으로, 군자는 위태로운 것에 가까이 하지 않는다는 비유의 말이다.
奔 : 달릴 분(大/5)
車 : 수레 거(車/0)
之 : 갈 지(丿/3)
上 : 윗 상(一/2)
無 : 없을 무(灬/8)
仲 : 버금 중(亻/4)
尼 : 여승 니(尸/2)
출전 : 한비자(韓非子) 안위편(安危篇)
유교의 시조요, 성인으로 추앙받는 공자(孔子)는 이름이 구(丘), 자가 중니(仲尼)다.
마구 달리는 수레 위(奔車之上)에는 공자가 없다(無仲尼)는 말만 떼어놓고 보면 여러 가지로 해석이 가능한 재미있는 문구다.
이어지는 구절엔 백이(伯夷)가 등장한다. 그는 아우 숙제(叔齊)와 함께 주(周)나라의 전설적인 충신이다. 뒤집히는 배 아래에는 백이가 없다(覆舟之下無伯夷)란 말이다.
마구 달리는 말이나 뒤집히는 배는 위험하다. 그래서 성현은 위험한 곳에 있지 않는다고 본다. 앞도 내다보고 추이도 잘 생각하는 이들이 위험한 곳에 가지도 않고, 상황을 만들지도 않을 것은 당연하다.
급박한 상황 아래서는 아무리 점잖은 사람이라도 평소에 보여주던 인성을 잃어버린다는 각박한 해석도 한다. 바쁠 때에는 학문을 할 수 없고, 위태로울 때는 의리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난에 처하면 생존본능 앞에 도덕군자도 무너진다. 세차게 달리는 수레 위에서는 공자가 없고, 뒤집히는 배 아래서는 백이가 없다고 본다.
주마간산(走馬看山)의 뜻으로 보는 것도 재미있다. 달리는 수레 위에서는 공자도 없다. 아무리 공자와 같이 모든 것에 통달한 인물이라도 달리는 수레 위에서 주변의 사항을 다 알 수 없다. 바쁜 세상 느긋이 갈 줄도 알아야 돌아가는 이치도 알고 인생의 참맛을 느낄 수가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의 출처는 한비자(韓非子)의 안위(安危)편이다. 중국 법가(法家)의 확립자 한비(韓非)는 나라를 평안하게 하는 방법과 혼란스럽게 하는 행동을 나열하고 나라를 안정시키려면 일정한 기준을 세워야한다고 주장한다.
성어가 나오는 부분을 보자. 천하 사람들이 규범을 따르고 법령에 따라 살아가면 사직은 탄탄하고 나라는 오래도록 평안할 것이라며 이어진다.
어지럽게 질주하는 수레에는 공자가 없고, 뒤집히는 배 아래에는 백이가 없다. 그래서 호령은 나라의 배나 수레와 같은 것이다(奔車之上無仲尼, 覆舟之下無伯夷. 故號令者國之舟車).
나라의 법령이 어지러우면 지혜롭고 청렴한 사람이 나오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한비자는 나라의 안정이 법률에 의거해 옳고 그름이 명확해야 하는 데서 온다고 일관되게 주장한다. 그래야 현인이 나올 수 있다고 하지만 그러한 사람이 많으면 나라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을 것임도 분명하다.
어떻게 해석하든 앞날의 큰 일이 닥쳤을 때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국민들의 지혜를 모으는 것도 중요하다.
