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민중을 개·돼지라 말한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을 즉각 파면·구속하라!
- 교육부 관료가 신분제 공고화해야 한다니, 중세 봉건주의냐?
교육부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나향욱(47세) 정책기획관이란 사람이 기자들과 식사 자리에서 ‘“민중은 개·돼지와 같다, (우리나라도) 신분제를 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사람은 행정고시 36회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 교육부정관 비서관, 청와대 행정관, 교육부 대학지원과장, 교직발전기획과장, 지방교육 자치과장을 거쳐 지난 3월 정책기획관으로 승진했다.
오늘날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대졸 취업준비생들이 다수인 9급 공무원시험 경쟁률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어려운 관문을 뚫고 공무원에 합격해도 그들이 사무관(5급)이 되기 위해서는 정년에 가까운 30년 이상을 근무해야 한다. 그러니 행정고시(5급) 합격으로 시작한 공무원 생활에다 나이 50도 안 돼서 고속 출세를 하고 나니 눈에 뵈는 게 없을 것이다. 자신이 봉건주의 영주나 귀족이 된 것으로 착각하고 살아온 모양이다. 그의 머리에서 나오는 교육정책은 안 봐도 훤하다.
이런 사람들이 고위관료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특히 100년 대계라는 교육부 고위관료로 앉아 있으니 학교현장, 교육현장이 썩어 문드러지고 ‘학교가 죽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이 사람이 말한 “어차피 다 평등할 수 없기 때문에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근거한 교육정책은 지금 파탄에 직면하고 있다. 그가 말한 현실은 ‘차등’, ‘차별’의 현실일 것이다. 학교의 차등은 사회로 고스란히 이어져 불평등과 양극화가 극대화 되고 있다.
초등학생 때부터 대학입시에 맞춘 성적 위주의 교육정책으로 학생들은 시험의 노예가 되고 있다. 개성과 창의성은 망각한 채 오직 대학 수능과 서열화된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사육식 교육이 지배하고 있다. 어린 학생들부터 학교수업도 모자라 한참 뛰어놀아야 할 나이에 학원을 전전해야 하는 전쟁 같은 참혹한 현실이다.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도 커져 부채증가와 노후빈곤으로 이어지고 있다.
결국, 성적 때문에 자살하는 학생이 늘어나는 야만사회가 되어 버렸다. ‘극도의 피로로 무력해지는 현상(번아웃 증후군)’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들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학교성적만이 최고의 가치가 되는 경쟁사회에서는 협동과 공존을 기대할 수 없다. 결국, 일류, 이류를 따지다 못해 교육관료의 입을 통해 던져졌듯이 ‘신분제’로 정착되고 말았다. 그가 말한 바와 같이 ‘격차가 합리적인 사회’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되면 인간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가 아니라 죽고 죽이는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야만사회가 되고 만다. 결국, 신분제란 부와 권력을 소수가 독점하면서 다수를 착취수탈지배하는 사회가 된다. 그는 ‘1% 대 99%’ 중 99%가 민중이라는 신분제에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구의역 스크린도어 참사에서 컵라면도 먹지 못한 채 일하다가 목숨을 잃은 어린 노동자를 자기 자식처럼 아파하는 사람들을 향해 ‘위선’이라고 내뱉으며 공감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 1% 집단의 야수와 같은 파멸적 인간의 속내를 드러내 보인 것이다.
이제 한국 사회는 막장에 도달했다.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다. 썩어 문드러진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특히 신유주의적 자본주의가 내재화된 봉건적 관료체제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 인성이 제대로 형성되지도 않은 자들이 고위 관료가 될 수 없도록 국가고시제도를 전면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밑으로부터 검증을 받고 차근차근 승진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단 한 번의 시험으로 5급(사무관)이 되는 행정고시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교육부 고위관료의 발언치고는 너무나 시대에 뒤떨어지고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꿈을 키우며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너무나 큰 좌절감을 안겨 주었다. 열심히 살아가는 노동자민중들에게는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이 사람의 발언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지배세력들의 인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말로 타이르고 훈계해서는 될 것 같지 않다. ‘개·돼지로 취급받는 민중’이 나설 수밖에 없다.
노동당은 이번 사건에 당사자 개인이 아니라 관료사회의 뿌리 깊은 인식이라는 데 우려를 표하면서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대통령과 교육부 장관은 대국민 사과하라!
- 정부는 나향욱을 즉각 파면하라!
- 검찰은 노동자민중에 대한 명예훼손죄(형법 307조)를 적용해 그를 즉각 구속기소하라!
- 신분제 정착시키는 행정고시제도 폐지하라!
- 공무원 승진 가로막는 공무원인사관리제도 전면 개편하라!
2016.7.9.토
노동당 대변인 허영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