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님의 밤 미사 강론

[정만영]

찬미예수님!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오늘은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말 그대로 “성부 하느님, 성자 하느님, 성령 하느님께서는
각기 다른 위격을 가지고 있지만
세 위격이 삼위일체로 한 몸을 이루며, 본질에서 있어 한 분이시다.”라는 뜻입니다.
우리 인간들의 논리로는 정말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기에
이 교리를 ‘삼위일체의 신비’라고 교회는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삼위일체 교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세쿤도라는 신학자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아버지이신 성부 하느님은 우리 앞에 계시며 우리를 이끌어 가시는 하느님이시다. 아들이신 성자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며
우리의 동반자요, 벗이 되어 주시는 하느님이시다.
아버지와 아들의 영이신 성령 하느님은
우리 안에 계시며 내부로부터 우리의 힘이 되어 주시는 분이시다.’
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인간적인 해석을 할지라도
이 삼위일체의 신비를 온전히 설명하고 담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의 유명한 학자이신 아우구스티노 성인께서는
삼위일체의 교리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인간이 삼위일체의 신비를 깨닫는 것보다
조개껍질로 바다를 옮기는 것이 더 쉽다.”고 이 교리의 오묘함을 말씀하셨습니다.
 
따라서 이 삼위일체의 신비를 통해서
어떤 지식을 얻고자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담겨 있는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찾는 것입니다.
그 뜻이 바로 오늘 복음에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습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바로 우리 인간들의 구원을 위해서 서로 다른 성격의 세 위격이
하나의 하느님으로 활동하시며 우리와 함께하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삼위일체 신비의 깊은 뜻은 서로 다른 삼위라 할지라도
하나의 목표인 인간 구원을 위한 함께함, 일치라고 보겠습니다.
 
또한 우리는 오늘 5월 성모 성월을 맞이하여 성모의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성모님의 삶을 바라보며 묵상해 봅니다.
성모님은 참으로 당신 자신을 위해서 살지 않고
주님을 위해 살아오셨고, 또 우리 인간들을 위해 살아오신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당신의 삶을 통하여
삼위일체의 영성을 가장 잘 살아오셨고, 지금도 살아가고 계신 분이
성모님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먼저, 성모님은 하느님과 우리 인간 세상의 일치를 위해
당신의 삶을 봉헌하셨습니다.
가브리엘 대천사의 구세주로 오시는 아기 예수님의 잉태 소식에
마리아는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길 바랍니다.”라고
순종하며 자신의 삶을 봉헌하시며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와 인간들의 함께함, 일치가 이루어졌습니다.
 
두 번째로, 십자가 죽음을 앞두신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선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어머니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라고 말씀하시며
성모님을 우리 인간들의 어머니가 되게 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성모님은 어머니로서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중개자로서
지금도 하느님과 인간의 함께함, 일치를 위해 하늘나라에서 전구하고 계십니다.
 
마지막으로, 성모님은 인간 세상에 전쟁, 기근 그리고 전염병 등
당신의 자녀들이 고통받고 혼란스럽고 어지러울 때
정상적이고 자연적인 방법을 초월한 특이한 방법 이 세상에 발현하셨습니다.
그리고 발현 중에 여러 메시지를 전달하셨는데,
특별히 세계의 평화와 죄인들의 회개를 위한 보속기도를 바치기를 당부하셨습니다.
이처럼 성모님은 세계의 평화와 하나됨, 일치를 위해 기도하고 전구하고 계십니다.
 
따라서 삼위일체 대축일 미사 안에서 성모의 밤을 함께 하며
우리도 성모님을 본받아 “하나됨, 일치”의 영성을 일상안에서 살아야 하겠습니다.
성모님께서 당신 자신을 온전히 하느님과 세상을 위하여 봉헌하셨듯이
우리들도 우리 가정, 공동체의 일치를 위해 기도하고 사랑을 실천하며
희생과 봉사의 삶을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