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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신학교 야간 1학년 류정현
낙엽이 떨어진다. 비가 내린다. 사과와 배가 땅으로 떨어진다. 주스가 그릇에 얌전히 담겨있다. 지구를 비롯한 행성들은 둥그렇다. 왜 이런 현상들이 벌어질까. 사람들은 쉽게 중력 때문이라고 말한다. 지금 우리에게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다가오는 중력은 과거의 사람들에게도 당연했을까?
흥미롭게도 물체의 낙하 현상에 대한 설명은 오랜 옛날부터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 이전의 사람들은 물체가 낙하하는 것을 기준으로 단순히 상하만을 구분했다. 지구를 평평한 땅이라고만 생각하던 사람들에게 위에 있는 것이 아래로 떨어진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1. 중력의 보편성
아리스토텔레스는 물체들에게 중심을 향하는 성질을 부여함으로써 낙하의 원리를 설명했다. 흙으로 이뤄진 우주의 중심으로 흙의 성분인 물체들이 본래의 위치인 우주의 중심으로 향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주의 중심인 지구가 물체를 당겨서 일어나는 힘이 아니라 물체에 내재된 속성이었다. 물체가 떨어지는 것은 그 물체의 속성이 아닌 그것을 당기는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인 것으
로 설명한 사람이 바로 뉴턴이다. 그렇다고 뉴턴이 중력을 발견한 것은 아니다. 뉴턴이 발견한 것은 '중력이 보편적이다'라는 것이다. 즉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힘이나 지구를 태양 주위로 돌게 하는 힘들이 모두 같은 종류의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우주에 있는 모든 물체들이 서로 끌어당긴다는 것을 발견했다.
일설에 따르면 뉴턴이 사과나무 밑에서 힘의 본성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다가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중력의 보편성을 생각하게 됐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사과가 떨어 지는 것과 달이 지구를 돌고있는 것을 동일한 현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통찰력을 지닌 사람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2. 달에서는 1초 동안 1.4mm /s2 로 떨어져
뉴턴은 기하학을 이용해 원궤도를 도는 달이 직선경로로부터 1초 동안 떨어지는 거리를 계산 했다. 그 값은 바로 오늘날에도 사용하는 1.4mm/sec2 이다. 달이 지표면의 사과보다 지구중심으로부터 60배만큼 더 멀리 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었다. 사과가 처음 1초 동안 지구에서 낙하한 거리는 4.9m/sec2 이다. 뉴턴은 지구 중심으로부터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중력의 세기가 약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달이 미치는 중력의 세기가 1/60로 약해지는 것을 의미할까. 아니다. 실제로 중력의 세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1/60)²만큼 약해진다. 따라서 달이 떨어지는 거리는 4.9m의 (1/60)²인 1.4mm이어야 한다. 그러나 뉴턴은 달과 지구 사이의 거리와 계산에 사용해야 할 올바른 거리가 달의 중심과 지구 중심사이의 거리인지는 확신하지 못했다. 당시 그는 구형인 지구의 모든 질량이 지구 중심에 집중돼 있는것처럼 작용한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하지 못했다.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그는 중력에 대한 논문을 20여년 가까이 서랍에 넣어 두었다. 그러다 친구인 핼리(핼리혜성으로 알려진 천문학자)의 설득으로 풀리지 않던 무게중심의 가설을 증명 하기 위한 미적분학을 창안해 낸 후 비로소 1687년에 만유인력의 법칙을 출판한다. 달에서 발견한 것을 모든 물체에 일반화시킨 것이다. 우주에 있는 모든 물체는 서로 인력을 작용하며 이 힘의 크기는 각각의 질량의 곱에 정비례하고 물체들의 질량 중심 사이의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고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은 케플러의 법칙을 증명함으로써 그야말로 우
주의 보편적 진리로 인정받는다. 행성의 운동에 관한 케플러의 법칙은 그의 스승인 티코브라헤가 관찰한 것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뉴턴은 달과 지구 사이에 작용한 힘이 태양과 천체 사이에도 작용할 것이라고 가정했다. 그러므로써 케플러가 말했던 공전주기의 제곱이 타원궤도의 긴 반지름의 세제곱 에 비례한다는 조화의 법칙을 설명할 수 있게 된다. 이로써 뉴턴은 사과와 지구, 태양과 행성, 그리고 임의의 물체들 사이에 작용하는 힘은 같은 것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이것이 이름 그대로 만유인력의 법칙이다.
