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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어라 금순아] 059
#1. 일식집 룸
장박 숙모 마주앉아 있다.
장박 : ......세월이 많이 지나 혹시나 했는데....역시 제 집사람을 담박에 알아 보셨군요?
숙모 : (꿀꺽)......
장박 : 집사람 말로는 과거 결혼생활이 무척 짧았다고 하든데....이십년 이상 세월두 흘렀구....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담박에 기억을 해내셨어요?
숙모 : ......
장박 : 많이 당황하셨죠?....저도 그날....많이 놀랬습니다.
숙모 : 저기.....저한테 왜 이제 와서 이런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는데요.
장박 : 예 맞습니다. 진작 말씀 드렸어야 하는데....죄송합니다.
숙모 : 아니요 아닙니다. 그런 말씀 듣자구 드리는 말이 아니구요....저는 그냥....못본 걸루 하겠습니다.
장박 : ......
숙모 : 예 맞습니다.....왜 아니겠어요?...저두 그날 두분을 뵙고 너무 놀라서....
진짜 이게 꿈이지 싶구 믿어지지가 않아서 제 살을 다 꼬집어 뜯어보기까지 했는데....
장박 : 죄송합니다.
숙모 : 아닙니다 아닙니다. 자꾸 그런 소리 마시구요....여튼 그래서 제가 밤새 놀란 가슴 진정해가며
곰곰 생각해보고...또 생각해 본 결과.... 저는 그런 결정을 내렸습니다. 저는 두분을 안본걸루요.
장박 : .......
숙모 : 저는 두분을 본 적두 없고....그러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걸루요.
장박 : 예.....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숙모 : 예 아신다니까.....(더듬 더듬 떨리는거 애써 진정하며 가방 든다) 그럼 이만 저는(일어나려면)
장박 : 잠시만요....죄송합니다 잠시만 제 말을 좀 들어주십시요.
숙모 : (놀라서)......
장박 : 이왕 여기까지 오셨잖습니까? 잠깐이면 됩니다. 제게 조금만 시간을 주세요.
숙모 : (꿀꺽)......(어쩔 수 없이 가방 놓는다. 얼굴은 여전히 사색이다)
장박 : 감사합니다....(긴장하여 입이 마른다. 컵 들어 물을 마신다)......
숙모 : (그런 장박 힐끔 보다 자신도 들어 마시는).....
장박 : (보다 컵 내려놓으면).....예 짐작하신데루...저....금순양을 찾아서...접근 했습니다...
숙모 : ......
장박 : 예...제가 찾았습니다...친구 통해 처음 찾아봤을 때는 벌써 결혼을 하구 애두 있구
거기다 이미 사별까지 했다는 사실에 너무 놀라서.....후회 많이 했습니다. 진작 좀 찾아볼껄....
숙모 : (사색이 되어 어쩔 줄 모르다 그말에 힐끔).....
장박 : .....그래서 더 차마 금순양에게 제가 누군가를 밝힐 수가 없었습니다....
도저히 제 입으로 먼저 제가 누군가를 밝힐 수가 없더군요.
숙모 : ......그런데요?
장박 : .....그런데.....지금 집사람이....금순양을 너무나 보구 싶어 합니다....그러면서도 이제 와서 차마 찾을 수가 없다고.....
금순양 찾는 일을 결사 반대하구 있어요.....몇차례 집사람을 설득해 봤지만 집사람 입장이 워낙 강경해서....
숙모 : ......
장박 : 그래서 이렇게....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어려우시겠지만 숙모님께서 금순양에게 제 집사람이 살아 있단 얘기를 좀 꺼내주십시오.
숙모 : (허)....뭐라구요?
장박 : 염치없는 부탁인거 알구 있습니다.
숙모 : .....
장박 : 알면서도 제 집사람이 금순양을 너무나 애닯게 보고 싶어 합니다.
숙모 : 그걸 지금....말이라구 하세요 말이라구 그걸 뱉으세요?
장박 : .....
숙모 : 세상에 어쩌면 사람들이...아무리 이기적이구 드럽구 치사한게 인간이라구 하지만 어쩌면 사람들이....
장박 : .....
숙모 : 뭐요? 애닯아 보구 싶어해요? 핏덩이 자식 버려두구 도망갈 땐 언제구 왜 이제 와서 애닯아 보구 싶어해요?
장박 : ......
