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아름다워라~ 찬란한 세상.''하며 율동과 노래로 첫 출발선을 그었다. 추워진 날씨탓에 두꺼운 옷도 여벌로 준비했다. 봉사자들은 요것조것 준비한 것을 즉석에서 동작 빠르게 소분하고 날랐다. 개인이 성경공부 팀들을 위해 별도 준비한 사람도 있었다. 그 대추와 감홍시 쥬스와 매실 엑기스. 무공해라 해 더 감동을 주며 경계를 넘나들었다. 영양 찹쌀밥과 짠지와 김과 떡은 아침 대용으로 안성맞춤이었다. 처음 도착한 곳은 순천만습지로 끝없는 일렁임이는 갈대숲과 갯벌이 어우러져 2006년 국내 최초로 탐사로 습지에 과연 등재 될만 하였다. 전봇대232개를 걷어내 새들이 자유롭게 날 수 있는 하늘길을 열어 생명의 귀환으로 이어져 놀라웠다. 말해 뭐하겠는가 이쪽과 저쪽의 경계선을 풀고 상생의 길을 가르쳐 주었다.
소록도성당. 작은사슴성당 이라고도 불린다니 얼마나 정겨로운가! 우리는 버스로 이동 봉고와 자가용에 나누어 타고 짐을 풀고 싱싱회를 담은 이른 저녁을 먹고 치유의 숲길을 걸었다. 각자 지향을 두고 세 사람씩 줄지어 천천히 걸으며 묵주기도를 했다. 간간이 혼자 나온 사슴과 가족차원으로 나온 사슴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후다다닥 빠르게 움직였다. 이 길을 만드는데 한센인(나병환자)들을 동원했다 한다. 일그러진 그틀의 아픈 손을 무시한 채 길을 적당한 도구도 없이 말이다. 그것도 유린당한 인권을 피해 자유의 품으로 가고 싶어 도망가는 그들을 잡기 위해 이 길을 냈다고 한다. 우거진 나무 아래로는 천지 낭떠러지 시퍼런 바닷물. 얼마나 무서웠을까? 그러나 이곳은 슬픔의 역사만 있는곳이 아니었다. 처음 들어섰을때 너무나 아름다운 이 성당은 파아란 하늘의 흰구름과 함께 웬지모를 슬픔마져 감돌았다. 하지만 1962년 오스트리아 간호수녀였던 말가리다와 마가렛 수녀의 등장으로 활기를 되찾았다. 일제강점기부터 한센병환자들을 수용했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이곳에 그것도 외국인 20대 초반의 여성이 공동체를 이루어 사랑으로 신앙생활을 잘 이어가게 40여년간 묵묵히 봉사를 했다니 정말 놀라웠다. 한 켠에 마련된 그대들이 살던곳은 너무 소박하기 이를데가 없었다. 환자들이 진료 받던 곳. 진심으로 환자들을 사랑해 열악한 환경에서 의술을 펼쳤던 의사. 이세상에서 못 받은 복을 하늘에서 누리리라. 어찌 바깥세상과 이곳을 구분하지 않았던가!
동작이 느린 나는 일찌감치 서둘러 숙소로 돌아와 문을 이쪽저쪽 잠그고 샤워를 했다. 머리에 샴푸를 듬뿍 두르고 거품을 복작복작 내고 있었다. 뮈가 따끔따끔 참을만해 산중이니 모기겠지 하고 쳐다보지도 않았다. 샤워기 물을 내렸다. 근데 왼쪽 발등을 거친 손바닥 같은 느낌이 쓰윽 훑어 가는듯 했다. 아래를 쳐다보았다. 일순간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것은 다리가 여러개인 큰 지네였다. 손가락 두개 크기의 긴 지네. 발등에서 떨어졌다. 이제 생각하니 거품으로 인해 손으로 털치지 않았어도 떨어졌다. 잡자니 끔찍스럽고 가만두자니 위협을 느꼈다. 열어준 문으로 기어 나갔다. 문제는 바로 옆에 짐을 둔 다른 자매의 가방과 옷속으로 들어가려 했다. 얼른 발판으로 깐 수건으로 방향을 돌리게 했다. 다시 욕탕 모서리로 기어 올라갔다. ''안돼. 안돼'' 속으로 외치며 만에 하나 누가 내 알몸을 볼 지도 모른다 염려는 되었지만 방문을 열고 다시 그 수건을 잡았다. 바깥으로 얼른 유인할 참이었다. 근데 밖에서 누가 들어오는 소리가 났다. 얼른 시도하려던 행동을 멈추고 방문을 걸어 잠그었다. 목욕탕 문을 타고 올라가는 지네를 욕실문을 닫아 끼워 꼼짝 못하게 하니 쥐죽은듯 꼼짝 않았다. 아! 얼른 거품을 헹궈내고 몸부터 씻고 옷을 입어야 해 하며 초스피드로 샤워를 끝냈다. 문을 푸니 살아 움직였다. 방문을 열어 수건으로 방향을 틀어주고 말했다. ''네 갈길로 가거라. 어서 네 갈길로 가거라.'' 올 때 버스에서 짝꿍이던 연세 많은 자매님이 들어서서 ''들어오지 마세요. 복도로 들어오면 안됩니다. 비키세요. 비키세요.'' 하며 길을 터 주니 지네는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복도의 열린 문이란 문은 차례로 앙손으로 이쪽저쪽 번갈아 가며 방문을 단디 닫았다. 그래도 언제 어느때 어느방으로 욕실로 또 들어갈지 모르니 사무실을 찿고 사무장을 순식간에 찾으려 했지만 보이지 않았다. 뒤따라온 자매가 그 광경을 전해듣고 신부님께 그다음 사무장에게 전달되어 손쉽게 휴지로 제압되어 나갔다. 모두 나가며 최종적인 문을 닫지 않았고 아무도 그런일을 상상못해서 그랬으리라. 따끔따끔했던건 지네가 거치른 발이니 그랬던것 같고 나는 안전하였다. 지네는 자주 나타났고 신부님 수녀님도 물린 적이 있다고 한다. 사무장 말로는 두 개 이빨자국이 물리면 나는데 그건 아닌것 같고 지네와 안맞으면 퉁퉁 붓고 사람마다 약하게 붓는 사람도 있다고 하였다.
소록도에서 한센인들과 봉사자들의 사랑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경계선을 허물었다. 치유의 숲길에서 만난 사슴들이나 또 무서운 지네나 습지대에서 만난 조류나 생물 식물들을 생각하니 그들도 우리가 서로가 서로를 잘 알고 경계선을 허무는 것만이 서로가 상생하는 길임을 일깨워 주는듯 했다. (20251027)
첫댓글 수고 하셨습니다.
한비수필학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