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두 번째 산행은 강원도 홍천 1050.9m의 가리산입니다.
(블야100대 명산, 강원20대 명산)
산행코스 : 자연휴양림 주차장 ⇒ 강우레이더 관측소 ⇒ 연리목 ⇒ 무쇠말재 ⇒ 가리산 정상 ⇒ 원점회귀 (7.5km, 3시간28분)
자세한 산행후기는 유튜브 “떠돌이별의 산행일기”에 동영상으로 올렸습니다. 아래 주소를 터치하시면 유튜브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kN-rYMMNCxk
1050.9m의 가리산은 산 정상이 곡식이나 땔나무 등을 차곡차곡 쌓아둔 큰 더미 같다고 해서 붙여진 순수한 우리말 “가리”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내 눈에는 모자를 더 닮은 것 같았습니다.
가리산(加里山)을 한자 풀이하면 가리(加里)는 ‘마을이나 거리를 더 한다’ 즉 ‘마을이 깊다’는 뜻입니다. ‘가삽고개’ 마루까지 이어지는 계단식 밭의 흔적이 남아있고, 마을사람들도 고갯마루까지 올라와 농사를 지었다고 합니다. 또한 드문드문 ‘마가리’가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마가리’란 오두막을 뜻하는 북한말로 ‘비바람 정도만 막을 수 있는 간단하게 꾸린 집’을 말합니다. 또한 ‘골짜기의 맨 끝자락’을 말하기도 한답니다. 어느 것이 가리산 이름의 유래에 더 적절할까요?
주차장에서 도로를 따라서 10분쯤 올라오면 휴양림 방가로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그 조금 위쪽으로 자동차 통제 차단막이 있습니다. 차단막을 지나고 나면 강우레이더 관측소가 나옵니다. 여기서 2.3km의 모노레일이 봉우리의 레이더동까지 연결되어있습니다.
가리산은 이번이 세 번째 산행입니다. 2010년 8월에 아침가리계곡 트래킹을 하려다 전날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계곡물이 불어서 할 수 없이 가리산 산행으로 변경해서 오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2016년 3월에 건대 산악회 시산제로 왔었습니다. 그때는 가삽고개능선으로 올라가서 무쇠말재능선으로 내려왔는데 오늘은 1일2산으로 오전에 공작산을 갔다 와서 오르는 거라 최단코스로 무쇠말재능선으로 올라가서 원점회귀할 생각입니다.
‘가삽고개’는 휴양림 쪽인 ‘큰평내’와 소양호 쪽의 ‘가삽’을 넘나들던 고개로 ‘가삽’은 옛 마을 이름입니다. 가협리(加峽里)라고도 부른답니다. 가리산 밑에 있는 마을을 뜻한다고 합니다.
‘가리산을 오르면 꼭 용소폭포에서 귀를 씻고 가라’라는 말이 있답니다. ‘그래야 가리산의 정기가 몸속에 들어온다’고 합니다. ‘가리산폭포’라고 하는 ‘용소폭포’는 가리산의 또 다른 비경인데 매표소 들어오기 전에 있어서 보질 못해서 아쉽습니다.
가리산에는 유명한 연리목이 있습니다. 연리목은 뿌리가 다른 두 나무의 몸통이 합쳐져 하나가 된 것을 말합니다. 부부간의 금슬이 좋거나 남녀간의 애정이 깊은 것을 비유하곤 합니다. 보통 침엽수와 활엽수가 달라붙으면 활엽수가 고사하는데 여기 연리목은 침엽수인 소나무와 활엽수인 참나무가 한 번도 아닌 세 번씩이나 감아올라 한 몸을 이룬 찾아보기 힘든 희귀목이라고 합니다.
옛날 이 일대에 큰 홍수가 나서 물바다 되어 이곳 사람들이 다 죽고 송씨네 남매만 살아남았답니다. 어느덧 둘은 결혼할 때가 되었으나 배필을 얻으려고 해도 사람이 없었답니다. 어쩔 수 없이, 오빠는
‘야, 이제 너와 나는 배필을 얻으려 해도 얻을 수도 없고 대가 끊길 것 같으니 씨라도 퍼뜨려야 한다. 맷돌을 하나씩 가지고 고리봉으로 올라가 굴려서 이것이 서로 맞아 엎어지면 우리 둘이 사는 거고, 각자 가면 우리는 못 산다’ 하고 오누이가 맷돌을 굴리니 이 맷돌이 산비탈 아래로 막 굴러갔다. 오누이가 내려와서 보니 맷돌이 딱 맞아 엎어져 있었다.
‘할 수 없구나. 너하고 나하고 살자’
그리하여 이들 오누이는 함께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내려옵니다.
‘무쇠말재’는 앞에 전설에서 큰 홍수로 물바다가 났을 때 여기에 무쇠로 배 터를 만들어 배를 매어 놓았다 하여 무쇠말재라 했다고 합니다.
이곳 가리산 정상이 제1봉 저기 건너편의 봉우리가 제2봉과 3봉입니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저 봉우리를 먼저 오르고 이 정상에 건너왔는데 그 길이 꽤 험해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수려한 암봉이라 볼거리가 많았는데 오늘은 시간상 생략하고 원점회귀합니다.
그때 찍어둔 사진 한 장 올립니다. 일명 큰 바위 얼굴, 이 큰 바위 얼굴에 얽힌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글공부에 능하고 활달했던 선비가 살았는데 틈틈이 가리산 정상에 올라 책을 읽거나 사색하며 호연지기를 키웠다고 합니다. 그는 스무 살이 되던 해에 과거에 장원 급제하여 후에 판서 벼슬까지 올랐다고 합니다.
그 후 그가 앉아서 공부하며 호연지기를 키우던 제2봉의 암벽이 조금씩 사람 얼굴을 띠며 변해가기 시작했다네요. 어릴 적 교과서인지 동화책에서인지 비슷한 이야기를 읽었던 듯하네요.
자세한 산행후기는 유튜브 “떠돌이별의 산행일기”에 동영상으로 올렸습니다. 아래 주소를 터치하시면 유튜브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kN-rYMMNCx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