3. G값이 뒤늦게 등장한 이유
여기서 비례상수를 특별히 만유인력 상수(G)라 부르는데 크기는 Nm²/Kg²이다. 만유인력 상수를 계산하려면 두 물체 사이의 인력을 직접 측정해야 한다. 하지만 실험실에서 측정할 수 있는 만유인력의 크기는 매우 작다. 따라서 G는 뉴턴이 만유인력을 발견한지 1백30 년이 지나서야 영국의 물리학자인 캐번디시에 의해 처음으로 측정됐다.캐번디시는 수평한 막대의 양 끝에 질량이 작은 금속구를 고정시키고 작은 금속구에질량이 큰 금속구를 접근시켜 실이 비틀리는 각으로 작은 힘을 측정함으로써 G값을구했다.
G값은 만유인력이 매우 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만유인력은 자연계의 네가지기본 힘 중에서 가장 약하다. 만유인력은 물체의 질량에만 관계하는 힘으로 실제 느끼고자 하면 지구 처럼 무거운 물체가 있어야 한다. 중력 외에 일상생활에서 작용하는 만유인력을 경험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이유다. 예를 들어 친구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은 느낄 수 없지만 자신과 지구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은 쉽게 느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몸무게다.
4. 짝없는 외톨이 중력
또 우주에서 볼 수 있는 만유인력의 증거로는 블랙홀이 있다. 블랙홀은 천체들 중 밀도가 가장 큰 별인데 그 밀도는 지구 전체를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1cm인 입방체에 넣은 것과 같다. 이렇게 되면 물질은 물론이고 빛이라 할지라도 특정 거리 이하로 접근하면 빠져 나올수 없게된다. 그래서 이 경계선 안쪽은 검은색을 띤다. 따라서 우리가 관측하는 블랙홀은 실제크기 보다 큰 검은 구멍을 보는 것이다. 만유인력의 큰 특징은 전기력이나 자기력과는 달리 인력만 작용한다는 것. 전기력이나 자기력은 같은 극끼리는 밀고, 다른 극끼리는 당기는 두종류의 힘이 작용하지만 만유인력은 끌어당기기만 한다. 이것은 힘을 일으키는 요소를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자석에는 N극과 S극이 있어서 자기력을 일으키는 요소가 두종류인 반면, 만유인력은 질량 하나 뿐이다. 어떤 사람은 중력을 막는 물체를 발명하려고 하겠지만, 질량을 갖는 모든 물질은 중력을 막기는커녕 더 보태기만 할뿐이다. 또 만유인력의 중요한 특징으로는 원격작용이 있다. 태양계가 구성될 수 있는 것은 이와 같은 특성 때문이다. 전기력, 자기력의 경우는 1미터 내에서 그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만유인력은 이와 같은 거리에서는 확인할 수 없다.
5. 작지만 큰 고민 수성 근일점 변화
뉴턴 역학은 질량이 있는 물체에 왜 중력이 작용하는지는 설명할 수 없었지만 천체와 지상의 운동을 명확히 설명하므로써 절대적 진리의 자리를 점하고 있었다. 그 한 예가 뉴턴 역학에 기초한 예측과 정밀한 관측을 통해서 가능하게 된 해왕성과 명왕성의 발견이다. 그러나 뉴턴 역학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물리학의 틀은 바뀌어 나간다. 그것은 바로 수성 근일점 위치의 변화로부터 출발한다. 다른 행성들처럼 태양을 한 초점으로 타원궤도를 그리며 돌고있는 수성의 주축이 조금씩 회전하는 근일점의 세차운동을 보인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뉴턴의 중력이론에 입각해 수성 근일점의 세차운동은 1백년간 1동 32분 37 초가 되야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로 관측된 결과는 1백년간 43초. 이것은 뉴턴의 이론과 아주 작은 차이였지만 천문학자들을 괴롭혔다.
