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하! 여성 코미디언계의 살아있는 전설, 티나 페이 책이 텀블벅에 떴길래, 아직 모르는 게녀들에게 소개하고 싶어서 글을 쪄본다.
티나 페이는 나무위키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커리어가 어마무시해. 일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a.k.a SNL)'에 들어간 최초의 여성 수석 작가로 잘 알려져 있지.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 각본가, 마크트웨인상 수상자, 골든글로브 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도 4번인가 받았고 넷플릭스에 있는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트>, <그레이트 뉴스> 프로듀서이고... 암튼 개썅 능력자임.
요즘 활발하게 활동하는 여성 코미디언들은 거의 대부분 티나 페이를 롤모델로 꼽고, 티나 페이가 SNL에 들어간 후부터 백인 남성 위주였던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해. 여성 작가와 배우들을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해서 당시에 SNL에 여성 주체적인 쇼가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어.
'너의 두 번째 아내를 소개한다'라는 코너는 누가 자막을 달아놨더라고. 드러븐 남성의 욕망을 다 드러내서 웃음 소재로 삼은 거 존나 기발하고 남자들 어리둥절한 표정 개웃김.
그리고 SNL 코너 중에 기존 광고를 패러디하는 게 있는데 옛날 끈 달린 생리대를 '클래식' 제품 광고(운동화나 그런 제품 옛날 디자인을 다시 복고풍으로 출시하는 거)를 패러디로 써먹은 거야. 난 저런 생리대가 있었다는 거 첨 알았음. 존나 불편해 보임...;; 암튼 저런 여성용품을 대놓고 개그 소재로 미국 전국 방송에 내보냈다는 게 센세이션이었을 듯. 생리대 알못 남자들은 웃을 수 없는 개그. ㅋㅋㅋ
요즘도 별 다르지 않지만 '여자는 안 웃긴다' 이런 개소리를 유명한 인간들이 하고 기사로도 많이 실리고 하던 때였는데, 그때 티나 페이가 책에서 이렇게 썼다고 해.
"너네가 좋아하든 말든 좆도 신경 안 써!!"
책에다가 너네가 좋아하든 말든 좆도 신경 안 쓴다고 쓰다니 훠우, 이 언니 짱 멋져.
에이미 폴러라는 코미디언이랑 완전 절친이기도 하고 둘이 같이 선 무대가 많은데, 미국의 대표적인 시스맨스 커플이라고 할까. 티나+에이미 합쳐서 '테이미'라는 커플명도 있는 듯. 특히 골든 글로브 호스트를 둘이 하면서 아주 화제가 됐었어. 아마 여성 두 명이 사회를 본 건 처음 아니었을까 싶은데 아카데미 시상식도 두 사람에게 시키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레전드 활약을 보여줌.
"영화 '그래비티'는 베스트 필름상에 노미네이트되었는습니다.
영화 줄거리는 조지 클루니가 자기 나이대 여성과 1분이라도 더 같이 있느니
차라리 우주를 홀로 떠다니며 죽는 게 낫다고 하는 이야기죠." ㅋㅋㅋㅋ
남자 배우들은 영화 찍을 때 살 뺀다고 오바 쌈바 떨면서 언론플레이하는데, 여자들은 그게 그냥 '아무 영화에나 출연하려 할때 맨날 하는 일'이다 같은 말도 하고. 12년 동안 촬영해 만든 <보이후드>라는 영화에 출연한 퍼트리샤 아켓을 언급하면서 '40세 넘은 여자 배우에게도 좋은 역할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만약 40세 이전에 캐스팅된다면요!'라면서 나이 든 여성의 서사나 캐스팅을 배제하는 영화 감독과 제작사들을 까기도 했어.
특히 개쎄게 디스했다고 평가될 사건은 빌 코스비라고 미국에서 진짜 완전 원로 코미디언이 성폭행 이슈가 터진 적이 있어. 코미디계니까 두 사람에게 선배이기도 하고 워낙 인지도 있는 거물이라서 과연 두 사람이 시상식에서 빌 코스비 이야기를 할지 기대가 모이기도 했는데. 당연히 시원하게 까줌. 피해자가 엄청나게 많이 나왔는데도 빌 코스비가 워낙 뻔뻔한 태도로 일관했거든. 이 기사(티나 페이와 에이미 폴러는 왜 빌 코스비를 조롱했을까)를 보면 더 잘 이해될 거야.
위 영상에서 9분 6초쯤에 그 농담이 나오는데 그후 객석 반응 보면 다들 '와우...' '이럴 땐 무슨 표정...?'하는 얼굴들임. ㅋㅋ 저런 자리에서 여성이 당당하게 권력 가진 남성의 성폭행 이슈에 대해 목소리 내는 걸 (그것도 유머와 풍자로!) 보는 게 처음인 것 같은데, 볼 때마다 뭔가 엄청난 카타르시스가 느껴짐.
티나 페이가 쓴 유일한 책 <보시팬츠>는 미국에서는 2천5백만부 넘게 팔린 개썅 베스트셀러인데 도대체 번역서가 안 나오길래 포기하고 있었는데 텀블벅에 떴길래 냉큼 후원했거든. 티나 페이를 보면 싸울 때 유머러스하게 개썅당당하게 하고 싶다는 욕구가 뻐렁치더라구. 가끔 무례한 인간들한테 그런 식으로 말해보곤 하는데, 그러면 그 순간을 곱씹을 수록 졸라 통쾌해. ㅋㅋㅋ
심슨에서 보시팬츠 읽는 번즈 사장 ㅋㅋ
<보시팬츠> 책 제목은 수많은 조직에서 보스로 일하면서 티나 페이가 받은 질문 '여자로서 보스로 일하는 게 어렵지 않냐?'는 질문을 남자들에게는 던지지 않으면서 왜 나에게만 묻냐, 그런 생각에서 나온 거라고 하고. 여자 보스로 일해온 티나 페이의 정체성과도 같은 단어인 듯. 추가로 에이미 폴러 같은 경우도 대통령이 꿈인 졸라 야망 가득한 여성 정치인 캐릭터를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이라는 시트콤에서 연기한 적이 있음. 둘 다 여자가 우두머리 자리에 앉았을 때의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한 쇼를 계속 만들어주고 있어서 좋음.
그동안 혐오 사회에서 하루 하루 맨날 열받고 화가 가득해지고 그런 거야. 왜 내가 속이 썩어야 하지? 나만 손해잖아!!! 하는 생각을 하다가 깔깔거리며 끊임없이 페미니스트로서의 목소리를 내는 티나 페이의 태도가 넘 멋져 보였어. 나도 웃으며 속풀이 하며 오래오래 즐겁게 페미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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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코스비 조롱할 때 진짜 용감한 것 같고 통쾌함!!
티나 에이미 사 랑 해...
덕분에 좋은 책 알았어!!! 후원했는데 꼭 펀딩 성공하면 좋겠다!!!
헐 미친 티나페이 민디캘링 둘다 엄청 팬인데 ㅜㅠㅠ 너무너무 고마워
둘 다 이미 알고 있었구나! 책 빨리 보고 싶어! ㅋㅋ
읽어봐야겠다!!고마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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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원서로 읽어본 거야? 궁금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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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님이라고 이 분 유튭 채널에서 예전부터 꾸준히 한글자막 달아주셔서 잼께 보고 있어!! 추천추천! https://www.youtube.com/user/minorprobpark
와 퀸카로 살아남는법 각본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