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아와 종자기
중국 전국시대 때
초나라 태생인 유백아는
성연자로부터 음악을 배웠다
스승 성연자는 제자인
백아에게 수년 동안
음악의 기초를 연마시켰다
태산으로 그를 데리고 올라가
해와 달이 뜨고 지는
우주의 장관을 보여 주었고
봉래의 해안에서
거센 비바람과
휘몰아치는 파도를 보여 주며
바다와 비바람 소리도 들려주었다
백아는 스승의 이러한 지도로
비로소 대자연이 어울려
화합하는 음성과
신비하고 무궁한
자연의 음악을
터득하게 되었다
이러한 수련 과정을 거친 후
백아는 금곡인 천풍조,
수선조를 완성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백아에게는
입신출세의 길이 열려
진나라에 가서
대부의 봉작을 받게도 되었다
그러나 그의 금예가 도달한
참된 경지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지는 못하였다
그것은 음악가로서
그의 불행이었으며,
견디기 힘든
고독이 아닐 수 없었다
백아는 진나라에서
20여 성상을 보낸 다음
고국에 돌아와
자기에게 음악의 진경을
터득케 해준
스승 성연자를 찾아갔다
그러나 오직 자신의 음악이
통할 수 있었던
유일한 스승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고
고금일장만 유언으로 남아
백아를 맞이해 주었다
백아는 몹시 상심하여
강을 따라 배를 저어간다
때마침 언덕에는 가랑잎이 지고,
강을 따라 갈대밭에는
갈대꽃이 만발하여
고독한 나그네를
더욱 수심에 젖게 하였다
백아는 기슭에 배를 대고
뱃전에 걸터앉아
탄식어린 거문고 한 곡을
탄주하였다
그런데 뜻밖에
유백아가 뜯는 거문고의
탄식에 맞추어
바람결에 실려
사람의 탄식 소리가
들려오지 않는가
이 깊은 가을 저녁,
넓고 적막한 강기슭에서
누가 나의 거문고를
들어주었단 말인가?
백아 앞에 나타난 사람은,
땔 나무를 해 팔면서 사는
가난한 나뭇꾼이었다
땔나무를 구하기 위해
평생 산천에서 산 종자기는
자연의 소리와
자연과 교감하는 음악의
참된 경지를
알아들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백아는 수십 년 만에 비로소
자신의 음악을
제대로 알아들을 줄 아는
사람을 만난지라,
거문고의 줄을 가다듬고
아끼는 수선조 한 곡을 뜯었다
백아가 수선조를
다 뜯고 나자 종자기는
“참으로 훌륭합니다
도도한 파도는 바람에 휘말려
넘실거리며
흘러가고 있군요”라고 말했다
백아는 이처럼 자신의 음악을
제대로 감상해 주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다시 천풍조를
뜯기 시작했다
종자기는 눈을 지그시 감고
천풍조를 감상하고 나서
“장엄하고 아름답기 그지없군요
가슴 속에
해와 달을 거두어 들이고
발아래는 무수한 별 무리를
밟고 서 있군요
높고 높은 상상봉에
의연하고 도저하게 서있군요”
라고 말했다
백아와 종자기는 더 이상
말이 필요하지 않은,
서로를 느끼고
교감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된 것이었다
유백아와 종자기는
다음해에 만날 것을 약속하고
헤어졌다
그러나 백아가 종자기를
다시 찾았을 때,
종자기는 병들어 죽어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백아는 종자기의 무덤을 찾아가
통곡을 하였다
그리고는 칼을 들어
그의 거문고 줄을 끊어버렸다
자신의 음악을 알아주는
오직 하나뿐인
그 사람이 없는 세상에서
다시 거문고를 뜯어
무엇 하느냐며
백아는 슬퍼했다
훗날 지기지우(知己之友)를
일컬어
종자기와 백아의
사이라고
칭하게 되었으며
자기의 속마음을
알아 주는 친구를(知音)이라고
하게 되었다
♡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벗이 되어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을 마음안에
벗으로
기쁘게 모시는 이는
영혼이
목마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