▶️ 奔(달릴 분)은 ❶회의문자로 고자(古字)는 夭(요; 사람이 달리는 모양)와 세개의 止(지; 발)의 합자(合字)이다. 사람이 양손을 흔들며 달리는 모양인 글자로 힘차게 계속하여 달린다는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奔자는 '달리다'나 '급히 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奔자는 大(클 대)자와 卉(풀 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奔자의 금문을 보면 팔을 좌우로 휘두르며 달리는 사람과 아래로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止자가 여러 개 그려진 것은 매우 바삐 달려가고 있음을 표현한 것이다. 소전에서는 止자가 艸(풀 초)자로 바뀌었고 해서에서는 이것이 다시 卉자로 표현되면서 지금의 奔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奔(분)은 ①달리다 ②급히 가다 ③빠르다 ④향해 가다, 급히 향해 가다 ⑤달아나다, 도망쳐 내닫다, 패주(敗走)하다 ⑥도망(逃亡)가다 ⑦예를 갖추지 않고 혼인(婚姻)하다 ⑧야합(野合)하다, 공서(共棲)하다 ⑨빨리 ⑩유성(流星)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달릴 주(走), 달릴 치(馳), 달릴 빙(騁), 달릴 취(驟), 몰 구(驅)이다. 용례로는 이리저리 바쁨을 비유하는 말을 분주(奔走), 매우 바쁨을 분망(奔忙), 달려가서 알림을 분고(奔告), 물건값이 갑자기 뛰어 오름을 분등(奔騰), 물건값이 갑자기 내림을 분락(奔落), 힘차게 내달림으로 거리낌이나 얽매임이 없이 제멋대로 임을 분방(奔放), 뛰어서 도망함 또는 제 마음대로 행동함을 분일(奔逸), 지지 않으려고 몹시 다투는 일을 분경(奔競), 내달리듯 빠르고 힘차게 흐름을 분류(奔流), 빨리 닫는 말을 분마(奔馬), 임금의 명을 받들어서 바삐 돌아다님을 분명(奔命), 달아나 뿔뿔이 흩어짐을 분산(奔散), 먼 곳에서 어버이의 죽음을 듣고 집으로 급히 돌아감을 분상(奔喪), 세게 쏟아져 나옴을 분출(奔出), 세찬 물결을 분파(奔波), 달려가서 위로의 인사를 함을 분위(奔慰), 도망하여 숨음을 분닉(奔匿), 달려 가서 문안이나 위문을 드림을 분문(奔問), 패하여 달아남을 분붕(奔崩), 어쩔 줄을 모르고 허둥지둥 뛰어다님을 분황(奔遑), 기운차게 물이 흘러 들어감을 분주(奔注), 어떤 일을 꾀하여 미친 듯이 날뛰는 것을 광분(狂奔), 앞을 다투어 달림을 경분(競奔), 놀라서 달아남을 경분(驚奔), 힘차게 내달림을 방분(放奔), 빨리 달아남을 쾌분(快奔), 도망하여 달아남을 출분(出奔), 천둥소리가 퍼지는 것처럼 빨리 달아남을 뇌분(雷奔), 뛰어서 달아남 또는 물가가 치솟아 몹시 오름을 등분(騰奔), 남녀가 야합함이나 음탕한 행동을 함을 음분(淫奔), 세력 있는 사람을 찾아 다니며 벼슬을 구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분경매작(奔競媒爵), 부산하게 바빠서 겨를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분주불가(奔走不暇), 동쪽으로 뛰고 서쪽으로 뛴다는 뜻으로 사방으로 이리저리 바삐 돌아 다님을 일컫는 말을 동분서주(東奔西走), 격식이나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행동이 자유로움을 이르는 말을 자유분방(自由奔放), 물결처럼 밀리고 오이덩굴처럼 갈라진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의 의논이 한결같지 아니하고 여러 갈래로 나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파분과열(波奔瓜裂), 바람에 물결이 밀리고 풀이 쓰러진다는 뜻으로 뭇사람이 시국의 형편이나 추세에 휩쓸려 따름을 이르는 말을 파분초언(波奔草偃), 여러 가지 생각이 아주 빠르게 잇달아 떠오르거나 연상 작용이 매우 빨라서 생각이 일정한 방향을 잡지 못하는 상태를 이르는 말을 관념분일(觀念奔逸) 등에 쓰인다.