뉴턴 역학에서는 행성의 자전이 중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즉 태양이 행성에 작용하는 중력은 행성의 질량에만 관계가 있고 행성의 자전속도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상대성 이론에서는 행성의 자전 속도가 중력효과에 영향을 미쳐 자전축의 세차운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하므로써 수성의 근일점 세차운동을 증명해냈다.또 물질입자로 이뤄지지 않은 빛은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 언제나 직진한다고 믿었던 사실이 다르게 관측된다. 1919년 개기 일식 때 태양 주위의 별빛의 방향이 휘어져 나타난 것
이다. 이러한 현상들은 뉴턴 역학으로 설명이 안되는 것이었다.
참고: (근일점) 인하대학교 과학교실에서 http://nucl-a.inha.ac.kr/phys/mphys/12-01.html
그런데 1915년이 되어 아인슈타인은 매우 오래전부터 불가사의로 여겨오던 한가지 문제를 알게된다. 아인슈타인은 이 때를 며칠동안 너무 흥분해서 내 정신이 아니었다고 회고한다. 프랑스의 천문학자 레페리어는 1859년 수성을 면밀히 관찰한 다음 수성의 근일점(수성의 일년 중 태양에 가장 가까이 근접하는 점)이 100년마다 38초씩 (각도에서 1도의 60분의 1이 1분이고 1분의 60분의 1이 1초임) 앞으로 진행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만일 수성이 태양의 인력만 받는다면 이 근일점이 바뀌면 안된다. 주위의 다른 행성들의 영향으로 근일점이 이동하게 된다. 이와같이 행성궤도의 근일점(즉 회전축)이 이동하는 현상을 행성궤도의 세차운동이라고 부른다. 레페리어가 발견한 것은 주위의 알고있는 행성의 영향을 다 고려한 것보다 백년에 38초씩 더 앞으로 진행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을 설명할 수 있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었다. 수성의 옆에있는 금성이 알고있는 것보다 10% 더 무겁다던가 태양이 관찰된 것보다 더 타원형으로 찌그러져 있다던가 태양에 가려 보이지 않는 다른 행성이 있다던가 아니면 심지어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이 거리의 딱 제곱에 반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거리의 2.1제곱에 반비례하는 하는 등이었다. 실제로 레페리어는 관찰되지 않는 행성이 꼭 있으리라고 믿고 그 행성의 이름을 발칸이라고 명명해 둘 정도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들은 세밀한 관찰에 의해서 그렇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다.
아인슈타인은 일반 상대성 이론의 결과를 적용하면 안보이는 행성 따위를 가정하지 않더라도 수성의 근일점이 이동하는 현상을 완벽히 설명할 수 있음을 보였다. 그리고 태양을 통과하는 별의 빛이 1.74초 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 여러사람들이 개기 일식에 관찰하였으나 날씨나 전쟁등으로 늘 실패하다가 1919년 두번에 걸친 영국 관찰팀이 실제로 별빛이 1.98초와 1.61초 휜다는 사실을 밝혀내었다.
6. 물체운동은 공간 특성 때문
이 즈음인 1916년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을 발표한다. 여기서 그는 뉴턴의 중력은 불필요한 개념이라고 말하는 동시에 수성의 근일점 변화를 설명하고 빛의 휨을 정확히 예측해낸다. 아인슈타인에 따르면 물체가 운동하는 것은 그 물체가 위치한 공간의 특성에 따라 운동하는 것이지, 힘에 의해 경로가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태양계를 예로 들면 뉴턴 역학에서는 만유인력에 의해 지구가 태양 주위를 원운동 하는것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상대성이론에서는 태양에 의해 주위의 공간이 휘어져 있어서 지구는 휘어진 공간내에서 직선운동을 한다고 설명한다. 즉 질량의 존재가 주위를 휘게해 공간의 기하를 바꾼다는 것이다. 이를 알기 쉽게 설명해 보자. 종이 위에서 두 점사이의 최단 거리를 그으면 두 점을 이은 직선이 되지만, 지구 표면의 두점 사이의 최단 거리를 그으면 호를 이룬다. 여기서 종이는 유클리드 공간에 해당하고, 지구의 표면은 유클리드 공간이 아닌 새로운 공간이다. 따라서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은 태양이 만들어놓은 휘어진 공간상에서 관성운동을 한다고 본다.