숙모 : 세상에.....세상에 어쩌면...(부들부들 떨린다).....꿈두 꾸지 마세요...나는 오늘 세상에 태어나서
젤루 드럽구 무서운 말을 들은거 같으니까 여기서 나가는 길루 귀를 씻어낼 생각입니다.
그리구 오늘 있었던 일은 싹다 잊어먹을꺼니까....다시는....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두 마세요 아셨죠 다시는요?
장박 : 숙모님.
숙모 : 숙모는 누가 숙모에요. 제가 왜 선생님 숙모에요. 그렇게 부르지 마세요 소름끼쳐요.
장박 : 최소한 이세상에 엄마가 살아있다는 사실은 알려줘야 하는거 아닙니까?
숙모 : (못참고) 그걸 왜 알려야 하는데.
장박 : .......
숙모 : 당신!....당신 그러구두 사람이야? 당신 내가 가진거 없구 배운거 없다구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천지무지랭인지 알어?
몰라서 지금 이 자리에 앉아있는지 알어?
장박 : .....
숙모 : .....당신이 왜 우리 금순이 찾았는지 나 알어.....저번에 당신 부인이 무슨 병을 앓구 있다구
당신 입으로 한말 내가 분명히 기억하구 있는데 당신 내 앞에서 지금 그런 식으로 쑈를 해?.....
장박 : (당황스러운)......
숙모 : 아니라구? 아니면 왜 이제 와서 우리 금순일 찾어? 왜 이십삼년간 그림자조차 보여준 적 없다가
당신 마누라 아프다니까 이제 와서 우리 금순일 찾냐구?
장박 : .....
숙모 : (떨린다).....당신....당신 우리 금순이 신장 노리는거 아냐!
장박 : .....
숙모 : (말해놓고 나니 너무 가슴이 떨리고 온몸이 본격적으로 떨리고 놀라워 저도 모르게 손으로 입을 잠시 막는).....
(덜덜 떨린다)....세상에....간을 노르는 구미호가 있다는 말은 들어봤지만....신장을 노려....
장박 : .....
숙모 : 꿈두 꾸지 마요. 당신이 그래두 인간이라면....인간이길 포기하지 않은 이상.....
다시는 나나 우리 금순이 앞에 나타날 생각조차 말구....영원히 잊어줘요. 영원히....
만약 내가 이렇게까지 얘기했는데 다시 한번 내 앞이나 우리 금순이 앞에 나타나면.... 나 당신들 고발할꺼야....
당신 학교 여기 병원에두 다 알리구....신문사 방송국 이런데 찾아가서 당신이 한 작태 확 다 까발려 버릴꺼니까....
인간이면 내 말...(덜덜덜....가방 집어들고) 내말 알아 들었으리라 믿어요..
(후들 후들 떨면서 문으로....문 탁 닫고 나간다)....
장박 : ........
#2. 원장실
오미자 윤소란 한심한 듯 보고 있다.
금순과 혜미 산발한 모습 대충 수습하여 아직도 싸움의 흔적 고스란히 남아있는 모습으로 서 있다.
오미자 : 얼른 얘기 못해 왜 그렇게 싸웠는지?
금순 혜미 : ......
오미자 : 다행이 내 눈에 먼저 띠었으니 망정이지 손님들이라두 봤어봐?
오늘 두사람 때문에 우리 미용실 이미지가 얼마나 실추될뻔 했는지들 알어?
윤소란 : .....
오미자 : 어떻게 같은 스텝들끼리 아구처럼 들러붙어 죽기살기로 쌈박질들 해?
두사람 같으면 이런 미용실에 머리하러 오구 싶겠어? 내가 그러라구 두사람 고용해 교육하구 가르치는지 알어?
금순 혜미 : 죄송합니다.
오미자 : 안혜미, 말해봐 왜 싸웠어?
혜미 : ...
오미자 : 대답 못해?....그럼 나금순 말해봐 왜 싸웠어?
금순 : ....죄송합니다.
오미자 : 죄송해서 싸웠어? 대답하라는데 웬 엉뚱한 소리야?
금순 : ......
오미자 : 끝까지 대답 못하겠다....좋아. 오늘부로 두사람 그만 둬.
혜미 금순 : (보는)
오미자 : 나는 우리 샵에 이렇게 기본이 안되어 있는 사람들 둘 수 없어. 그만 둬.
