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들에게 보수가 지급되는 지난 주 금요일 아침 8시 40분. 용인백현고 교장실에서 일어났던 작은 일이다. 교장실을 두드리는 노크 소리에 송수현(60) 교장은 "네, 들어오세요!"라고 하였다. 지난 3월 1일자로 교직에 첫발을 내디딘 신임 선생님인 화학 전공의 노보혜 선생님이 교장실에 들어온 것.
이 학교는 경기도형 과학중점학교라서 화학 교사 TO가 한 명 증원되어 올해 임용고시에 합격한 완전 초임교사가 발령을 받아 3월에 부임했다. 바로 노보혜 선생님. 첫 대면 후 17일 동안 같이 근무하면서 보니 밝고 쾌활한 성격에 학생들과 잘 어울리고 수업과 업무에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눈에 띄였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호도과자 8개 들이 작은 상자를 내밀면서 교장에게 이야기 한다. "교장 선생님! 제가 생애 첫 월급을 받는 날이라서 너무 기쁘고 즐거워서 전체 교직원들과 선생님들께 이 호도과자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선물을 받아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송 교장은 잠시 자신의 초임교사 시절을 생각한다. 초임교사 시절 미처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 그러나 선물을 받고 안 받고의 문제를 떠나서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이 너무 고맙고 감사했다. 그리고 마음이 갑자기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비록 모든 선생님께 드리는 선물일지라도 교장이 받으면 김영란법에 저촉되는 것은 아닌가?'하는 고민 때문이다.
문득 불특정 다수에게 주는 작은 선물은 괜찮다고 알고 있는데, 혹시 몰라서 행정실장에게 문의하였더니, ‘괜찮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래도 못미더워서, 신변안전(?)이 제일이라 직접 국민권익위원회(대표전화 110)로 전화해서 상담원에게 내용을 이야기했다. 상담원은 친절하게 "괜찮습니다. 받아도 됩니다."라고 말해서 안심했다.
송 교장은 그제서야 마음이 놓여서 다시 한 번 선생님의 호도과자 선물을 바라보았다. 가슴 속에 뜨거운 그 무엇이 전해졌다. 바로 감동이었다.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갸륵한 마음이 진심으로 전해지는 것 같아서 매우 고마웠던 것이다.
노 선생님은 임용고시 준비하면서 세 번의 도전 끝에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임용고시생'의 애환을 잘 알고 있는 분인 것이다. 송 교장은 마음 속으로 그 동안의 노고에 대해 감사의 박수를 보냈다. 밝은 표정으로 찍은 기념사진 한 장도 남겼다. 그려면서 앞으로 노보혜 선생님이 유능한 선생님을 넘어 훌륭한 선생님, 위대한 선생님이 되시기를 간절히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