▶️ 車(수레 거, 수레 차)는 ❶상형문자로 수레의 모양을 본떴다. 车(거/차)는 간자(簡字)이다. 부수로서는 수레에 관한 글자의 의미로 쓴다. 수레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서, 임금이 타는 수레를 의미했으나, 후대로 내려오면서 임금의 거동을 뜻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車자는 '수레'나 '수레바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참고로 車자에는 '차'와 '거'라는 두 가지 발음이 있다. 車자는 물건이나 사람을 싣고 다니던 '수레'를 그린 것이다. 수레는 무거운 짐이나 사람을 쉽게 이동하게끔 하는 수단이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획기적인 발명품이었다. 갑골문에 나온 車자를 보면 당시의 수레가 잘 묘사되어 있었다. 갑골문에서는 양쪽에 큰 바퀴와 상단에는 차양막이 함께 그려져 있었다. 후에 한자가 세로로 쓰이게 되면서 양쪽에 있던 수레바퀴는 단순하게 획으로 그어졌고 짐이나 사람을 싣던 곳은 田자로 표현되었다. 그래서 지금의 車자는 수레를 세로로 그린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처럼 車자는 수레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수레'나 '전차'와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車(거/차)는 (1)바퀴를 굴려서 나아가게 만든 운수 수단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기차(汽車), 자동차(自動車), 전차(電車) 등을 말함 (2)장기짝의 하나로 車자를 새긴 것으로, 한 편에 둘씩 네 개가 있다. 차 치교 포 친다. 제 마음대로 이리저리 마구 휘두름을 이르는 말.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수레 ②수레바퀴 ③수레를 모는 사람 ④이틀(이가 박혀 있는 위턱 아래턱의 구멍이 뚫린 뼈) ⑤치은(齒齦; 잇몸) ⑥장기(將棋)의 말 그리고 ⓐ수레(거) ⓑ수레바퀴(거) ⓒ수레를 모는 사람(거) ⓓ이틀(이가 박혀 있는 위턱 아래턱의 구멍이 뚫린 뼈)(거) ⓔ치은(齒齦; 잇몸)(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수레 가(軻), 수레 로/노(輅), 수레 량/양(輛), 가마 련/연(輦), 수레 여(轝)이다. 용례로는 임금이 타는 수레를 거가(車駕), 수레와 말을 거마(車馬), 물품 따위를 수레에 실음을 거재(車載), 수레 바퀴를 거륜(車輪), 비나 볕을 가리기 위해 수레 위에 친 우산 같은 덮개를 거개(車蓋),여러 가지 수레의 총칭을 차량(車輛), 차가 다니도록 마련한 길을 차도(車道), 차량의 사람이 타게 된 칸을 차간(車間), 도로를 주행 방향을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그어 놓은 선을 차선(車線), 승객이나 화물을 싣는 부분을 차체(車體), 차량을 넣어두는 곳을 차고(車庫), 수레는 흐르는 물과 같고 말의 움직임은 하늘을 오르는 용과 같다는 뜻으로 수레와 말의 왕래가 많아 매우 떠들석한 상황 즉 행렬이 성대한 모양을 일컫는 말을 거수마룡(車水馬龍), 차윤이 개똥벌레를 모았다는 뜻으로 가난한 살림에 어렵게 공부함을 이르는 말을 차윤취형(車胤聚螢), 차윤의 반딧불과 손강의 눈이라는 뜻으로 어려운 처지에서의 면학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차형손설(車螢孫雪), 수레에 싣고 말斗로 될 수 있을 정도라는 뜻으로 인재나 물건이 아주 많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거재두량(車載斗量), 수레와 고기가 없음을 탄식한다는 뜻으로 사람의 욕심에는 한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거어지탄(車魚之歎), 수레의 말은 살찌고 몸의 의복은 가볍게 차려져 있음을 이르는 말을 거가비경(車駕肥輕), 경험이 없는 말로 수레를 끌게 하려면, 먼저 다른 말이 끄는 수레 뒤에 매어 따라다니게 하여 길들여야 한다는 뜻으로 작은 일에서부터 훈련을 거듭한 뒤 본업에 종사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거재마전(車在馬前), 수레바퀴 자국과 말 발자국이라는 뜻으로 수레나 말을 타고 천하를 두루 돌아다니며 노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거철마적(車轍馬跡)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 즉,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지남지북(之南之北) 등에 쓰인다.