혜미 : (안되겠다 말하려는데)
윤소란 : 원장님....죄송합니다만 제 스텝들이니 제가 책임지고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한번만 선처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미자 : ......
윤소란 : 원장님.
금순 : ......
#3. 미용실
윤소란 나오고, 금순 혜미 뒤따라 나온다. 스텝들 서서 은근히 구경하고 있다.
윤소란 : 뭣들하는 거에요? 각자 자기 자리로 돌아가요...(두사람 돌아본다) 화장실 가서 머리 수습하고 복장 단정하게 하구 와.
얘기는 업무 끝나구 해.
금순 : 예...죄송합니다 선생님.
윤소란 : (화나 대답 않고 외면하고 가는).....
금순 : (그런 선생님 보다가 혜미와 눈 마주친다.....먼저 외면하고 얼른 화장실로)......
혜미 : (그모습 미워 노려보다가 윤소란을 본다. 윤소란에게 다가간다)......
#4. 화장실 안
금순 들어서 문 닫고 변기에 앉는다. 금순 휴대폰 꺼내 문자를 찍기 시작한다.
금순 : 짝은아주버님, 휘성이 어때요? 계속 토하구 설사해요? 가보지도 못하고 걱정되서 죽을꺼 같에요.
#5. 금순방
정심 휘성이를 안고 들어온다.
태완 뒤따라 들어온다. 문자 메시지 도착음 울린다.
태완 : (꺼내 확인한다)....엄마 제순데 휘성이 걱정된다구? 휘성이 괜찮은거지 이제?
정심 : 괜찮다구 해....주사 맞구 왔으니까 괜찮겠지. 열은 많이 내렸다구 설사두 일단은 멎구...(방으로)
태완 : (문자 찍는다).....
#6. 화장실
금순 핸드폰 꼭 쥐고 초조한데 메시지 도착음. 금순 얼른 확인한다.
태완E : 병원 가서 주사 맞히구 막 데려왔어. 열 많이 내리구 설사 멎었어. 엄마가 걱정 말라시니까 걱정말구 일이나 잘해.
속상하다구 화장실 같은데 쳐박혀 삑삑 울지 말구.
금순 : (그 말에 울컥하는....핸드폰 가슴에 품고 입으로 고맙습니다....그러다 다시 핸드폰 보고 열면 휘성이 뜬다).....
(휘성사진 들여다 보다 입모양으로 작게) 휘성아....기운내......미안해....사랑해....(가슴에 품고 잠시 가슴 아파서).....
(그러다 핸드폰 떼내고 덮어 주머니에 넣는다. 후...심호흡 하고 스스로 마음을 굳게 다잡고 표정도 다시 다잡고)......
#7. 직원실
윤소란 문 열고 들어선다. 윤소란 한쪽에 놓여진 잡지와 자료를 뒤적이다 필요한 잡지를 챙겨들고 돌아서는데,
혜미 문 닫고 들어서 다가와 선다.
혜미 : 선생님...죄송해요.
윤소란 : 일과 끝나구 얘기하자구 했지? (나가라면).....
혜미 : 이유가 있어요 선생님. 원장님께 말씀 안드린건 먼저 선생님께 말씀 드려야 할꺼 같아 그런거에요.
윤소란 : (보다 잡지 내려놓고).....좋아...말해봐...이유가 뭐야?
혜미 : 나금순....애가 있어요 선생님 애엄마에요. 3살된 아들이 있데요.
윤소란 : (보는).....
혜미 : 제가 그거 알았다구 저한테 막 시비 붙잖아요...(별 반응없는 윤소란 표정에).....안놀라세요 선생님?
윤소란 : ....알구 있어.
혜미 : (놀라서)....예?....알구 계셨어요?
윤소란 : 그래...나금순에게 샵에 알리지 말라구 말한 것도 나야.
혜미 : (너무 무안하다).....
윤소란 : 나혜미.....그래 안다니까 하는 말인데....왜 그렇게 나금순을 미워해?
혜미 : (보는).....
윤소란 : 남편두 죽구 저 나이에 혼자 돼서 애 키우며 고생하는 나금순이 안쓰럽지두 않아?
혜미 : (남편두 죽구?).....
윤소란 : 선배면 선배답게 좀 너그럽게 이해하고 감싸줄 수는 없어? 꼭 그렇게 같은 스텝끼리 서로 낯붉히며 지내야겠어?