상대성이론이 등장하면서 만유인력은 공간의 기하로 흡수된다. 즉 질량을 가진 물체가 만드는 공간의 성질을 표현해 그 공간에서 다른 물체가 자연스러운 운동을 하는 것으로 운동을 기술 한다. 이러한 개념의 변화는 나머지 힘들을 바꾸어 나간다. 전자기력, 약한 핵력, 강한 핵력 등을 한꺼번에 '장이론'(field theory)으로 다시 설명하게된 것이다(통일장이론). 그러나 만유인력과 통합하는 것은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이것이 이른바 '대통일장이론'이다.
7. 해왕성과 명왕성의 등장
만유인력은 모든 물체들 사이에 작용하므로 행성들 사이에서도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작용해야 한다. 목성에 힘을 가하고 있는 것은 태양만이 아니라 다른 행성들도 목성에 힘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 힘들은 질량이 매우 큰 태양과 비교하면 아주 작지만 그래도 그 힘의 효과는 나타난다. 토성이 목성 근처에 있을 때 목성의 타원 운동은 토성의 인력으로 약간의 방해를 받는다. 이 때문에 두 행성 모두 타원궤도 상에서 약간 벗어난다. 이를 섭동(perturbation)이라고 한다.
19세기 중반까지 천문학자들에게 천왕성의 섭동현상은 풀수없는 수수께끼였다. 다른 행성들의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천왕성의 움직임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태양말고 뭔가가 천왕성의 운동 궤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가정해야 했다. 천왕성의 섭동 현상은 1845년과 1846년에 영국과 프랑스의 두 천문학자 아담스와 르베리에 의해 밝혀졌다. 두 천문학자는 연필, 종이, 만유인력법칙만으로 같은 결론에 이른다. 르 베리는 이 결론을 베를린 천문대로 보내 확인해 줄 것을 요구했다. 천문대는 이 요청을 받아들인 30 분 후에 해왕성을 발견했다. 천왕성의 또다른 섭동은 9번째 행성인 명왕성을 발견하게 해주었다. 명왕성은 1930년 아리조나에 있는 로웰 천문대에서 발견됐다.
만유인력의 법칙은 태양계 내에서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서로 다른 별 주위를 돌고있는 이중성의 운동에서도 찾을 수 있다. 아주 먼 거리에서도 만유인력은 우주의 운명을 지배하고 있다.
8. 만유인력을 마무리하며 생각 해 봅니다.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네가 어디 있었느냐 네가 깨달아 알았거든 말할지니라. 누가 그 도량을 정하였는지, 누가 그 준승을 그 위에 띄었는지 네가 아느냐. 그 주초는 무엇 위에 세웠으며 그 모퉁이 돌은 누가 놓았었느냐.(욥38:4~6) 만약 지구의 자전축이 23도27분만큼 기울어져 있지 않아서 태양이 적도 위에만 있다면 지구에 생물이 살 수 있는 면적은 지금의 반으로 줄어 들었을 것이다. 지구의 자전속도가 지금보다 느리다면 낮에는 기온이 너무 높아서 생물들이 타죽을 것이고 밤에는 얼어죽을 것이다. 자전속도가 너무 빠르면 바람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바다에는 늘 폭풍이 일고 있을 것이다. 지구의 크기가 지금보다 10%정도 더 크거나 작다고 하면 이로 인하여 만유인력의 변화,공전운동의 변화, 조석작용의 변화, 기압과 기후의변화 등이 초래되면서 지구의 환경은 지금과는 엄청나게 달라질 것이다. 지구의 크기가 지금보다 약10% 클 때에는 중력이 너무 커져서 물이 증발을 하지 못하게 되고 구름이 형성되지 못하여 모든 육지는 사막이 될 것이다 반대로 지구의 크기가 10%로만 작아져도 중력이 약하게되 모든 물은 증발하고 액체상태로 물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달이 현재보다 10%정도 지구와 가까워진다고 하면 달과 지구에 만유인력은 23%가량 더 커지게 되고 밀물과 썰물이 거대해 질 것이다. 그 결과 더 커진 만유인력 때문에 달에 의한 조류가 지구의 대륙을 쓸어버릴 것이다. 지구라는 거대하고 복잡한 건축물도 하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정교하게 땅의 기초위에 세워진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