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수도원예배 24.4.7.해날
10시 예배시간이 다 되어갑니다.
잠시 마루에 걸터앉아 와온바다를 바라봅니다.
봄햇살이 바다에 번져 눈부십니다.
용화사차방으로 향한 걸음 걸음이 모두 이렇게 눈부셨음을 봅니다.
봄꽃의 미소가 지어집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하는 자신들의 의식을 나눕니다.
절을 올립니다.
한 배에 살아 있는 스승들을
한 배에 그 인연에 스승들을
한 배에 그 인연 닿은 모든 스승들께
그리고 마지막 한 배는 나를 향해.
종을 칩니다.
밖으로 부모와 스승과 가족과 도반에 감사하며.
안으로 천지만물로 내가 있음에.
이 모든 스승들을 우리 곁으로 모셔옵니다.
예배를 시작합니다.
샨티데바의 입보리행론 1장을 소리 내어 함께 읽어보고 이야기 나눕니다.
「<입보리행론>은 붓다가 법의 바퀴를 세 번에 걸쳐 굴린 것을 응축하고 있다.
가르침을 받을 때 중요한 것은 올바른 마음가짐이다. 물질적인 이익 혹은 명성을 얻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듣는 것은 불법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목표는 천신 혹은 강력한 힘을 가진 사람들처럼 다음 생에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또한 우리만 윤회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바라서도 안 된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우리가 내쳐야 할 마음가짐이다. 그런 생각을 접고 셀 수 없이 많은 중생을 위해 일체지를 얻겠다는 굳은 서원을 세워 가르침을 들어야 한다. 이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이 논서에서 가르치는 심오하고 관대한 수행의 길을 반드시 닦아야 한다. 만일 우리가 이러한 발심을 유지할 수 있다면, 우리가 하는 모든 바람직한 행동들이 수승한 깨달음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깨달음을 얻겠다는 열망을 갖기 위해서 우리는 깨달음을 성취하면 무엇을 얻을 수 있고, 그렇지 못했을 때 잃는 것은 무엇인지 알아야만 한다.」
:공부하는데 이로움과 해로움을 설명하는 것은 공부하는 자의 태도이며 깊이 사유하는 데서 오는 말이다.
「인간의 삶은 얻기 어려우며 매우 고귀한 것이다. 이 인간의 삶을 헛되이 하지 말고 좋은 목적을 위해 써야 한다.」
:공자는 사람이 배우는데, 생이지지生而知之 태어나면서부터 깨우친자, 학이지지學而知之 배워서 깨우치는 자, 곤이지지困而知之 배움에 곤란을 겪는 자로 분류하고 있다. 곤란을 겪으면서도 배우지 않으려는 이들도 있다. 이만큼 살아오면서 어려움도 많이 겪었으나, 이렇게 얻기 힘든 인간의 삶을 헛되이 하지 않고 발심을 내서 공부해야 할 것이다.
「악행을 버리고
덕행을 닦아
마음을 조복하라.
이것이 붓다의 가르침이다.」
: 항상 곁에 두고 보는 문장인데 입보리행론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겨본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절대 다른 사람들의 잘못을 꼬집지 말아야 한다. 지혜로운 초대 달라이 라마 겐뒨 둡빠는 “모든 존재에 감사하라. 모든 수행자들을 청정한 눈으로 보라. 내면의 적을 잠재워라”라고 말씀하셨다. 이분의 가르침을 따르자.」
:수행자를 특별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게 아닌 기도하거나 하지 않는 자 모두를 그렇게 보는 눈이 키워졌으면 한다. 모든 존재에 감사하고 그들 모두를 수행자로 청청한 눈으로 보고 싶다는 염원을 가져본다.
두 손 모아 인사하고 예배를 마칩니다.
용화사스님이 가져다주신 과일 공양물을 기쁜 마음으로 나눠 갖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잘 먹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첫댓글 셀 수 없이 많은 중생을 위해 일체지를 얻겠다는 굳은 서원을! 옴마니팟메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