혜미 : (확 무안해진다. 금순만 두둔하는 선생이 야속하다)......
#8. 거리
숙모 걸어온다. 아직도 다리가 후들후들 심장이 벌렁벌렁거린다.
숙모 마음을 진정하느라 앞만 노려보며 열심히 걷는다. 그러다 저 앞에 놓은 벤치를 본다.
숙모 다가가 벤치에 무너지듯 주저앉는다. 심장 가슴이 손으로 누르고 후...후...심호흡을 한다.
숙모 : ........내가 잘한거야 잘한거구 말구 암만 그렇게 싹을 잘라버려야지 그럼....인간이 아냐 인간이면 그럴 수가 없어.....
후...(다시 심호흡)......알아들었겠지? 그럼 알아들었을꺼야.....설마 다시 나 찾아 오진 않겠지?....
아냐 그럼 내가 그렇게까지 얘기했는데 인간이라면 말귀를 알아들었을꺼야.....잘했어 안순자 너 오늘 참 잘한거야.....
(심호흡하다 가만)....가만...그럼 이제 식당은 어뜩하나?.....(끔뻑.... 어뜩하지?....).....
#9. 장박 연구실
장박 문 열고 들어온다. 장박 자리로 다가오는데, 뒤따라 간호사 들어온다.
간호사 : 선생님 세미나 일정 잡혔습니다....(챠트 내민다)....
장박 말없이 받아든다. 간호사 힐끔 장박을 본다. 굳어진 표정에 더 이상 말 않고 나간다.
문 닫히면 장박 챠트 들춰보지만, 눈에 전혀 들어오지 않는다.
장박 확 치미는, 챠트 책상에 탁 소리나게 내려쳐 놓는다.
장박 : ........
#10. 숙모네 마루
숙모 기운없이 문 열고 들어와 문 닫는다. 아무도 없다.
숙모 기운없이 마루에 주저앉아 신발을 벗어 끄응 천근만근인 몸으로 마루에 기듯이 올라와 앉는다. 넋 놓고 한없이 착잡하다.
숙모 : (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그만 둬야겠지....간만에 구한 일자린데 그래두 그만 둬야겠지......
(넋놓고 한없이 착잡하고 기운 빠져)....
할머니 : (나물 바구니 들고 들어서 다가오다) 왔냐?
숙모 : (화들짝 놀란다).....
할머니 : 야가 워쩌 이려 느닷없이 깜짝깜짝 경기를 하고.
숙모 : 어머니 기척을 좀 하시죠?
할머니 : (보다)....워쩌 그려 요즘 계속? 금아 땜시 속이 허해 그런겨?
숙모 : ......장사 다녀오세요?
할머니 : (바구니 내려놓고 올라와 앉는다).....그려....물 좀 줘.
숙모 : (일어나 씽크에 물병 컵 집어와 물 따라 내민다).....
할머니 : (받아 마시고)...오미 인자 살것네...오다 큰 경 치를 뻔 혔어. 양 갑자기 오도바이가 튀나오잖여.
깨딱혔음 양 니 웬수겉은 시엄씨 오늘로 황천길 떠날뻔 혔어.
숙모 : 조심좀 하시죠.
할머니 : 나가 조심 안헌게 아니라니께.
숙모 : 다친데는 없으시죠?
할머니 : 없어....(하다 힐끔 숙모를 본다)....
숙모 : (공연히 캥겨서).....왜요?
할머니 : .....아녀.
숙모 : ....(공연히 캥겨서)......왜요?
할머니 : 너 말여....아녀.
숙모 : 어머니.
할머니 : 아녀....걍 하도 꿈자리가 사납구 아까처럼 뒤숭숭헌 일두 생겨쌌고 허니께, 잠깐 허튼 생각이 들잖여....
혹시나 니가 빙원서 그 웬수겉은 년을 만났나 허구 말여.
숙모 : (꼴깍 숨이 잘 안쉬어지는)......
할머니 : 아니지?....못 봤어?
숙모 : (대답해야 돼 얼른 대답해야 돼) 그럼요....못 봤어요. 봤으면 제가...어머니께 바루 말씀 드리죠...
(하는데 상 아래로 손이 또 떨린다. 얼른 두손 맞 잡는다).....
할머니 : 그람 그랄껴 너겉이 입이 얄븐 사램이 그거 보고두 입을 다물라치면
을매나 속이 화딱화딱 날맹질을 혀감서 미쳐 나가겄어.
