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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달력 오류 투성이…吉日·凶日이 뒤죽박죽 | ||
정부공인 천문硏 만세력 日표준시 적용 윤달등 잘못 배치 曆法지킨 사람들 낭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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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역리학회 이상엽 연구위원(44)은 19일 “한국천문연구원이 발간하는 만세력에 일본 표준시간이 적용되면서 갖가지 오류가 발생, 이를 기준으로 개인이나 사회의 길흉을 정해온 역리학자나 서민들이 혼선을 빚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이 지적한 만세력의 내용은 2012년과 2017년의 윤달이 실제보다 한달이나 앞당겨진 3월과 5월로 각각 잘못 배치되고, 19년에 한번씩 돌아오는 11월 동지도 불규칙적으로 정해지고 있다는 것. 특히 2033년에는 동짓달(11월)이 아닌 10월에 동지를 배치하는 어이없는 경우도 발견됐다.
이 위원은 또 “합삭(合朔·태양과 달이 일직선에 서는 때로 매달 초하루)시간을 제도적으로 잘못 계산, 기후와 날짜, 일진(日辰·10간 12지를 사용한 전통적인 날짜 표기법)이 엇갈리는 경우가 허다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밝히고 “한국천문학회가 1차로 1980년부터 2005년까지 20년간의 만세력 기록을 검토한 결과 일진이 뒤바뀐 달만 모두 3개에 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1995년 음력 7월 1일은 ‘기미일’이지만 ‘경신일’로 잘못 표기됐고, 이로 인해 29일까지 있어야 할 그해 6월이 30일까지 늘어나 연쇄적으로 한달의 오차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이유로 29일까지인 1996년 12월이 30일까지 연장되면서 ‘경진일’인 1997년 설날이 ‘신사일’로 정해졌다고 이 위원은 지적했다.
역리학자들에 따르면 이는 해와 달, 수성, 금성 등 행성의 움직임에 맞춰 정하는 전통달력에 우리나라와 30분 시간차가 나는 일본 도쿄 표준시를 그대로 적용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보다 30분 빠른 표준시가 누적되다 보니 일진은 물론 윤달과 절기까지 연쇄적으로 어긋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위원은 “표준시를 양력에 사용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나라의 기후나 전통 생활방식과 밀접한 음력이나 절기 표기까지 적용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며 “만세력을 믿고 제왕절개 수술이나 결혼날짜를 잡아준 것을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말했다.
한편 천문연구원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최근 일부 오류사실을 확인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천문연 안영숙(51) 책임연구원은 “고천문학에 능통한 연구진이 없는 데다 1653년 신역법이 제정된 이후 이를 단순적용하다 보니 착오가 생긴 것 같다”면서 “만세력 구매독자에게 환불조치하고 금년에 새로 발간, 내용을 수정하겠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그러나 “윤달이나 일진 변경 등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1961년부터 도쿄 시간을 법정 표준시로 사용하고 있는 데서 온 이상 쉽지 않은 문제”라며 “동양역법의 문헌을 보다 심도있게 검토한 뒤 역리학자와 천문학자들이 공동으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전=임정재기자/jjim61@segye.com
2004.07.19 (월) 18: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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