▶️ 上(윗 상)은 ❶지사문자로 丄(상)은 고자(古字)이다. 上(상)은 一(일)위에 짧은 一(일)을 쓰기도 하고, 또는 긴 一(일)위에 (ㆍ)을 쓰기도 하여 어떤 위치보다도 높은 곳을 나타낸다고 일컬어져 왔다. 그러나 본디는 무엇엔가 얹은 물건의 모양을 나타내며 下(하)에 대한 上(상), 위에 얹다, 위쪽을 뜻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❷지사문자로 上자는 ‘위’나 ‘앞’, ‘이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上자는 하늘을 뜻하기 위해 만든 지사문자(指事文字)이다. 上자의 갑골문을 보면 마치 二(두 이)자와 같은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다만 아랫부분은 오목하게 윗부분은 짧게 그려져 있다. 이것은 하늘을 가리키는 것이다. 上자는 하늘을 가리키고 있는 것으로 ‘위’나 ‘윗’을 뜻하고 있다. 다만 소전에서는 二자와의 혼동을 피하고자 윗부분의 획을 세운 형태로 바꾸게 되면서 지금의 上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上(상)은 (1)상감(上監) (2)위나 상부 (3)등급이나 차례 따위를 상(上), 중(中), 하(下) 또는 상, 하로 나눌 경우의 맨 첫째 , 중(中), 하(下) (4)무엇에서 무엇을 하는데 있어서 따위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위, 윗 ②앞 ③첫째 ④옛날 ⑤이전 ⑥임금 ⑦군주(君主) ⑧사성의 일종 ⑨높다 ⑩올리다 ⑪드리다 ⑫진헌하다(임금께 예물을 바치다) ⑬오르다 ⑭탈것을 타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높을 항(亢), 높을 탁(卓), 높을 교(喬), 높을 준(埈), 높을 존(尊), 높을 아(峨), 높을 준(峻), 높을 숭(崇), 높을 외(嵬), 높을 요(嶢), 높을 륭(隆), 밝을 앙(昻), 귀할 귀(貴), 무거울 중(重), 높을 고(高),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래 하(下), 낮을 저(低), 낮을 비(卑)이다. 용례로는 위로 올라감을 상승(上昇), 토의할 안건을 회의에 내어놓음을 상정(上程), 윗 등급이나 계급을 상급(上級), 높은 지위나 윗자리를 상위(上位), 위와 아래를 상하(上下), 정부에 세금을 냄 또는 진상품을 윗사람 에게 받침을 상납(上納), 배에서 내려 육지에 오름을 상륙(上陸), 물의 근원이 되는 곳의 부근을 상류(上流), 높은 하늘이나 어떤 지역에 수직되는 공중을 상공(上空), 윗자리의 관원을 상관(上官), 위쪽의 부분을 상부(上部), 자기보다 지위가 높은 손을 상객(上客), 퍽 오랜 옛날을 상고(上古), 아래쪽으로부터 위쪽으로 향함을 상향(上向), 가장 좋은 대책 또는 방책을 상책(上策), 보통 사람보다 아주 많은 나이 또는 그 사람을 (上壽), 가장 좋은 계교를 상계(上計), 지붕 위를 옥상(屋上), 맨 위나 정상을 최상(最上), 책상이나 식탁 등 탁자의 위를 탁상(卓上), 상품을 사들임을 매상(買上), 더할 수 없이 가장 높은 위를 지상(至上), 위치나 차례로 보아 어느 기준보다 위를 이상(以上), 끌어 올림이나 물건값을 올림을 인상(引上), 한 집안이나 한 민족의 옛 어른들을 조상(祖上), 위나 앞을 향해 발전함을 향상(向上), 산꼭대기나 그 이상 더 없는 것을 정상(頂上), 물 위로 떠오르는 것을 부상(浮上), 땅의 위나 이 세상을 지상(地上), 위에서는 비가 새고 아래에서는 습기가 차 오른다는 뜻으로 가난한 집을 비유하는 말을 상루하습(上漏下濕), 윗돌 빼서 아랫돌 괴고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괸다는 뜻으로 몹시 꼬이는 일을 당하여 임시변통으로 이리저리 맞추어 나감을 상하탱석(上下撑石), 산 위에서 물고기를 찾는다는 뜻으로 당치 않은 데 가서 되지도 않는 것을 원한다는 상산구어(上山求魚), 윗사람의 명령에 아랫사람이 따름을 상명하복(上命下服), 위에 있는 하늘과 아래에 있는 땅으로 곧 천지를 상천하지(上天下地), 하늘 위와 하늘 아래라는 뜻으로 온 세상을 이르는 천상천하(天上天下) 등에 쓰인다.