숙모 : .....
할머니 : (반응없이 그저 보고만 있자)....오미 살쾡이 눈 허구 달겨들중 알었드만.....쯧쯧 참말로 니가 속이 허하긴 허한가벼...
그려 자슥이 뭔지...자슥이 웬수여....그려두 금아 땜시 너무 그러구 속 끓이지 말어...이 에미야....
오미 야가 진땀을 다 흘리네....참말루 속이 텅빈 수수깡처럼 허한가벼 워쩌야 써...
숙모 : ......
할머니 : (휴지로 닦아주며)....워쩌야 써 이 화상 쯧쯧...
숙모 : (당황되고 떨려서)....괜찮아요 어머니....(몸을 뒤틀며 뺀다).....
할머니 : (그런 숙모 힐끔....금아 때문이라 믿어 안쓰럽다).....
그러는데 금아 다녀왔습니다 문 열고 들어온다.
할머니 : (버럭) 너는 워딜 그러구 말두 없이 나갔다가 인자 들와!
금아 : .....
할머니 : 너는 니엄미가 그러구 안된다구 혔으면 한번 듣는 시늉이라두 혔어야지 워쩌 그러구 끝까정 엄니를 해넘길려구만 들어.
니가 하늘에서 뚝 떨어졌어 땅에서 슝 솓았어. 너를 이 시상에 있게 해주신기 누구구만
니가 그러구 엄니 말씀을 어이구 엄미 속을 썪이는겨 이런 천하에 둘두 없는 불효막심헌 것 같으니라구!
금아 : (느닷없이 날벼락이다).....
숙모 : (역시 황당해서 할머니 보고 금아 보고 그러나 말은 안나오고).....
할머니 : 뭘봐 뭐 잘혔다구 그러구 보구만 있어. 얼런 옷 갈아입구 나와서 쌩허니 니 엄니 저녁좀 혀.
금아 : .....
할머니 : 아 뭐혀 얼른 옷갈아입구 나와 밥허라니께....에미야...너는 들가 누워 누워 있어.
오늘 저녁은 나랑 쟈랑 헐틴께 얼런 들어가 누워.
숙모 : ......
금아 : ......
#11. 커피 전문점
시완 머그잔 두 개 들고와서 성란에게 내민다.
성란 땡큐 받는다. 시완 앉는다.
성란 : 방 크기가 얼마나 해?....지금 태완씨랑 같이 쓴다는 방.
시완 : 아...우리 살 방....글세 침대 들어가구 옷장 들어가구...
성란 : 그렇게 말구 정확하게 몇자 몇자 몰라?
시완 : 내가 너랑 같냐? 모르지 나야 그런 거.
성란 : 설마 성냥갑만 한거 아니겠지? 열어보진 않았지만 집 구조상 미루어 짐작되는 방 크기가 꽤 적은거 같앴는데.
시완 : 넓지는 않아두 지금두 침대 옷장은 얼마든지 들어갈걸.
성란 : 침대 옷장 안들어가는 방두 있니?
시완 : 왜 없어?
성란 : 그래 됐어 맞춰 살아야지 뭐....집이 그런거니까 아무것도 안해 간다. 그냥 살다 일년 뒤에 독립해 나올 때
그때 새로 다 장만 할꺼야.
시완 : 그래. 지금 가져와봐야 놀 데두 없어. 이구 살아야 돼.
성란 : (잔 들어 마시며) 근데 금순씬가?...그 친구는 왜 계속 거기 사는거야?
시완 : (보는).....
성란 : 이해가 안되서...요즘엔 남편두 없는 시댁에 사는 사람두 있나?
시완 : 언젠가 대충 얘기 했잖아. 우리 제수씨 환경이 그렇다구.
성란 : 들은 기억은 나는데....그래두 여전히 이해는 잘 안돼...
시완 : 니가 그 환경에 처한게 아니잖아. 그렇게 쉽게 말하지 마.
성란 : (보는)...그래 인정. 그러거나 말거나 사실 나랑은 상관없지 뭐.
시완 : (힐끔).....
성란 : (눈치 못채고) 결혼식은 어디서 할까?
#12. 수퍼
오미자 카트를 밀며 장을 보는 중이다. 카트를 밀고 야채칸으로 이동하다보면, 영옥 카트에 야채를 골라 넣고 있다.
