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테이프를 끊은 '이유 있는 대결'에서 '레전드' 이창호 9단(왼쪽)이 '영재' 김은지 초단에게 176수 만에 불계승했다.
'이유 있는 대결-이창호ㆍ유창혁vs여걸6'
이창호 9단, 김은지 초단에 176수 불계승
'바둑 레전드' 이창호 9단이 '영재 바둑소녀' 김은지 초단에게 한수지도를 했다. 이창호 9단은 9일 오후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이유 있는 대결 - 이창호ㆍ유창혁 vs 여걸6'의 첫 대국에서 176수 만에 불계승했다.
이 대결은 K바둑의 특별기획. 이창호ㆍ유창혁 9단이 시청자들에게 인기 있는 여자기사 6명과 교대로 대국한다. '여걸6'은 최정 9단, 오유진 7단, 김채영 6단, 오정아 4단, 허서현 초단, 김은지 초단.
▲ 바둑계의 살아있는 전설 이창호 9단. 140회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출발은 이창호-김은지의 대국. 김은지 초단이 가장 존경하는 기사가 이창호 9단이라는 점이 대결 성사 '이유'이다. 32살의 나이차가 나는 두 기사이다.
"어릴 때부터 기대를 많이 받아온 선수인데 오늘 만나는 게 좀 무섭네요." (이창호 9단)
"모든 부분에서 정말 훌륭하셔서 가장 존경합니다. 승부보다는 최선의 바둑을 두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은지 초단)
▲ 국내 377명의 프로기사 중에서 가장 어린 13세 김은지 초단.
간단한 임전소감을 밝힌 후 2시간 50분간을 두었다. 이른 시점부터 고전의 길을 걸은 김은지는 바둑판의 빈자리가 꽤 남은 상황에서 돌을 거둬 들였다. 존경하는 대선배를 상대로 패기 있게 도발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역부족임을 감출 수 없었다.
"처음에 제가 무리한 수를 두었는데 흑이 좀 놀란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는 조금 득을 보게 됐지만 복기해 본 느낌으로는 심했던 것 같습니다"라는 국후의 이창호 9단. "최정 9단을 넘어설 수 있는 기사가 될 것 같죠?"라는 중계석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 "공부하는 방법은 제가 물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워낙 예전 스타일이라서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막막하고, 김은지 사범은 인공지능으로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 기대하겠습니다"는 이창호 9단, "역시 너무 잘 두시고요, 영광이었습니다"는 김은지 초단.
'이유 있는 대결'은 16일에 유창혁-허서현의 36년차 띠동갑(말띠) 대결이 이어지며 이창호-김채영(23일), 유창혁-오정아(30일), 이창호-최정(6월 6일), 유창혁-오유진(6월 13일) 전이 매주 토요일 낮 2시에 K바둑 스튜디오에서 생방송으로 펼쳐진다.
▲ 김은지는 13세. 이창호는 14세 때 첫 타이틀(KBS바둑왕전)을 획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