▶️ 無(없을 무)는 ❶회의문자로 커다란 수풀(부수를 제외한 글자)에 불(火)이 나서 다 타 없어진 모양을 본뜬 글자로 없다를 뜻한다. 유무(有無)의 無(무)는 없다를 나타내는 옛 글자이다. 먼 옛날엔 有(유)와 無(무)를 又(우)와 亡(망)과 같이 썼다. 음(音)이 같은 舞(무)와 결합하여 복잡한 글자 모양으로 쓰였다가 쓰기 쉽게 한 것이 지금의 無(무)가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無자는 ‘없다’나 ‘아니다’, ‘~하지 않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無자는 火(불 화)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불’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갑골문에 나온 無자를 보면 양팔에 깃털을 들고 춤추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무당이나 제사장이 춤추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춤추다’가 본래의 의미였다. 후에 無자가 ‘없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 되면서 후에 여기에 舛(어그러질 천)자를 더한 舞자가 '춤추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無(무)는 일반적으로 존재(存在)하는 것, 곧 유(有)를 부정(否定)하는 말로 (1)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 공허(空虛)한 것. 내용이 없는 것 (2)단견(斷見) (3)일정한 것이 없는 것. 곧 특정한 존재의 결여(缺如). 유(有)의 부정. 여하(如何)한 유(有)도 아닌 것. 존재 일반의 결여. 곧 일체 유(有)의 부정. 유(有)와 대립하는 상대적인 뜻에서의 무(無)가 아니고 유무(有無)의 대립을 끊고, 오히려 유(有) 그 자체도 성립시키고 있는 듯한 근원적, 절대적, 창조적인 것 (4)중국 철학 용어 특히 도가(道家)의 근본적 개념. 노자(老子)에 있어서는 도(道)를 뜻하며, 존재론적 시원(始原)인 동시에 규범적 근원임. 인간의 감각을 초월한 실재이므로 무(無)라 이름. 도(道)를 체득한 자로서의 성인(聖人)은 무지(無智)이며 무위(無爲)라고 하는 것임 (5)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서 없음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없다 ②아니다(=非) ③아니하다(=不) ④말다, 금지하다 ⑤~하지 않다 ⑥따지지 아니하다 ⑦~아니 하겠느냐? ⑧무시하다, 업신여기다 ⑨~에 관계없이 ⑩~를 막론하고 ⑪~하든 간에 ⑫비록, 비록 ~하더라도 ⑬차라리 ⑭발어사(發語辭) ⑮허무(虛無) ⑯주검을 덮는 덮개 ⑰무려(無慮), 대강(大綱)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빌 공(空), 빌 허(虛)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존(存), 있을 유(有)이다. 용례로는 그 위에 더할 수 없이 높고 좋음을 무상(無上), 하는 일에 막힘이 없이 순탄함을 무애(無㝵), 아무 일도 없음을 무사(無事), 다시 없음 또는 둘도 없음을 무이(無二), 사람이 없음을 무인(無人), 임자가 없음을 무주(無主), 일정한 지위나 직위가 없음을 무위(無位), 다른 까닭이 아니거나 없음을 무타(無他), 쉬는 날이 없음을 무휴(無休), 아무런 대가나 보상이 없이 거저임을 무상(無償), 힘이 없음을 무력(無力), 이름이 없음을 무명(無名), 한 빛깔로 무늬가 없는 물건을 무지(無地), 대를 이을 아들이 없음을 무자(無子), 형상이나 형체가 없음을 무형(無形), 아무런 감정이나 생각하는 것이 없음을 무념(無念), 부끄러움이 없음을 무치(無恥), 도리나 이치에 맞지 않음을 무리(無理), 하는 일 없이 바쁘기만 함을 무사분주(無事奔走), 한울님은 간섭하지 않는 일이 없다는 무사불섭(無事不涉), 무슨 일에나 함부로 다 참여함을 무사불참(無事不參), 즐거움과 편안함에 머물러서 더 뜻 있는 일을 망각한다는 무사안일(無事安逸), 아무 탈없이 편안함을 무사태평(無事泰平), 재미나 취미나 없고 메마르다는 무미건조(無味乾燥) 등에 쓰인다.