오미자 영옥을 보자 주춤 찔끔해진다. 어쩌지 모른척 할까 싶은데, 영옥과 눈이 마주친다.
오미자 : (이런) 어머 나오셨어요?...(얼른 먼저 다가와 인사한다)
영옥 : (전혀 반갑지 않다. 저도 모르게 표정 굳어진다)....(가볍게 목례한다).....
오미자 : 은주는 좀 어떤가요?.....오늘 휴가 신청하구 안나왔는데?
영옥 : 예....집에 있어요.
오미자 : .....예.....그....저도 자세한 건 모르는데....재희랑 서로 뭐가 좀 안 맞았나 보드라구요....
아무래두....헤어진거...같든데.
영옥 : ......
오미자 : 안타깝지만 어쩌겠어. 요즘 젊은 애들 서로 만나다 얼마든지 헤어질 수두 있는 일이니
서로 인연이 아닌가부다 그래야죠.
영옥 : ....예.....저 밖에 친구가 기다리구 있어서.
오미자 : 예 그럼 가보셔야죠 얼른 가보세요.
영옥 : (가볍게 목례를 하는 둥 마는 둥 간다).....
오미자 : 아 예 그럼 안녕히 가세요....(공연히 캥겨서 저도 모르게 깊게 고개 숙여 인사한다).....
(가는 영옥을 보다가)...내가 이녀석 땜에 이게 무슨 꼴이야.
#13. 이층 화장실
은주 욕조에 거품을 잔뜩 풀고 몸을 깊이 담구고 있다.
눈을 꼭 감고 욕조에 깊이 깊이 몸을 담구고, 깊은 상념에 잠겨 있다. 표정이 여전히 굳어 있는 은주.
#14. 병원 주차장
재희 차로 향해 경쾌하게 걸어온다. 금순을 만나러 가는 길 기분이 몹시 좋다.
#15. 직원실
금순 문 닫고 들어온다.
윤소란 서 있다. 금순 다가와 목례를 한다.
금순 : 선생님 아까는 정말 잘못 했습니다.
윤소란 : (보다).....그래 나혜미에게 무슨 일인가 대충 들었는데...
어찌됐든 나금순이 후밴데 선배한테 못참고 그렇게 대들어야 되겠어?
금순 : .....예 죄송합니다.
윤소란 : 내가 그동안 알면서도 모른척 두사람 관계를 묵인해 왔지만, 나 역시 두사람 사이가 나쁘다는거 알구 있어.
그리구 그렇게 된 건 누구 일방의 잘못이 아니야.
금순 : .....
윤소란 : 헤어 디자이너는 얼핏 봐선 손님들 머리만 자르고 디자인 하는거 같지만,
사실은 손님들의 마음을 디자인해 내는 일이야. 마음에 드는 헤어스타일을 하고 샵을 나서는 손님들의 표정을 봐.
내말이 무슨 말인가 알꺼야.
금순 : .....
윤소란 : 혜미씨와의 관계도 그런 마음으로 다시 생각해봐..손님에게 어울리는 최고의 스타일을 찾아내 듯,
혜미의 마음을 한번 잘 들여다 봐. 분명 어딘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꺼야.
금순 : 예...선생님....감사합니다...꼭 그렇게 해볼께요.
#16. 미용실
금순 직원실에서 나와 다가온다. 스텝들 청소하며 정리 중이다.
혜미 대걸레로 바닥을 닦고 있다. 금순 혜미를 보고 다가가는... 금순 다가와 선다.
금순 : 선배님.
혜미 : (돌아본다)....
금순 : 아까는...죄송했어요.....그리구 원장님께 아무말 안해줘서....고마워요.
혜미 : (표정 변화없이 싸늘하게 쏘아 보다가)....고마워할꺼 없어....더 적절한 타이밍을 찾느라 아직 말 안한거 뿐이니까.
금순 : .....
혜미 : 어쨌든 재주는 좋아. 언제 윤소란 선생님까지 니편으로 만들었드라?
금순 : 선배님.
혜미 : 근데 너.....과부라며?
금순 : (표정 굳어진다).....
혜미 : 그래....니 얼굴이....어딘가 팔자 드럽게 쎄보이긴 했어....
금순 : (뭐? 보는데)
혜미 : (흥...대걸레 탁 놓고) 닦어....(간다).....
