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자전거를 하면 우중라이딩을 본의든 타의든 하게 되는데
우중라이딩의 묘미는 “개의치 않는다”에 매력이 있다.
“가진 것 없는자 지킬게 없다”처럼 무소유의 자유로움은 아니지만
일상사 옭매었던 규칙과 형식에 이시간까지도 맞추어 오다
비에 젖는 귀찮니즘을 벗어 던진 순간, 자유의 행복을 맘껏 누릴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상황 저런 상황 다 격으며 온 산야를 누비고 다니는지 모른다.
이런저런 경험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대처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
이런한 경험들은 모든 라이딩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
그래서 짬밥이라 하지 않던가?
이번 경북투어는 280코스와 겹치기는 해도 색깔을 달리 하는 투어로
시작하려 했다.
예정인원이 8명이었으나 날씨 관계로 불안해 하는 사람들이 있어 일단 폭파로
정리하고 새로 희망자를 모집했다고 볼 수 있다.
분명 비가 와도 go라고 표명한바 가는 것은 기정사실화 되어있었다.
예정시간보다 1시간 늦어진 2006년 7월14일 금요일 저녁9시에 정준님,장고님,나
이렇게 세명이 출발한다.
새벽2시쯤 분천에 도착 황골로 가는 길은 개울이 불어나 건널 수가 없다.
사방은 질척이고 음습한 밤공기가 산골짜기는 더욱 어둡다.
불어난 낙동강상류의 물줄기는 굉음을 내며 위협한다.
결국 다락재와 승부 석포 소광리 코스는 못가는 상황이다.
몇 년전 정총무는 나와 함께 승부,석포,소광리, 갔다오기도 해서 아쉬울게 없지만
후에 이번코스의 하이라이트가 빠졌다고 하자 장고님 몹시도 서운한 기색이다.
36번국도를 따라 삼근리로 해서 왕피천으로 방향을 돌린다.
석포 둥지식당에 새벽6시에 아침예약을 해놓은 상태라 둥지식당 아주머니에게
무척이나 미안 할 뿐이다. 비가 많이 왔으니까 이해하시겠지...
천등산 박달재 울고넘는 박달재가 아니라 통고산 박달재를 향해 업힐을 한다.
미려한 소나무 숲사이로 콘크리이트 포장길이 구불구불 산을 오른다.
박달재는 통고산방향과 삼근리에서 왕피천으로 향하는 가장 높은 고개이다.
또한 왕피천의 유일한 통로이기도 했었다.
박달재에 이르는 산길은 금강송사이로 이어진 정취가 있던 옛길이었으나
아쉽게도 포장 되었다. 다행히도 집에 11x14 사이즈의 자전거로 타고 넘는
2001년도 기념사진이 남아있다.
고개정상 삼거리 진행방향 왼쪽에 동쪽으로 펼쳐지는 천축산을 향한
끝없는 임도가 있다. 박달재 정상가기전 우측임도는 통고산 순환임도와 휴양림이
연결된다.
신나게 다운을 하다 보면 삼거리에 이정표가 있는데 오른쪽에 동수곡 가는 길이다.
예전 동석광산이 있었다. 지금은 폐교됐지만 동수곡국민학교가 있다.
이런산골에 아주 예쁜 싱글같은 산길이 있다. 동수곡 산길은 더욱 원시적이다.
구비 구비도는 넓은 싱글같은 산길은 나를 너무 행복하게 해주었던 기억이다.
이제는 포장된 왕피천길이다. 박달재의 오르막의 보상을 왕피천 포장길이 시원스레
길을 내준다.
왕피천은 이번 라이딩이 다섯 번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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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어찌도 이리도 묘하고 이쁘고 정답고 따갈울 수가 있을까?
길게 뻗은길,꼬불꼬불한 길,
신록의 힘찬 가지로 길의 기운을 세운 길,
맑고 시원하고 때깔스러운 물맛의 싱싱한 물살로
길의 생명을 심어주며 파삭한 마사토의 길,
촉촉히 내린비는 흔적도없는 길,
길옆의 성황당 당골나무의 신성함을 같이하는 길,
오대산에서나 보았던 붉은빛의 소나무가 즐비한 길,
산허리를 휘돌아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길,
산굽이 돌고 돌아 또 마주보이는 길.
우리는 열심히도 달렸습니다.
