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에서 ESG를 보다
◇ 해운대는 지속가능한가?
유엔은 오래전부터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관한 여러 규정과 목표를 제시해 왔다.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에서 열린 유엔환경발전회의(UNCED)에서는 인류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하여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 개념을 채택했다. 이 이론은 그 이후에 녹색성장(green growth), 그린뉴딜(green new deal), 사회적 가치(social value) 등으로 발전해 왔고, 최근 들어서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개념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는 기업 단위를 넘어 모든 조직과 사회 전체에 적용할 수 있다.
◇ 해운대에서 바라보는 ESG
ESG 경영은 말 그대로 환경(E), 사회(S), 거버넌스(G) 분야의 경영 과제를 종합적으로 챙기면서 기업경영을 하자는 것이다. 동시에 투자자 및 투자기관들에게는 ESG 경영을 잘하는 기업에 투자하고 견인하도록 하는 취지다.
□ 환경 (environmental) 측면
ESG 관점에 선다면, 우리는 해운대 지역사회에 이렇게 물어볼 수 있어야 한다. 해운대는 안전한가? 해운대는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하여 실천하고 있는가? 그리고, 기후변화에 맞서 주민과 시민들의 안전을 위하여 적응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가?
환경분야의 이슈 대응에는 미세먼지 대책 등 대기오염도 중요하고, 하수, 폐수 등 수질오염 방지도 중요하지만, 기후 위기의 시대에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율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가는 노력을 기울이고, 그 결과를 지역사회와 부산시, 중앙정부, 그리고 국제사회에 대해서도 설명책임(accountability)을 다해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운대의 모든 정책과 활동이 탄소저감 방향을 견지해야 하며, 2050년 탄소중립과 넷제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 사회 (social) 측면
사회분야의 주요 이슈로는 지역사회 내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 요소, 노동권 보호와 공정한 경쟁과 소비자 및 고객 보호 정책과 지역사회 발전 측면을 살펴봐야 한다. 해운대를 찾는 사람들에게도 해운대는 ESG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규명하고 참여시키면서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소통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지속가능성 분야의 내용은 인권선언, 아동권리선언 등 UN의 여러 선언과 협약들을 살펴보면 참고가 된다.
□ 거버넌스 (governance) 측면
‘거버넌스’라는 말은 ‘지배구조’로 번역되기도 하지만, ‘의사결정 구조와 체계’로 해석된다. 해운대의 거버넌스를 생각해 보면, 행정구역상 체계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구청과 구의회와 시청과 시의회로 연결되는 거버넌스가 외형적 측면이라 한다면, 각 마을 차원의 다양한 공식 비공식 모임과 친목, 취미, 동아리 모임 등도 유연하고 유익한 거버넌스를 필요로 한다. 각 마을의 동별, 통반별 주민 참여와 의사결정 구조와 체계를 수시로 점검해 보면 좋다. 복잡다단하고 모세혈관처럼 연결된 해운대의 작동 시스템과 의사결정 시스템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stakeholder)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 이제 해운대에서 ESG를 만나자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해운대에서 ESG의 단초를 찾아낼 수만 있다면, 해운대의 지속가능한 발전도 한 단계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해운대가 지속가능하게 발전해가고 ESG 경영을 통해 환경과 사회와 거버넌스의 과제를 통합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시민 모두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이제 기업 경영의 상식이 되어버린 지속가능경영, 사회책임경영, ESG 경영을 제대로 뿌리내리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해 내실있게 발전해 가는 해운대 커뮤니티를 기대해 본다.
황 상 규
ESG평가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