금순 : (입술을 앙다물고 노려본다. 더운물 뒤집어 쓴 듯 모욕스러워 꼼짝도 못하고 서있다)......
말희 진공청소기 밀고 다가온다. 말희 다가와 청소를 하려는데 금순 때문에 걸리적거린다.
금순 그제야 깨닫고 얼른 비켜서며, 대걸레를 집어든다.
#17. 미용실 앞 거리
재희차 다가와 선다. 재희 막 시동을 끄는데, 금순 말희 스텝들과 함께 입구에서 나온다.
재희 빙그레 반가운. 이내 다시 시동을 켠다. /
금순과 스텝들 서로 수고했어요 잘가 내일 봐 등등 인사를 하고 헤어진다.
금순 스텝들과 헤어지자마자 얼른 핸드폰을 꺼내서 전화를 건다.
금순 : ....여보세요 아버님 저에요. 휘성이는 좀 어떤가 해서요?.....(표정 밝아진다) 예에...예 알겠습니다.
아버님 지금 끝났거든요 바로 집으로 갈께요. 예...(끊는다)....
차안의 재희 그런 금순을 보며 빙긋빙긋 절로 웃음이 난다. 재희 슬슬 운전해 뒤따르며 다가온다.
그러나 금순 전혀 의식도 못하고 울적한 마음으로 잰걸음으로 걷는다.
재희 그런 금순을 보며, 차 창문 열면서, 다가가 차 옆에 붙이고 빵 누른다.
금순 움찔해 돌아본다.
재희 : 배추머리! 타.
금순 : (그제야 생각나서 아차 놀란다).....
재희 : (그 표정 본다).....
금순 : ......죄송해요 어뜩하죠 저 지금 집에 가봐야하는데.
재희 : (보다 차문 열고 내린다) 너 나랑 약속한거 까먹었냐?
금순 : 죄송해요....제가 오늘 너무 정신이 없어서.
재희 : (확 치밀어 올라온다).....
금순 : .....정말 죄송해요....아까 너무 느닷없이 전화두 받구 계속 일이 많아서....그리고 저 지금 집에 가봐야 하는데.....
(진심으로 미안해서)
재희 : (확 화가 나는).....그럼 진작 전화라두 했어야지? 왜 바쁜 사람을 여기까지 오게 만들어?
금순 : .....죄송해요.
재희 : 죄송하다면 다야. 사람 번번히 우수운 꼴 만들어 놓구 그저 죄송하단 다냐?
금순 : ......
재희 : 알았어 가봐야 한다며, 가봐 그럼.
재희 화나 차에 탄다. 차문 탁 닫고, 그대로 휭하니 출발해 가버린다.
금순 멍하니 그모습 본다.....
금순 : .........
#18. 차안 (달리는)
재희 운전하면서 화나고 가슴이 답답하다. 재희 넥타이 풀어헤친다. 몹시 상처받은 재희.
재희 : .........
#19. 마당
노소장은 태완과 함께 목장갑을 끼고 마당을 정리 중이다. 쓰레받기 빗자루 바닥에 놓여있다.
운동기구도 한쪽으로 치워져 있고, 화단도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다.
노소장 태완에게 화분을 들어서 옮기게 시키고 있다.
태완 : 아부지 이거 왜 이렇게 무거워요. 돌 덩어리가 들었나.
노소장 : 돌덩어리는 없어두 흙덩어리가 원래 무거운거 아냐 임마...아냐 조금 더 오른쪽으로.
금순 : (들어선다) 다녀왔습니다. 아버님 청소하세요?
노소장 : 왔냐....니어머니 등살에 안하구 배겨... 들어가봐 어머니는 안에서 싹 다 뒤집어 엎구 계실꺼다.
정심 : (문 열고 이불 들고 나온다) 싹 다 뒤집어 엎었다가 다시 다 집어 넣었습니다.
금순 : 어머니 다녀왔어요.
노소장 : 벌써 다 했어?
금순 : 어머니 오늘 휘성이 때문에 고생 많이 하셨죠?
정심 : 휘성이 때문만? 대청소를 했다니까 얘가.
금순 : .....죄송해요...기다렸다 저 오면 같이 하시지 그러셨어요?
정심 : 하이구 말은....맨날 늦는 니가 언제 올지 알아서 기다렸다 달밤에 청소를 하자구?
