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구경 갈 생각에 설레는 이들도 많
겠지만, 가을이면 화성에서 열리는
‘孝 바둑축제’에 참가하는 것도 꽤
의미 있는 일이라 하겠다.
5일(토),
화성체육관에서 [2024 정조대왕 孝 전국바둑축제]가
1,000 이상이 모인 가운데 오전10시부터 성대
하게 치러졌다.
조선,
제22대 왕이자 영조의 손자로, 아버지 사도
세자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아들로 태어
난 정조(1776년~1800년)의 호는 이산.
과거,
MBC 드라마 ‘이산’과 영화 ‘역린’은 정조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조는,
효심이 극진하기로 유명했는데, 사도세자
와 그의 부인 혜경궁 홍씨의 무덤인 융릉과
정조와 그의 부인 효의왕후의 무덤인 건릉
이 화성에 있어, 이 대회는 여기서 열리고
있는 것이다.
전국,
여성단체전, 전국 중고등부, 전국 초등최강부
등 전국부와 화성지역부로 나뉘었는데, 시니
어&여성부가 올해 처음으로 신설됐다.
게다가,
孝心의 정조대왕을 기리는 뜻에서, 여타 바둑
대회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가족페어부가
실력대로 3부문으로 나뉘어 치러졌다.
작년에,
손녀와 가족페어부에 나갔는데, 올해는 아빠
랑 짝이 되는 바람에 이 할비는, 부득이 신설
된 시니어&여성부로 참가하게 되었던 것.
엄마,
아빠가 가족페어부A에서 우승을 한 터라, 이
제는 아빠와 손을 맞춰 나간 것이다.
베트남에서,
2개월 바둑유학 온 하쿠위안과 나는, 시니어
& 여성부에 나란히 참가했다.
왼쪽이 글쓴이
제비를,
뽑은 결과 첫 판에 하필이면 노근수 사범님
이랑 만났다.
노근수,
사범님이랑 처음 만난 때가 1996년 경 바둑
대회장에서니, 얼추 江山이 3번 바뀐 시간
이 되고 말았다.
내 자식,
둘을 데리고 바둑대회에 참가할 때였는데,
당시 노사범님은 천재소녀 조혜연 학생(현
프로9단)을 지도하고 있었다.
2라운드를,
마치고 점심시간을 맞았다.
오후,
1시20분부터 3라운드가 속개됐다.
본부석에는,
벌써 끝난 학생부 시상으로 마이크 소리가
체육관 안을 메아리친다.
손녀가,
아빠와 참가한 가족페어부A는 결승전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경험은,
승부를 함에 있어 엄청난 장점이 아닐 수 없다.
배우는,
자세로 최선을 다 하거라.
40년 전,
잠실에 양상국 프로9단이 운영하는 기원 갔을
때 뵌 임동균 사범님과 그 무렵 전국바둑대회
에서 만난 양덕주 사범님이 시합을 하고 있다.
임동균 사범님과 양덕주 사범님.
세월의,
저편을 더듬으면 머리가 반백이 된 것과 시퍼
런 청년이 환갑이 넘어 중년으로 바뀌어버렸
다는 것.
세월의, 무상함이여!
방송,
카메라가 돌아가는 가운데 진행되는 시니어.
여성부 결승은 장시영 사범님과 송예슬 사범님.
결승전, 장시영 사범님 대 송예슬 사범님
이제,
우승까지 한 걸음만을 남겨두었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올림픽 금메달 결정전
처럼 서로를 겨눴다.
기선을,
제압해야만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것.
이쪽이,
찌르면 쩌 쪽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우승 송예슬
준우승 장시영
3위 허서현 장윤정
‘불가능이 무엇인가는 말하기 어렵다.
어제의 꿈은 오늘의 희망이며 내일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로버트 고다드-
화장실에,
걸려 있는 저 글귀는 삶의 자세를 간결
하고 힘찬 메시지로 묘사한다.
가혹한,
현실에 의연하게 맞섰다가 패배하는 이
들이여, 불굴의 정신으로 오늘의 희망을
잃지 말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