▶️ 仲(버금 중)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中(중)으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仲자는 ‘버금’이나 ‘중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仲자는 人(사람 인)자와 中(가운데 중)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中자는 ‘가운데’나 ‘중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仲자는 이렇게 ‘중간’이라는 뜻을 가진 中자에 人자를 더한 것으로 ‘중간사람’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仲자는 본래 형제 중에 ‘둘째’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형제가 많은 집안에서는 둘째가 형과 아우를 중재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지금의 仲자는 ‘중간’이나 ‘중재하다’라는 뜻으로 더 많이 쓰이고 있다. 그래서 仲(중)은 맏이와 막내의 사이에 태어난 아이의 뜻으로 ①버금(으뜸의 바로 아래) ②둘째 ③가운데, 중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버금 아(亞), 버금 부(副), 버금 차(次)이다. 용례로는 둘째형을 중형(仲兄), 제3자가 당사자 사이에 들어 분쟁을 조정하여 해결하는 일을 중재(仲裁), 제3자로써 두 당사자 사이에서 어떤 일을 주선하는 일을 중개(仲介), 가을이 한창일 때라는 뜻으로 음력 8월을 달리 이르는 말을 중추(仲秋), 중간에서 혼인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일을 중매(仲媒), 물품이나 권리 등의 사고파는 일을 매개해 주고 영리를 얻는 일을 중매(仲買), 남의 둘째 형을 높여 일컫는 말을 중씨(仲氏), 둘 사이에서 일을 주선하는 사람을 중보(仲保), 둘째 아버지를 중부(仲父), 중재하는 사람을 중재인(仲裁人), 상거래의 중개를 하는 사람을 중개인(仲介人), 다른 사람의 의뢰를 받고 상행위를 대리하여 그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을 중개사(仲介士), 타인을 위한 상행위의 대리 또는 중개를 하여 생기는 수수료의 수득을 목적하는 영업을 중개업(仲介業), 국제 분쟁을 중개하는 제삼국을 중개국(仲介國), 국제간의 쟁의를 중재하는 중립적인 나라를 중재국(仲裁國), 중개한 데 대한 삯을 중개료(仲介料), 중매를 업으로 하는 상인을 중매인(仲買人), 중매를 업으로 하는 상인을 중매상(仲買商), 중보를 맡아 하는 사람 곧 그리스도를 중보자(仲保者), 중추의 맑고 밝은 달을 중추월(仲秋月), 음력 팔월 보름의 좋은 날이라는 뜻으로 추석을 달리 이르는 말을 중추가절(仲秋佳節), 누구를 형이라 아우라 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형제인 장남과 차남의 차이처럼 큰 차이가 없는 형세를 백중지세(伯仲之勢), 형제의 차례를 나타내는 말로 伯은 맏이 仲은 둘째 叔은 셋째 季는 막내를 백중숙계(伯仲叔季), 공자가 다시 태어났다는 뜻으로 공자에 버금갈 정도로 현명함을 이르는 말을 중니재생(仲尼再生), 짝을 지어 다니며 직업적으로 중매를 하는 사람 또는 그런 중매를 쌍동중매(雙童仲媒) 등에 쓰인다.
▶️ 尼(여승 니/이, 말릴 닐/일)는 형성문자이나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뜻을 나타내는 주검시엄(尸; 주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匕(비, 니)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尼(니/이, 닐/일)는 ①여승(女僧) ②성(姓)의 하나 ③화평(和平)하다, 그리고 ⓐ말리다(닐) ⓑ저지(沮止)하다(닐) ⓒ정지시키다(닐) ⓓ가깝다(닐) ⓔ가까이하다(닐)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여승이 있는 절을 이원(尼院), 여승들이 사는 절을 이사(尼寺), 승려가 된 여자를 이승(尼僧), 부인 신도들이 절에 모여 불경을 강연하는 일을 이강(尼講), 여승들이 사는 집을 이방(尼房), 여승들이 사는 집을 이사(尼舍), 여자 승려를 이르는 말을 이고(尼姑), 공자를 높이어 이르는 말을 이부(尼父), 중과 여승을 이르는 말을 승니(僧尼), 불문에 들어간 여자를 선니(禪尼), 비구니를 높이어 이르는 말을 사니(師尼), 여자 신도들이 머리를 깎고 불도에 들어가 신중이 되는 일을 이입도(尼入道), 여승으로서 불경을 가르치는 법사를 이법사(尼法師), 막 출가하여 십계를 받기는 했으나 아직 수행을 쌓지 않은 소녀 승려를 사미니(沙彌尼), 출가하여 불문에 들어 구족계를 받은 여승을 비구니(比丘尼), 이미 지나간 일은 다시 논하지 아니한다는 말을 이의물론(尼矣勿論), 공자가 다시 태어났다는 뜻으로 공자에 버금갈 정도로 현명함을 이르는 말을 중니재생(仲尼再生), 공자의 문인 또는 공자의 학문을 따르는 사람들을 이르는 말을 중니지도(仲尼之徒)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