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
작년 3월 8일, 새 학기를 맞아 서로 손을 꼭 잡고 동네 탐방을 나섰지요.
오늘은 학기를 마무리하며 나서는, 큰 형님들과는 마지막일 동네 산책입니다.
1년이 지나 모두 함께하는 동네 한 바퀴에서 아이들은 또 어떤 이야기를 만날까요?
오늘의 목적지인 도깨비집을 향해 힘차게 출발해 봅니다.
여기는 눈이 얼어서 미끄러워.
이쪽으로 가자.
이준아, 형은 손이 아파.
여기는 종이에 베였고~ 여기는 ~하다가 다쳤어. 형이 되면 그래. 상처가 많지?
동생들의 손을 꼭 잡고 길을 나서는 든든하지만 상처도 있는(?) 형님들.
다람쥐가 있을까?
겨울이라 다 자고 있을 걸?
다람쥐나문데 맨날 다람쥐가 없어.
다람쥐의 안부를 궁금해하며 다람쥐나무를 지나..
오리친구들이 있는 강가에 도착했습니다.
전엔 없었던 청둥오리와 머스코비오리 친구들과도 반갑게 인사합니다.
오리야 안녕~~ 뭐 하니~ 안 추워?
쉬고 있나 봐.
쟤는 처음 보는데?
새로 왔나 봐.
한참 오리구경을 하는데, 뭔가를 발견했습니다.
저거 알인가?
돌 아니야?
오리가 왜 물속에 낳았지?
대박!
너무 웃기다. 신기해.
아니면 알이 굴러 떨어졌나?
저기에도 있어! 저기 또 있다!
오리가 정말 물속에 알을 낳은 건지, 얼음이 녹으며 물속으로 가라앉은 건지, 굴러 떨어진 건지 여러 추측을 해보지만 알을 엄마오리 품에 주자는 아이들의 의견에 아롬이가 알을 건져 뭍으로 올려주었답니다.
숱한 산책길 중 처음 보는 물속의 알은 아이들에게도 선생님들에게도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저는 저기 쌓인 눈이 다 오리알인 줄 알고 놀랐어요.
울창한 대나무숲을 지나..
논두렁을 지나...
드디어 도깨비집에 도착했습니다.
도깨비집이 처음인 이준이는 힘든 내색도 없이 씩씩합니다.
봐, 저기 도깨비가 그려져 있어.
저 도깨비가 여기에 사는 거야.
그런데 누가 옆에 낙서를 해 놨네.
낙서하면 도깨비가 밤에 혼내는데.
도깨비가 밤에 오면 어떻게 할까?
(방망이를 휘두르는 도깨비 흉내를 내며) 아우~ 좋~다!
여기 빗자루가 있어!
도깨비가 빗자루로 변신한 거 아니에요?
저 빗자루가 정말 도깨비일까요?
근데 왜 빗자루로 변해요?
다시 도깨비로 변해요?
빗자루를 두고 많은 의문이 생깁니다.
빗자루는 과연 도깨비였을까요~?
풀이 있네?
근데 다 시들었어.
이것도 가져갈래.
한편 도깨비집 주변의 자연물을 관찰하는 아이들.
지금은 시든 풀이지만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도깨비집에도 예쁜 보랏빛 꽃들이 만개한답니다.
간질간질~
강아지풀은 언제나 아이들에게 훌륭한 놀잇감이지요.
이준아 나 잡아~~
예지야~~
도깨비집에서도 잡기놀이를 하는 환상의 짝꿍 이준이와 예지.
한번 먹어볼까?
너무 딱딱해서 잘 안되네.
(언 눈을 부숴 뿌려주니) 이제 진짜 눈 같다!
도깨비집은 응달이라 많이 풀린 날씨에도 눈이 덜 녹았습니다.
손이 시려도 어쩌면 올 겨울 마지막 만져보는 눈일지 모르니 촉감을 느껴봅니다.
이건 솔방울이에요.
저~기에서 찾았어요.
엄청 많죠?
엄마한테 선물해 줄 거예요.
저 위에 도깨비가 산대.
위에 뿔이 보여요. 약간 연기랑 빛도 나는 것 같은데? 안 보여요?
아냐, 여긴 창고야.
창고 열쇠가 어디 있지?
저거 문 아니야?
잡아당겨봐요.
치치야~!
토리! 사진 찍어주세요~
저 멀리 보이는 강아지에게 이름을 붙여 불러주기도 하고, 멋진 포즈를 지으며 사진도 남깁니다.
우리~~! 학교 간다~~!!!!
안녕~ 잘 있어!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열매들은 도깨비집에서의 마지막 추억을 남겼답니다.
어린이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서로의 손을 꼭 잡고 걷습니다.
야옹아~ 안녕~
귀여워!
엄청 크다.
우리 집 고양이 구슬이도 엄청 커. 원래 요만했는데 이렇게 커졌어.
걷다가 만난 고양이 친구에게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지요.
1년 새 훌쩍 자란 동생들은 이제 힘든 내색 하나 없이 여유를 즐기며 산책하는 멋진 어린이가 되었습니다.
언제나 든든한 맏형님들에게 전원에서의 마지막 동네 한 바퀴가 새로운 시작에 힘이 되어줄 또 하나의 추억으로 남길 바라봅니다.
첫댓글 아이구...우리 윤이 형님. 형님하느라 손도 베이고~~ 고생이 많네ㅋㅋㅋㅋㅋ
귀여운그~~~~
진짜…… 왜 저런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