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샹이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 복사본에 카이저 수염을 그린일이 있습니다. 밑에 쓴 글인 L H O O Q는 이러한 상식적인 견해를 뒤집고 미술에 있어서의 고정관념은 의미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예로 미술에서는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이미 만들어진, 혹은 대량생산된 레디메이드를 스스로 발견하여 미술적인 콘텍스트에 편입시켰으므로 그것은 발견된 오브제(Found Object)라고 부르는 경우가 그러할 것입니다.
이 제목을 뒤샹의 방식대로 프랑스어로 읽으면 엘 아쇼 오 키가 됩니다. 직역하자면 그녀는 엉덩이가 뜨겁다.. 호색녀이다... 등이 됩니다. 모나리자의 이미지에 걸맞지 않는 이러한 제목은 살바도로 달리같은 카이저 수염과 잘 어울려 새로운 모나리자의 이미지를 창조하였다고 평가됩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다빈치는 '빈치 마을의...'라는 뜻입니다. 빈치마을의 레오나르도죠. 서양에서는 줄여서 레오나르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마는 유독 한국에서는 다빈치라고 읽습니다. 콩그리쉬인 셈인데 실은 일본인의 흉내를 내는 거죠.
최근 다빈치 코드라는 책이 인기를 끌었습니다마는 원 제목은 "코드의 비밀-Secret of Code"입니다. 꼭 붙여야한다면 레오나르도 코드, 혹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 코드가 되어야겠지요. 그림을 변형한 데 대해서는 관대하더라도 다빈치라 부르는 사람은 혼내 줄지도 모르겠네요.
세계명화 혹은 여성미의 전형으로 인식되고 있는 레오나르도의 모나리자는 패로디 혹은 엽기적인 변형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울고, 웃고, 찡그리고... 장신구, 머리모양까지 바꾸기도 하고, 개나 동물로 바꾸기도 하죠. 패션 디자이너, 헤어 스타일리스트, 광고 카피스트 등도 나름대로 모나리자를 이용하여 선전용으로 쓰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향은 이미 알려진, 또는 진부하거나 식상할만큼 상식화한- 클리쉐-이미지를 따옴으로써 새로운 상징과 의미를 부여하고 세뇌하는 시간과 노력, 또는 금전의 낭비를 막는 좋은 방법으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다만 너무 너무 식상한 이미지는 금방 '합성이네'라는 반응을 불러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사람들이 좋은 이미지를 가질 수 있는 명화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컴퓨터 초기에 자판의 문자 부호 등을 조합하여 일종의 컴퓨터 그래픽으로 모나리자르 도트 프린터로 출력하여 부러움과 선망의 대상이 된 일이 있습니다. 지금은 스캐너, 디지털 프린터를 이용한 카피, 포토샵으로 변형하거나 펜 마우스를 이용한 그리기 등이 주로 쓰입니다.
코엑스 디지털 프린터 전시에 가면 삼차원 그래픽, 조각, 인그레이빙 등 많은 활용을 볼 수 있습니다. 주문 하면서 샘플 요청하는 것처럼 부탁하면 공짜 샘플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컴퓨터 상에서 만든 이미지는 주로 jpg, tiff 파일이 무난합니다.
좋은 작품 만들어 보세요. 워낙 많이 써먹어서 잘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요.
vergiovedi1976@empas.com 의 질의에 대한 답변
2016년 補遺
프랙탈 디자인 페인터라는 프로그램은 현재의 그림 그리는 방식을 대체할 완벽한 그림도구였습니다. 디지털 회화라는 장르로 승격시키려는, 고급화하려는 무모한 시도도 있었죠. 대량복제가능성이 희소가치를 파괴하고, 회화적인 표현의 숙명이랄까 대중적이지 못한 표현과 그 출력이 발목을 잡았고...윈도우의 버전이 올라가면서 폐기, 다른 프로그램에 병합의 천덕꾸러기가 되었다가 그나마 없어지고...포토샵에서 자체 솔루션으로 어느 정도 회화적 표현이 가능해졌습니다 만...
우리 시대 우리의 조형이라는 말...참 거슬리기 어려운 명제입니다.
이왕 남의 다리 긁었으니, 한마디 더...듀안 핸슨과 드안드레아, 조각가 류인의 에포마이카 조각, 뒤셀도르프 졸업생 강성원과 김한의 에폭시 회화, 공통점은 그 작가들이 모두 질러갔다는 겁니다.
컴퓨터 그래픽이라셨나요? 글쎄, 전자파로 질러갔다는 이야기는 없긴 하던데...
사람이 죽으면 죽는다고 그러죠? 벽에 똥칠할만큼 무우뿌리 못씹을만큼 오래살면 둘러간다...질러간다면, 아시겠죠? 지름길로 간다는 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