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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시와 중앙정부의 긴축 재정 편성을 이유로 주요 현안사업들이 줄줄이 중단되고 있다.
무전-미수동을 잇는 국지도 67호선 개설이 국토해양부의 내년 예산에 반영되지 못했고, 저소득층을 위한 보금자리주택사업은 시장이 바뀌면서 '적극 추진에서 포기로' 정책이 180도 달라졌다.
사리포육지해수욕장은 바다모래 유실을 막는 잠재 설치 비용이 추가되면서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이처럼 통영시의 주요 정책들이 중단되면서, 일관성과 신뢰성을 상실하고 향후 지역 경제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진의장 시장에 이어 김동진 통영시장이 중점 추진한 국지도 67호선 개설은 소관부처인 국토해양부가 기획재정부에 아예 예산편성 신청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동진 시장이 중앙정부 인사를 수차례 만났음에도 정작 국토부에서 예산 항목조차 편성하지 않았다.
시는 2008년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 개장과 대전-통영고속도로, 올 연말 거가대교 개통 이후 교통대란에 대비해 총 566억원을 투입해 무전동 쓰레기매립지-도천동교차로-미수동 통영대교 3.2km 국가지원지방도 67호선 개설을 추진해왔다.
이미 시비 89억원을 들여 전체 부지 가운데 91%를 매입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 착공을 위해 국토부에 신청한 100억원의 예산이 끝내 반영되지 못한 것이다.
이로 인해 당장 올 연말 부산-거제를 잇는 거가대교 개통 이후 몰려들 차량으로 인해 시내 주요 간선도로들이 엄청난 교통 정체가 예고된다.
국지도 67호선이 개설되지 못하면 이와 연계해 김동진 시장이 추진 중인 한산연륙교 산양읍-한산도 노선 변경 및 사업 진행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허종덕 건설과장은 "시장님과 함께 내년 67호선 국지도 예산 편성을 위해 열심히 뛰었다. 하지만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에서 '신규사업은 반영하지 않는다'는 긴축재정 정책을 펴고 있어 반영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저소득층 서민들의 안정된 주거생활을 위해 추진된 보금자리 주택은 시장이 바뀌면서 정책 방향이 정반대로 변했다. 당초 통영시는 오는 2012년까지 총 50억원을 들여 전용면적 30㎡내외의 2~3층 원룸형 주택 80세대를 신축해 저소득층에 보급할 예정이었다.
입주자격은 65세 이상 노인세대, 중증자애인, 희귀난치성 질환자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기초수급자며 임대보증금은 30만원, 월 임대료는 2~3만원선으로, 진의장 시장 당시 사회적 약자를 위한 행정 구현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았다.
지난 5월 1차분 40세대를 건립하기 위해 도천동 통영여중 인근 부지 1,987㎡를 6억원에 매입했다.
하지만 통영시는 내년 긴축예산을 이유로 보금자리주택 건립을 포기했다.
임홍도 시 건축디자인과장은 제129회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내년 사업비 40억원을 확보하지 못해 보금자리주택 건립이 전면 보류됐다. 순수시비 사업이여서 열악한 재정형편상 진행이 어렵다"고 밝혔다.
또 "도내 유일 시립임대아파트 374세대를 운영 중이며 조만간 미수동 LH공사 아파트(구 주공아파트) 등이 건립돼 이를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립임대아파트 운영이나 미수동 및 안정 LH공사 아파트 건립은 이미 기정사실로, 당초 통영시가 보금자리주택에 입주시키려던 65세 이상 노인이나, 중증장애인들이 보증금이나 월세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섬이 아닌 육지해수욕장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2005년부터 추진한 인평동 사리포해수욕장은 모래 유실을 막는 잠재 설치가 필요하다는 암초를 만나 좌초했다.
바다 밑에 눈에 보이지 않는 방파제(수중보)를 만들어 모래 유실을 막는 이 잠재 설치 비용은 150억원에 달해, 당초 계획한 전체 사업예산 134억원보다 많은 실정이다.
앞서 2007년에는 해수욕장 조성을 위한 부지 매입(토지 138필지 14만㎡, 건물 1동 292㎡)을 시의회로부터 승인받았다.
그동안 인평동 사리포해수욕장은 자동차야영장, 상가시설, 친수공간, 선착장을 갖춰 연간 방문객 13만명, 숙박인원 1만명에 달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박태도 관광과장은 "육지해수욕장 사업 자체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인평동 사리포는 막대한 추가 비용이 들어 더 이상 투자가 어렵다는 판단이다. 종전 후보지인 미수동 광바위, 도산면 수월리와 함께 시의원들이 제시한 용남면 기호, 동달리 등을 사업대상지로 종합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진 시장이 올인한 국지도 67호선 개설 예산 국토부 미반영과 좌절된 보금자리주택 건립, 사리포 육지해수욕장 조성 등 현안사업 중단으로 인해 통영지역 경제의 타격과 시민들의 허탈감, 반발이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