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에서 얻는 행복 / 법정스님
맑고 향기롭게 살아가려면
될 수 있는한
작은 것과 적은 것으로써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큰것과 많은 것에는
살뜰한 정이 가지 않는다.
우리가 너무 크고 많은 것을
추구하다 보니
무너져서 작고 적은 것에
고마워할 줄을 모르게 되었다.
내가 가끔 시내에 나오면
편지가 와 있다.
편지는 많이 받지만
답장을 자주 쓰지는 못한다.
지난 겨울 어느 날
밖에는 눈이 오고
뒷골에선
노루 울음소리 들려
내 마음도 소년처럼
약간 부풀어 올랐다
그래서 묵은 편지를 뒤적이다
답장을 몇 군데 써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일어
벼루에 먹을 갈았다
마땅한 종이가 없어 뒤적이다가
도배하고 남은 종이 사이에서
화선지 두 장을 발견했다.
그것도 전지가 아니고 쪼가리였다.
그걸 오려서 편지를 몇 통 썼는데,
종이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아주 조심스럽게 아껴 써야 했다.
자연히 종이의 고마움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보통 때는 글씨도 크게 써서
끝내고 했는데
그날은 아주 잔 글씨로 써서
몇 군데 띄어 보냈다.
그때 적은 것이
참 살뜰하고 고맙다는 것을 느꼈다.
그 후에 무슨 일이 있어서
밖에 나갔다가
지물포에서 화선지를
스무장 남짓 사갖고 왔다.
그랬더니 쪼가리 두 장 가졌을 때의
오붓하고 살뜰하고 고맙던 정이
사라지고 말았다.
많은 것이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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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에서 얻는 행복 / 법정스님
청원 임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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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5.2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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