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동물 도감 - 복족강 - 삿갓조개目 - 애기삿갓조개科 - 흑색배말 (큰배말)

[무정묵향]

● 흑색배말 : Cellana nigrolineata (Reeve) – 큰배말

 1) 외국명 : (영) Limpet, (일) Matsubagai (マツバガイ, 松葉貝)

   2) 형  태 : 껍질 크기는 높이 18mm, 길이 40mm, 폭 32mm이다. 껍질은 높고, 주연(周緣)은 난형의 삿갓형이다. 각정(殼頂)은 앞쪽에 위치한다. 껍질 표면은 회백색 바탕에 적갈색의 반점이 방사상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다 자란 조개의 각정은 대부분 마모되어 있다. 내면은 광택이 있고, 방사상의 표면 무늬가 내면에 투영되어 나타난다.
  각장 5cm정도의 개체가 많지만 노련  개체는 각장 8㎝, 각고2㎝에 달한다. 우리나라 삿갓조개류 중에서는 가장 크다. 어린 개체는 각고가 낮고 껍질도 얇지만 다 자란 개체는 각고가 높고 패각도 두꺼워진다. 각구는 앞쪽이 좁은 타원형이고 각정도 앞 쪽으로 치우쳐 있다. 각표의 바탕색은 회갈색이나 암청색이며, 그 위에 적갈색~검은색의 무늬가 있다. 표면의 모양은 두 종류로 대별할 수 있는데 각정에서 굵은 띠가 방사상으로 있는 것과 가느다란 파선이 성장륵을 따라 동심원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있다. 노성한 개체는 양쪽으로 무늬가 나타나는 것도 있다. 한편 껍질 이면에는 중앙에 주황색~흑갈색의 타원형 반점이 있고 그 주위에 약한 진주 광택을 띤 청  백색부가 있다. 껍질 뒤의 배색은 전 개체 공통이어서 동정의 핵심이 된다.

   3) 설  명 : 조간대의 암반지역에 서식한다. 암초 해안의 조간대 상부에 서식하지만 해양에 면한 수질이 청정한 해안을 좋아하며, 내만이나 오염된 해안에는 적다. 간조 시에 돌밭으로 들어가면 바위 틈이나 수직에 가까운 바위에 달라붙어 있다. 해안에 죽은 껍질이 쌓여 있는 경우도 많다. 번식은 해수 중에서 체외 수정으로 각각의 개체가 방란 및 방정을 한다. 수정란은 바다 속을 부유 하면서 발생하고 부화한 담륜자 유생은 벨리자(veliger larva) 유생 기간까지 해수 중에서 플랑크톤 생활을 한다.
  천적은 대수리(Thais clavigera, 뿔소라科의 고둥)  등의 육식성 고둥, 편형동물류, 불가사리류 등이 있다. 이러한 천적을 만나면 껍질의 표면까지 외투막을 넓힌다. 매끄러운 외투막은 천적이 달라붙기 어려워서 천적이 위에서 덮치는 것을 방어한다. 또한, 잘못해서 뒤집힌 개체는 어류나 갑각류에게도 잡아 먹힌다.
  파도에 씻긴 바위 위를 기어가며 표면의 미세 조류를 줄 같은 치설로 긁어 내어 먹는다. 밤에 활발하게움직이며, 낮에는 이동 거리가 1m남짓 한데 반해 야간에는 이동 거리가 3m이상에 달한다. 삿갓조개류가 많이 사는 암초 조간대에서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해조류는 거의 없다. 그러나 이런 곳에서 삿갓조개류를 인위적으로 제거하면 그 동안 억제되었던 대형 해초가 자라기 시작한다. 그러면 삿갓조개류가 흡착한 암반을 해조에 빼앗김과 동시에 미세 조류만 자라고 있는 노출된 암반이 적어져서 먹이가 없어지기 때문에 그 곳에는 서식할 수 없다. 이처럼 삿갓조개류는 암초 조간대 환경 형성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그룹이다.
  표준 일본명은 “솔잎 조개”라는 뜻으로 방사상으로 늘어선 적갈색이 소나무 잎이 퍼져있는 모양을 닮는 것에 유래한다. 또 다른 이름으로 “소의 발굽”은 전체적인 모양이 소 발굽을 닮는 데서 유래한다.
  살아있는 개체를 채취할 때에는 패각과 바위의 빈틈 사이에 재빨리 스푼 등을 꽂아서 떼어내어야 채취할 수 있다. 위에서 건드리거나 자극을 주면 놀라서 바위에 강하게 밀착하기 때문에 채취하기 어렵다. 그러나 패각이 10㎝까지 자라는데 20년 이상의 세월을 요하는 매우 장수하는 조개이다. 또한, 암초 조간대의 환경 형성에 큰 역할을 하고 있어서 최소한으로 채취해야지 남획하면 암초지대가 황폐해지는 원인이 되므로 이러한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
  국내에 서식하는 삿갓형 패류 중 대형종으로 양식 및 식용으로의 개발 가치가 높다. 사람이나 지역에 따라서는 식용한다. 구이, 찜, 된장국, 찜밥 등으로 이용된다. 대형으로 몸이 두꺼운 것은 생선회로 먹을 수도 있다. 다만 시장에 유통할 정도의 어획량은 없다.

   4) 분  포 : 한국(남해안, 제주도), 일본(오가 반도 및 보소 반도 이남의 혼슈, 시코쿠, 규슈), 동죽국해, 필리핀 근해에 분포한다.

   5) 비  고 : 근연종인 비늘흑색배말(Cellana mazatlandica)이나 줄배말(Cellana testudinaria)보다는 소형종이지만 대형 삿갓조개류이다. 이 분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