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춘천 출장으로 그이의 사업장을 지키게 되었다. 모처럼 조용히 혼자 시간을 보내려고 난로위에 김치를 깔은 도시락을 올려 놓고, TV의 드라마 채널을 찾아 맞추고. 마침 잘 구워진 그 '추억의 김치 도시락'에 행복해 하며 밥 한술을 크게 떠서 입에 넣었는데 누구나 한번쯤은 보았을 <장밋빛 인생>의 최종회가 재방송 되고 있었다.
딸아이 둘을 둔 젊은 부부의 세상에서 마지막 이별 장면에 내 눈은 멎었다. "암"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부부의 이별이 저리도 원통하고 애절할 수가 있을까.. 난 입속의 눈물 섞인 밥을 꿀떡 삼키었다.
장면이 바뀔 수록 더욱 더 눈물 짓게 하는 바람에 솟구치는 눈물 찍어 내며 슬그머니 숟가락을 놓았다.
요즘 들어 근심스런 일로 남편에게 퉁명스럽게 대했던 내 자신이 반성 되고, "부부애"가 무엇일까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이 영원의 시간속에서 생각할때 부부로 만나 살아 가야 하는 시간은 이리도 짧건만... 서로의 소중함을 잘 못느끼고 무덤덤하게 살때가 더 많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