영덕군 어디에 몇백년 종가집의 고색의 목조건물 앞마당의 물맛에 취했습니다.
그리고 또 달렸습니다.
읍내에 다녀오는 시골아저씨의 막걸리 기운도
길을 물어오는 우리의 모습도 아름답기만 합니다.
시건방져 도취된 원색의 바이커는 마주친 경운기 급브레이크 당황함도
길따라 보이는 저수지의 푸르름을 지나쳐 황급히 꺽여
언덕을 치받는 임도를 다시 올랐습니다.
청송 국립공원 바로위 영덕군 지품면 지품중학교 운동장에서 출발하여
백암온천까지 4월29일 50여km를 주행 백암 한화콘도에서 온천과 함께 피로를 풀고
4월30일 모질게도 독한 산길을 달려 왕피골에 다 다라
시골 할머니의 라면으로 때우고 끝도 한도 없는 산길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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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은 2001년 4월 낙동정맥 후기의 일부이다.
저수지의 푸르름을 지나쳐 황급히 꺽여 언덕을 치받는 임도는
무릉도원 저수지에서 오르는 매화임도를 말한다.
그당시 갈면리와 길곡리 성황당길에 너무 감명받아 쓴 글이다.
이제는 왕피천 보건소옆 라면 끊여주던 할머니집도 페허가 되었다.
이리도 빨리 변하는지 많이도 변했다.
길을 찾아 아리아리 하다. 몇 년의 세월도 있지만.....
왕피골은 왕이 피신해서 왕피골이라 한다.
兵衛(병위)마을은 왕을 호위했던 병사가 머물던 곳이다.
우리는 왕피2리로 해서 우측다리건너 병위마을에 다다라 매화임도를 올라간다.
동쪽으로 대령산 북쪽으로 천축산, 서쪽으로 통고산, 장군봉,일월산
첩첩으로 산중이다.
매화임도 정상삼거리 오른쪽은 송방으로 떨어지는 임도이다.
수하로 빠지는 유일한 탈출로이다.
직진하여 갈면리에 도달했지만 밥먹을데는 없다.
밤새도록 달렸지만 아침을 먹지를 못했다.
파워바를 4개를 먹었지만 포만감이 없다.
길곡리 성황당이 멀찍이 왼쪽으로 보이지만 예전의 느낌이 없다.
신비하고 예사롭지 않던 느낌은 어디로 갔는지 퇴색함만 보일 뿐이다.
폭우로 외선미 가는 산길은 군데군데 도로가 유실되어 자동차는
갈 수가 없겠다.
온정면 경계인 읍면계 능선은 엄청 빡세다.
오르는 길과 내려가는 길은 이번 장마로 골이 파여 라이딩이 힘들다.
눈에 익은 백암온천이다. 장고님이 “대게탕 어떻습니까?”묻는다.
왠 대게탕 의아 했지만 뭐든지 먹어야 했기 때문에 “좋지요”
생각지도 않게 장고님 처갓집에서 대게무침을 융슝하게 대접 받았다.
꼬박 날밤을 세우고 백암까지 왔으니 잠이 쏟아진다.
분천에서 백암까지 97km를 달려 아침겸 점심를 먹고 휴식을 취하니
오전12시가 되었다.
약6km의 도로를 타고 가다 우회전해서 조금리로 들어섰다.
개울가 길은 이미 장마로 날아가 길이 흔적이 없다.
마을 안쪽 길로 해서 백암산을 오른다.
이곳 지형은 동쪽사면은 급하고 험하고 꼬불꼬불하다.
서쪽사면은 곧바르고 노면도 곱다.
윗삼승령 낙동정맥구간까지 언덕이 길고 급해서 많은 사람들이
힘 들어 했을 것 같다.
부슬거리던 비는 갑자기 후두득 하면서 소낙비가 내린다.
고도를 높이면 빗줄기가 가늘어진다.
낙동정맥구간은 지형특성상 남쪽에서 올라가는 것 보다 북에서 남으로
라이딩 하는 것이 내리막이 많아 수월하다.
불행이도 이번 코스는 남에서 북쪽방향이다.
더울라치면 찬공기와 마주쳐 비를 내린다.
선선한 구름속을 달릴라 치면 금새 더운김이 후끈거린다.
변덕스러운 우중의 라이딩이다.변화가 있어 좋다.
천길 낭떠러지 골짜기, 무섭다.
