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수 많은 아이들이 굶주림에 죽어가던 시절
이동 고아원이라 불리는 곳
이곳은 말 그대로 이동하며 아이들을 돌본다.
하지만 이곳에 간 아이들이 어떻게 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저 굶지 않는 다는 것 밖에...
“이 아이 좀 맡아 주셔유 이름은 금분이라고 혀유”
15살에 나는 아무것도 모른 체 엄마에 손에 이끌려 어떤 천막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난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을 만났다
요코... 일본인인 그녀는 이동식 고아원을 운영하며 조선에 이곳저곳을 돌며 아이들을 모으고 있었다.
사실 말이 이동식 고아원 이였지 진실은 아동 매매상이였다.
“글세... 몇 살?”
“올해 15이에유”
난 수줍게 그녀를 쳐다 봤다.
푸른 비단위로 수놓인 분홍색 매화자수 위로 눈길이 갔다.
그녀는 전통 기모노를 차려입어서 그런지 범접하기 어려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래? 그러면 쌀 한섬이면 되?”
그녀에 답에 어머니는 웃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5남 4녀 그중 오빠 둘은 일찍이 열병으로 그리고 내 밑에 여동생 둘은 굶어 죽었다
나는 딸로는 첫째 딸로 집안에 살림밑천이 된다는 말이 맞는 건지도 모르겠다.
내 밑에 동생들을 위해 나는 이동 고아원에 팔려왔다.
어디로 갈지 모르는 불안감도 잠시 잊고 늘 꿈꾸던 자유를 생각했다.
유코는 밖으로 나와 다른 천막으로 들어갔다.
아이들에게 나를 소개 시켜주고 다시 나에게 아이들을 소개 시켜 주었다.
“애는 순녀 재는 정자... 여기가 여자애들 방이니 여기서 지내렴”
천막 안은 넓었다.
유코가 청나라에서 배워온 집이라고 했다.
하지만 내가 이 아이들과 친해지기도 전에 내 고향을 떠났다.
내 고향 강경에서 출발해 금강을 따라 올라왔다.
올라오는 동안 아이들은 나가고 또 들어왔다.
그사이 나는 정자와 친해졌다
우리는 어느새 한성까지 도착했다.
올라오면서도 수많은 사람들을 봤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은 처음 봤다.
유코는 나와 정자를 데리고 어느 유곽으로 향했다.
주인과 유코는 매우 친한 듯 보였다.
주인은 이제 갓 서른이 넘은 듯 보였고 유코와는 다르게 기품보다는 천박함이 어울리는 여자였다.
옷차림 역시 붉은 유카타를 대충 걸치듯 입고 있어 유코와는 확연히 구분되었다.
유코가 그녀를 소개 했다.
“이제 너희는 이분이 돌봐 주실거야 이름은 모모카 잘지내렴”
나는 유코와 언젠가 헤어져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 이렇게 급작스러울지는 몰랐다
“보내지마유 제발 보내지마유 제가 잘할게유,,,,,,,”
유코는 내가 잡은 두 손을 뿌리치고 가버렸다.
유코가 버리고 간 유곽에 이름은 花(はな) 히나 라고 했다.
그리고 이곳에 오는 손님들도 특이했다.
오는 사람들이 남자가 아닌 여자들이였다.
나와 정자는 처음에 아가씨들에 잔심부름이나 허드레 일을 하며 일본어와 기모노 입는 법을 배웠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유코에 부탁으로 유곽에 여자에 생활을 조금 늦게 시작한 것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화려한 생활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왜냐면 이곳은 유곽이니까...
시간이 지나고 내가 분내음에 짙은 향에 익숙해져 갈 때쯤 유코가 찾아왔다.
나를 두고 간 뒤로 처음 보는 거였다.
여전히 그녀는 기품 있고 우아했다.
그리고 마유라 불리는 기녀 옆에 있던 나에게 다가왔다.
그 옆에는 모모카가 서 있었다.
모모카는 심부름 하는 아이를 불러 뭐라 일렀다.
그러자 아이가 나에게 다가와 어디론가 끌고 같다.
커다란 욕조 안에 그득 담긴 물 안으로 들어가라고 했다.
멱을 감은 적은 있지만 이런 곳에 들어가서 씻는 건 처음이라 어색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매우 허둥거렸고 그러자 아이는 나에게 그러지 말라며 웃으며 답했다.
목욕을 마치자 아이는 나에게 복숭아빛 유카타를 입히고 어느 방으로 행했다.
그방안에는 다른사람도 아닌 유코가 앉아 있었다.
“유코.....”
그녀는 씽긋 웃고 자신에 옆에 앉으라며 손짓을 했다.
정갈하게 정리된 다다미 방위에 깔린 보료 위에 앉았다.
“이리와... 더 가까이”
유코에 말에 나는 조금더 그녀에 곁으로 다가 갔다.
그녀는 앞에 놓인 술상위에 술을 입으로 가져 가더니 술을 머금고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녀에 입술이 나에 입술에 다가와 술을 건냈다.
향긋한 국화주 너머로 느껴지는 쓰디쓴 느낌에 인상을 찌푸릴때쯤 그녀는 작은 은행한알을 가져와주었다.
천천히 내게 다가와 입맞춤을 하더니 불을 껐다.
그렇게 나는 처음으로 화려한 생활에 발을 들여 놓게 되었다.
그녀로 인해 내 머리는 올려졌고 단정한 기모노를 입으며 더 이상 금분이가 아닌 히나노 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되었다.
하지만 정자는 여전히 허드레 일을 했다.
나는 그녀가 안쓰러웠지만 그녀를 기녀로는 만들고 싶지 않았다.
물론 내가 좋아하던 유코에게 안겼기에 후회는 없었다.
단지 그녀만은 평범하게 살길 바랬다.
유코는 한성에 들를때 마다 나를 취했다.
그리고 나는 점점 화려한 생활에 물들어갔다.
다행히 정자는 내가 모은 돈과 그동안 자신이 모은 돈을 주고 빼낼수 있었다.
그녀에게 고향에갈 노자돈을 주며 조심히 가라고 했다.
정자가 고향에 도착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알음알음 들리는 소문으로는 그녀가 결혼해 아이까지 낳았다고 한다.
벌써 5년이란 세월을 화려한 여인으로 살았다.
슬슬 몸이 망가져 옴을 느꼈다.
그리고 점점더 유코에대한 마음이 강해짐을 느꼈다.
유코는 1년전부터 한성에 살면서 나에 기둥서방처럼 지내고 있다.
빛이 환하게 내리쬐는 아침이였다.
잠에서 깬 나는 그녀를 바라보다 갑자기 알수 없는 기분에 휩싸였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흘러 내리는 눈물을 어쩔 수 없이 보고만 있었다.
그 눈물이 흘러 유코에 얼굴위로 떨어졌다.
눈물에 깨버린 유코를 보며 말했다.
“유코 나 이제 그만 두고 싶어”
나에 말에 그녀는 웃으며 내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을 했다.
“우리 어디로 떠날까?”
“날 사랑해?”
“사랑해”
그녀에게 처음 듣는 말
그녀는 나에 손을 잡고 그녀가 살던 그곳으로 가려했다.
하지만 결국 가지 못했다.
그녀와 함께 떠나기 전날 그녀에 집에 불이 났고 그녀는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한다.
나는 웃음을 파는 기녀
내 웃음에 다른 이가 웃는다
나는 웃음을 파는 기녀
하지만 내 웃음은 결국 눈물이다
그녀가 살던 그곳으로 떠나는 이 길이 왠지 슬프고 매정한건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