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강원 최고 330㎜ 물폭탄… 4명 사망
주택 침수 등 피해 속출… 23일도 강한 비 예상
서울 등 중부지방에 22일 새벽부터 최고 330㎜가 넘는 폭우가 내려 4명이 사망했다. 도로와 주택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이날 하루 동안 경기 여주 337㎜, 강원 홍천 330㎜의 집중호우가 내린 것을 비롯해 원주 208.5㎜, 이천 195㎜, 양평 170.5㎜, 제천 100.5㎜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서울지역은 송파 145㎜, 강남 142㎜, 서초 128.5㎜의 비가 내렸다.
낮 12시쯤 경기 여주군 북내면에서 70대 노인이 흙더미에 깔려 숨지는 등 많은 비가 내린 여주와 이천에서 모두 4명이 사망했다. 경기 광주시 관내 9개 초·중·고교가 휴교 또는 휴업하거나 수업을 중단했다. 경기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집중호우로 오산시 16가구 등 3곳에서 18가구 23명의 이재민이 긴급 대피했다가 귀가했다고 밝혔다.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방면 탄천주차장에서는 차량 수십대가 물에 잠겼다. 구로구 도림천을 산책하던 이모씨(64) 등 서울시민 6명이 불어난 하천 물에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강남역과 사당역 일대는 발목까지 물이 차 교통정체로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전 10시 강남역 일대 폐쇄회로(CC)TV 화면과 함께 '차량통행과 보행에 이상이 없다. 과거 사진들이 현장 사진으로 유포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가 해당 사진이 침수된 지 1시간 이후의 것으로 확인되면서 누리꾼들의 비판을 받았다.
소방당국에 이날 신고된 서울지역 침수 피해는 89건에 달했다. 강동구 천호4동의 한 오피스텔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겨 소방당국이 10t가량의 물을 빼냈다. 또 성북구 보문동에서는 하수가 역류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신고된 침수 피해는 대부분 반지하 주택"이라며 "물이 15㎝가량 차지 않으면 수중펌프를 가동할 수 없어, 수작업으로 물을 퍼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폭우로 한강 수위가 상승하면서 잠수교와 양재천로 영동1교~KT 앞, 증산철교 하부도로, 청계천 산책로 등의 통행이 한때 금지됐다. 강원 원주시에서는 문막읍 비두리·포진리, 명륜동, 가현동, 태장동 등 저지대에 위치한 주택 20여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오전 8~9시 사이 원주시 부론면 노림리 인근 영동고속도로 3개 구간에서 토사가 도로를 뒤덮어 강릉과 인천 방면의 차량 통행이 4시간가량 부분통제되기도 했다. 기상청 허진호 통보관은 "북한으로 이동했던 장마전선이 22일 늦은 밤부터 다시 남쪽으로 내려와 23일 새벽부터 지역에 따라 강한 폭우가 예상된다"며 "장마전선은 24일 남부지방으로, 25일 이후 남해안과 제주도 지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