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여 집에 가기 전, 시장을 좀 봐서 갈까하는 맘에 근처 시장으로 향했어요.
길을 건너 병원앞에 즐비한 약국들을 지나치려는 순간 흰색 인쇄용지 한 장이 약국유리창에 붙어 있는 것이 보여
뭐지..?하며 가까이 가보니 <고슴도치 무료분양합니다.>라고 쓰인 쪽지였어요.
저도 아가들을 키우는 고슴이엄마, 아니 고슴이할머니인 터라 반가운 맘에 들어갔더니
소탈하게 생긴 약사 한 분이 자신이 적어 붙여놓은 것이라 말씀하셔요.
2년전, 군에가는 아들이 고슴도치 한 쌍을 맡기고 간 이후 고슴이들이 가세를 늘여 지금은 <셀 수도 없이 많이..> 번식을 하여
사료만도 20킬로 포대하나를 한 달반이면 다 먹을 정도라고 하니 엄청난 마리수임에 분명하네요.
2년의 시간이 흘러 군대를 제대한 아들은 고슴이들을 보더니 안 가져가겠다고 말하였다 하여 분양글을 적으셨대요...ㅋ
(저라도 그렇게 대답하고 싶어졌을 듯...ㅎㅎㅎ)
갓난아기부터 성체까지 원하는 대로 분양해 줄 수 있다는 아저씨가 참 소탈해보였어요.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맘이 말하는 속속들이 배어나오는 듯 여 한참 재밌게 얘기하다 왔네요.
아는 사람들은 <TV특종, 동물농장>에 출연하라고 난리라고 한다는 말에서 함께 웃었어요..ㅎㅎㅎ
혹 경상북도 포항시에서 고슴이 분양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찾아가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첫댓글 숫놈 고슴이 한마리 분양받으려고 하는데 너무 머네요.. 좋은 분들께 분양이 됐으면 좋겠네요.. ^^
그렇게 까지 번식을 시키지 말았어야 하는데 실수를 했군요.
피임법을 고민해야 할 듯.. 우리 미미와 럭키를 위해서라도 알아둬야할 것 같네요.
무료로 받아가는이들이 모두 다 정말로 잘 기를 수 있다고는 생각치 말아야 합니다.
저도 친구가 얻어다 달라고해서 어제 한 쌍을 받아왔어요. 잘 키워줘야할텐데... <책임비>라는 말이 참 적절한 표현이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불쌍한 생명들을 대책없이 생산해 놓은 벌 좀 받아야 할 사람입니다.
좋은 분들이 입양하여 잘 키워주실 것를 기대해야하겠습니다. 그래도 그 분은 사명을 갖고 기쁘게 고슴이들을 키우시는 듯 보였어요. 물론 잠깐 얘기해봤지만요.ㅎ
어제 갖고 온 두 마리는 깨끗이 씼어서 지금 새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샴푸로 씻기는데 완전 딴 녀석으로 변신~ㅋ 뽀스락거리며 사료를 먹고 있는 암컷이 더 활발하네요. 새 둥지도 금새 적응해서 잘 자고 잘 다닙니다. 아무쪼록 이쁨받으며 잘 자랐음하는 맘입니다.
아이들이 있는 집이었는데 아이들보다 아빠가 고슴이들을 더 이뻐라하나 봅니다. 출근해서 고슴이집을 만들어 들고 왔다네요. 눈이 동그랗고 단추마냥 까맣고 이쁘다고 좋아한다네요. 다행입니다.
약국 아저씨 번호좀 알수 잇을까요??ㅜㅜ
쪽지 드렸었지요? 고속버스는 터미널도 멀거니와.. 아마 번호 알려드렸었어도 거절하셨을 듯 합니다. 그럼..
오늘 지나가며 보니 분양완료되었는지 메모지가 떼어져 있네요. 분양받아 가신 분들 다 잘 키웠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