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 차고 넘치는 시대에 말로 하는 강연이 넘쳐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작가가 픽션으로 만들어내는 세계가 대신할 수 없는 사실의 힘에 있으리라. 거기에는 단순하지만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가 있기 때문이다. 대역을 쓸 수 없고, 오로지 당사자만이 체험하는 진실의 힘은 그래서 힘이 있다. 천호식품 김영식 회장의 성공신화를 알고 싶었기에 지난 번 북구청 아카데미 명사강연에서 그의 강연을 듣고자 참석했다.
그의 강연은 다른 강사들과는 다르게 영상자료가 잘 정리돼 있어 프로젝트 화면의 자막만 참고해도 내용을 쉽게 알 수 있을 만큼 세세했다. 이것은 그가 판매영업직으로 출발한 것에서 기인한 것이라 짐작된다. 수많은 사람들을 겪으면서 자신의 제품을 홍보했고, 이제 ‘판매의 달인’으로서 강연을 들으러 온 청중들에게 가장 잘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을 체득했으리라.
그는 한때 부산에서 현금보유자산이 100위 안에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승승장구를 믿고 판을 키워 여러 곳에 너무 의욕적인 과잉투자를 했다. 그것이 그의 경시필패(輕視必敗)를 불렀다. 성공하는 것이 어렵지 망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마침내 그는 쫄딱 망했다. 밥 한 끼 사먹을 돈이 없을 정도였다. 그 힘겨운 순간을 버티어 나가면서 자살해버리려고 유서까지 적어두었다고 했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고, 다시 한 번 불태울 젊음이 있기에 그는 자살을 ‘살자’로 바꿀 결심을 했다. 그러나 망한 사업가에게 쉽게 돈 빌려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할 수 없이 부친을 찾아갔다. 부친 사후에 자신의 몫으로 2천만 원의 예금이 있는 것을 받으러 갔지만 연로한 부친 앞에 서자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겨우 그 돈을 받아들고 그는 다시 뛰었다. 그래서 그의 책 제목이 “10미터만 더 뛰어봐” 인 것이다. 죽을 힘 다한 사람에게 100미터를 다시 뛰라는 얘기는 죽으라는 말과 같지만 10미터는 다시 해보자는 격려의 추임새인 것이다. 그래서 그는 죽을힘을 다해 10미터를 더 뛰었고, 현재 1200억의 자산가가 될 수 있었다.
그는 성공하는 사람이 되려면 시간 관리는 필수라고 말했다. 약속시간 15분 전에 나는 어디에 있는가를 자문해보면 답이 나온다는 것이다. 시간관리의 한 예로 그는 청와대에서 기업인들 초청 식사의 일화를 들려줬다. 이명박 대통령 옆 자리에 배석하게 된 그는 밥 먹는 것은 뒷전이었지만 식사하는 시늉을 내면서 평소 궁금한 것을 질문했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었다. 그는 한 시간을 천금같이 활용한 것이다.
사업 초기 그가 달팽이 사업을 하면서 모 방송국 PD를 찾아갔고 결국 방송출연을 계기로 달팽이 엑기스 사업은 대박이 터져 그는 엄청난 돈을 벌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천우신조처럼 어려운 과정을 지나서야 이루어졌다. 여기서 그의 판매영업과 끈기가 돋보이고 진가를 발휘한다. 그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방송국에 매주 찾아갔고, 제품 한 박스를 두고 왔다. 일주일에 한 번 계속 찾아가며 “달팽이 왔다갑니다”라고 하자 마침내 방송국에서 그를 알아보기 시작했고, 그의 제품에 관심을 가졌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15분 동안 전국 방송을 타게 됐고, 몸에 좋은 건강 제품이란 이미지로 엄청난 판매고를 거두어 부산에서 부자소리를 듣게 됐다고 한다. 기사입력: 2016/06/22 [14:49] 최종편집: ⓒ 광역매일 http://www.kyilbo.com/sub_read.html?uid=179877§ion=sc30§i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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