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김범우 포함한 132위
시복식 준비"
손삼석 천주교 부산교구 시복준비위원장·총대리
천주교부산교구 시복준비위원장인 손삼석 교구 총대리가
27일 오전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리는 시복감사미사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전민철 프리랜서
- 오늘 1만여 명 대규모 감사미사
- 죽음에도 박해 이겨낸 믿음 기려
- 신자들 노력으로 시복식 성사
천주교부산교구는 27일 오전 10시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시복감사미사를 연다.
이 행사는 지난 달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집전한
'윤지충과 123위 시복식'에서 부산 지역 순교자 이정식 요한과 양재현 마르티노가
복자품에 오른 것을 감사하는 의미로 열린다.
1만여 명의 천주교 신자, 사제, 수녀 등이 참가해 두 복자의 숭고한 믿음을 기린다.
원래는 1만40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안전 문제로 본당별로 원수를 조정했다.
총 3시간 동안 이어지는 미사 가운데
전반 1시간30분은 태평소 연주, 연합성가대의 순교자 찬가 등 기념공연으로,
후반 1시간30분은 천주교부산교구장 황철수 주교가 집전하는 미사로 진행한다.
천주교 관계자는 "10여 년 만에 열리는 부산교구의 대형 행사"라며
"그만큼 지난달 시복식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 두 순교자 복자품의 의미를 천주교부산교구 시복준비위원장
손삼석 교구 총대리(주교)에게 들어봤다.
-시복 이후는 시성식이다. 어떻게 되어가나.
▶시성식을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다른 시복식이 준비 중이다.
'이벽 세례자 요한과 동료 132위' 시복식을 준비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김범우 토마스(밀양·1787년 9월 14일 유배사)가 포함돼 있다.
교황청에 시복청원을 한 상태다.
여기에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 시복도 함께 추진 중이다.
이들은 6·25 전쟁 전후로 순교했다.
부산 순교자는 없고, 파리 외방전교회 12명 등이 포함돼 있다.
-부산 지역에 20명이 넘는 순교자가 있는데,
이정식·양재현 두 명을 먼저 복자품에 올린 이유는.
▶교황청에서는 구체적 자료를 통해 복자 청원자를 조사한다.
이정식·양재현 등은 천주교를 믿었다는 이유로 그 당시 병적기록부에서 묵삭된 기록 등이
비교적 자세히 남아있었다.
-이들이 순교한 이유는 무엇인가.
▶유교적 전통으로 촘촘하게 짜인 조선시대의 가치에 반했기 때문이다.
제사와 계급제에 대한 반항 등이 당시 지배층의 반감을 불렀다.
당시 천주교를 믿으면 15세 이상은 사형, 이하는 귀양을 갔다.
-선교사들은 제국주의 첨병이라는 비판도 있다.
이들이 천주교를 통해 외세를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 것 아닌가.
▶자기 목이 잘려나가는 곳에서 그런 활동을 하는 사람도 있나?
-부산 복자들이 천주교 신자에게 주는 의미는.
▶신자들이 순교자를 잘 몰랐는데,
이들이 죽음에도 배교하지 않고 꿋꿋이 박해를 이겨냈다는 점을
신자들이 제대로 알아줬으면 좋겠다.
-평신도가 힘을 모아 70회에 걸친 순례로 시복식에 힘을 많이 실어줬다고 알고 있다.
▶부산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등 일반 신자의 노력으로
시복 과정이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한국 시복시성특별주교 위원회는
2009년 6월 3일 시복조사문건을 교황청에 정식으로 접수시켰다).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이들에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