내리막의 난폭함을 피해 어느덧 기산리에 도달 한다.
기산리 삼거리 바로 상죽파로 향했으나 빗방울이 거세진다.
마을로 후퇴, 물도 얻어먹고,시골의 오리지널 뒷간 작대기에
파워바의 불편함도 반납을 했다.
다시 죽파리로 향해 산길을 재촉한다.빗줄기는 가늘어 갈 만 하다.
위성사진에 죽파리 "ㄷ“자 골짜기 다와서 검마산 이정표가 보인다.
비는 억수 같이 쏟아져 앞이 안보인다.
이정표앞에서 잠시 고민한다.
검마산을 향해 갈 것인가 잠시 머뭇거리다.두사람의 분위기가
하산의 분위기이다. 좋다 안전을 위해 하산하자.
비를 피해 죽파리 비닐하우스에 피신, 빗소리가 천둥소리 같다.
억수같이 퍼붓는다. 라이딩 현재거리는 141km를 달렸다.
죽파리에는 민박이 없다, 어찌되든 수비면에 가야 될 것이다.
체온유지를 위해 윈드자켓을 입었다.
빗속을 뚫고 수비면을 향해 고개를 넘는다.
원 없이 비 맞는 것, 자연그대로 비 맞는 것, 그것은 자유다.
우리는 이성의 껍질로 포장하고 문명의 이기로 혜택을 입고 산다.
아이러니 하게 문명의 利器인 자전거를 타고 비를 맞고 간다.
자전거가 좋은 이유은 기계이면서도 사람의 힘으로 간다.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눈이 오면 눈을 맞게 하고 추우면 되지게 더 춥게 한다.
자연을 그나마 즐기게 한다.
자전거는 五感을 느끼게 한다.
추우면 춥게 더우면 덥게 시원하면 시원하게 피부에 와 닿는 공기의 느낌마저도
놓치지 않는다.
황토 흙탕물속을 달려 올라가는 기분, 그것은 우리에게 오감을 다주기 때문이다.
수비면을 향해 가는 917번 도로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917번도로는 얄굽다.온통 비포장이다.아니면 골목길이나 농로같다.아니면
소광리 임도이다.대광천 지나 샛재넘어 두천리거쳐 구수곡휴양림거쳐 덕구온천으로
이어진다. 남쪽으로 내려가도 917번 도로는 여전히 비포장이다.
무창리가서야 포장으로 만난다.일부 포장되긴 했어도 무궁무진한 산악자전거 코스이다.
작년 기산리 오지투어는 골골이 산악자전거 코스이다.
조그만 면소재지 수비면은 식당이 왜그리 많은지 식당 정말 많다.
주민에게 식당이 왜이리 많냐니까 그냥 많단다.
하나밖에 없는 한일여인숙에 숙소를 정했다.
주인아주머니 친절해서 세탁기도 빌려주고 우산도 빌려주고 숙박비도 2만원이다.
수비면 주민은 전부 친절하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 39시간만에 취침을 했다.
아침에 비가 안오면 검마산 마저 타려 했으나 아침먹고 나니 비가 엄청온다.
어쩔 수 없이 917번 도로 그나마 포장이 잘된 코스이다.
분천을 향해 수하리를 거쳐 옥방 분천까지 포장도로만 46km를 달렸다.
수하계곡하류는 물이 불어 요동 치고 있다.
총라이딩 거리는 193km이다.
첫댓글 모두 4명이 라이딩했네요. 황토님,정준님,장고님 그리고 비. 비는 꺼려지는 친구지만 홀딱 젖으면 힘을 보태주는, 파워바 같은 친굽니다. 비와 함께 라이딩하면 풍경도 바뀌죠. 잊지못할 추억거리를 만드셨네요.
몇 년 전 같던 통고산, 왕피천...생각납니다. 그 때도 고생 엄청했는데 ( 태풍 매미가 쓸고 간 뒤끝이라 )..... 옆에서 보기에 조금은 무모하다 싶기도 하지만... 대단하십니다! 자전거에 대한 열정이.....
정신없이 달리시면서도 옆의 경치를 감상하시는 여유..... 다시한번 달리고 싶습니다^^
황토님글을 읽을면서 '어떤 경지를 다다른다는 것이 이런것이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자연을 느끼고 볼 줄 아는 여유가 멋있습니다. 다시 한번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이 가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