노소장 : 그럼 달밤에는 체조를 해야지.
정심 : (어이없이 보고)....배고파 얼른 들어가 저녁이나 차려.
금순 : 예 어머니. 얼른 할께요...(후다닥 입구로).....
#20. 금순방
금순 들어온다. 휘성 누워 자고 있다.
금순 호르륵 다가와 자는 휘성의 머리에 손을 집어 보고 얼굴을 안쓰럽고 사랑가득한 눈빛으로 들여다 본다.
금순 : .....휘성아.....엄마두 없이 아프구....이제 안아픈거지?....고마워 빨리 나아줘서 정말 고마워 휘성아....
금순 일어나 웃옷을 벗는다. 주머니에서 지갑과 핸드폰을 꺼내 한쪽에 내려놓다가 문득 생각이 나는..
금순 핸드폰을 집어들어 잠시 망설이다가 문자를 찍는다.
금순E : 아까는 정말 죄송했어요. 실은 제가 오늘 우울하고 힘든 하루였거든요.
화 많이 나셨죠? 다음에 꼭 맛있는 저녁 사드릴께요. 배추머리....(핸드폰 놓고 옷장문 열어 옷 꺼낸다).....
#21. 병원 의국
재희 화나 문 확 열고 들어서 문 닫는데, 문자메세지 도착음.
재희 핸드폰 꺼내 확인하면 금순에게 온 문자메세지다.
재희 메시지 가만히 들여다 본다...... 그러다 결국은 입가에 미소가 씨익..
속도 없이 금새 굳은 얼굴 풀어지며 좋아하는 재희다.
재희 : ......
#22. 마루 (밤)
금순 쟁반에 차와 과일을 들고 테이블로 다가와 놓는다.
정심과 노소장 태완 휘성을 데리고 앉아있다. 정심 연신 여기저기 둘러보며 집안 상태를 본다.
태완 : 그만 봐 엄마. 깨끗해 너무너무 깨끗해.
노소장 : 사돈들이 우리 집에 청소검사 하러 와.
금순 : 예 어머니 그리구 진짜루 집안에서 번쩍번쩍 광이 나요.
정심 : (그말에도 연신 여기저기 둘러보다 천정쪽 보며) 저기 먼지를 안닦았네....금순아 가서 걸레좀 갖구와.
금순 : 천정까지 누가봐요 어머니. 그냥 두세요.
정심 : 갖구 오라면 갖구 와.
금순 : 예..(일어나며) 근데요 어머니 어머니 너무 그러시면 저 서운할려구 해요.
정심 : (보는) 무슨 소리야?
금순 : 어머니 저 맞아 들이실 땐 이렇게까지 안하셨잖아요?
같은 며느린데 차별하시는 것 밖에 더 되요...(슬그머니 가지러 가려면)
노소장 : 그렇지 그건 금순이 말이 백번 옳지.
정심 : .....알았어 됐어 그럼 그냥 앉어.
금순 : (배시시 웃으며 냉큼 다시 앉는다)....
정심 : (노소장 과일 주려하자) 안되요 휘성이 과일 주면 안돼, 낮에 설사 한 앤데..
금순 : 어머니 근데요 저 뭐 하나만 여쭤 봐두 되요?
정심 : 여쭤봐.
금순 : 어머니....제 얼굴이요....팔자가 무지하게 쎄게 생겨 보여요?
정심 : (보는)....누가 그래?
금순 : .....
정심 : .....아니야....(하는데 휴대폰 울린다 얼른) 전화 왔다. 니거야?
#23. 금순방 (밤)
금순 들어서 핸드폰 받는다.
금순 : 여보세요.
재희E : 나야 배추머리 구재희.
금순 : 아 예....안녕하세요......지금요?.....그냥 있어요....아뇨 바쁘진 않구요.... 예? 지금요?
#24. 차안 (길가에 세워진 - 밤)
재희 : 그래. 지금 사줘. 아직 저녁 못먹었어....여기 그때 배추머리 집 근처야. 전철역 앞....나와 기다릴께....
안돼 지금 안사주면 나 영원히 화 안 풀꺼야. 나와 기다린다...(탁 끊는다).....
#25. 금순방 (밤)
금순 : (핸드폰 들여다 보며 끔뻑끔뻑...끊는다).....(잠시 핸드폰 내려놓지도 못하고 보다)....(내려놓고 또 잠시).....
- 59부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