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길에 서 있는 청년들에게, 특히 이 어려운 현실을 뚫고 가야만 하는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봤다.
1806년 지금으로부터 200여 년 전 독일의 대학교수 피히테가 베를린 대학에서 강연을 했다. 제목이 그 유명한 ‘독일 국민에게 고함’이다. 그 강연이야말로 오늘 우리 젊은이들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19세기 당시 독일은 나폴레옹의 군대가 휩쓸고 지나가 초토화 된 상황이었다. 지금 우리나라가 경제위기, 실업문제 등의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당시의 독일은 완전히 폐허 상태였다. 온 나라가 잿더미가 되어 국민 각자의 삶마저도 극한으로 몰린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그런 절망 속에서 피히테 교수가 학생들을 위해 일어섰다.
“절망의 시대에 공장 몇 개 짓고 경제를 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정신이고 꿈이다.”
피히테 교수 강연의 핵심 메시지였다. 정신도 보통 정신이 아니라 ‘순결한 정신’, 꿈도 보통 꿈이 아니라 ‘좋은 꿈’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메시지를 어떤 이들은 애국이라고도 하고 애족이라고도 표현하지만, 가장 기본은 독일 청년들에게 ‘꿈을 갖게 하는 것’이었다.
―<1장 꿈도 자란다 : 좋은 꿈을 찾아서> 중에서

나는 도시락을 싸지도, 제대로 된 양말을 신지도 못하고, 하루 왕복 20킬로미터, 50리 길을 왕복 2시간 반씩 모두 5시간 넘게 걸어 학교를 다니던 아이였다.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이었던 권금순 선생님은 점심시간이면 선생님 집에 가서 도시락을 가져오라는 심부름을 시키셨다. 선생님 집에 도착하면 선생님의 어머님께서 따뜻하고 하얀 쌀밥에 맛있는 반찬을 차려 놓고 기다리고 계셨다.
“도원이 왔구나.”
눈물 나게 맛있는 밥으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교실로 돌아가는 길, 불룩해진 건 배만이 아니었다. 따뜻한 포만감과 행복감으로 가슴까지 부풀어 올랐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일찍 한글을 깨우쳤다. 초등학교 3,4학년 책까지 다 읽고 학교에 들어갔으니 겨우 ‘기역’ ‘니은’ 하는 애들하고는 차원이 달랐다. 그래서 반장이 되긴 했지만 숫기가 없는 학생이었다.
한 자리에 똑바로 서서 책을 읽는 내게 선생님은 “도원아, 반장은 이렇게 선생님처럼 왔다
갔다 하면서 책을 읽는 거야.” 하면서 등을 밀어주었다. 그 말씀과 손짓이 내게는 엄청난 전환점이 되었다. 내게 부족했던 통솔력이랄까, 담력을 키워주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것이다.
―<1장 꿈도 자란다 : 나의 초등학교 1학년 선생님, 권금순 선생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