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에… 상반기 보수 40억 넘게 받은 증권맨 나왔다
BNK투자증권-삼성증권서 2명
성과급이 대부분… 급여의 100배
CEO보다 많이 받은 직원 속출
카뱅선 스톡옵션 행사로 최고 22억
올해 상반기(1∼6월)에도 주식시장 활황에 힘입어 최고경영자(CEO)나 임원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은 증권사 샐러리맨이 대거 등장했다. 상반기에만 40억 원 넘게 받은 직원이 2명으로, 고액 연봉자가 많은 증권가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희망퇴직 바람이 거셌던 은행권에서는 회사를 떠나며 퇴직금 등 8억 원 이상을 받아간 직원이 여럿이었다.
○ CEO 부럽지 않은 증권사 ‘메가 샐러리맨’
18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각 금융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증권사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사람은 김남원 BNK투자증권 이사대우다. 급여는 4000만 원 수준이었지만 성과급 등 상여금으로 43억6400만 원을 받아 총 44억500만 원을 수령했다. 김 이사대우는 채권 및 외환 운용 등에서 큰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뒤를 이어 강정구 삼성증권 영업지점장이 43억9000만 원을 받았다. 상여금(43억3900만 원)이 급여(3900만 원)의 100배가 넘었고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6억4000만 원)의 약 7배를 받았다. 개인 고객 프라이빗뱅커(PB)인 50대의 강 지점장은 상품 매매, 투자 자문 등을 통해 많은 수익을 올렸다. 특히 고객들의 해외 자산 증식에 크게 기여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증권사에서는 차장, 과장, 대리 등 상대적으로 낮은 직급에서도 억대 연봉자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KTB투자증권의 연봉 1, 2위는 과장, 차장이다. 이 회사 정승용 과장은 18억2600만 원, 이승민 차장은 13억7700만 원을 받았다.
한국투자증권의 신주용 차장도 14억1809만 원을 벌어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12억5836만 원)을 앞질렀다. 한화투자증권 이한솔 대리도 5억1700만 원을 받았다. 보수 5억 원 이상을 받아 반기보고서에 이름을 올린 직원 중 가장 ‘막내’급에 속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실적이 좋아져 성과급도 눈에 띄게 늘었다”며 “리테일 관련 부서 등은 ‘억’ 소리 나게 더 받는 사례가 상당수”라고 말했다.
○ 은행에선 희망퇴직으로 8억 원대 챙겨
시중은행에서는 희망퇴직으로 수억 원대의 퇴직금을 받아간 퇴직자가 많았다. 최근 6개월간 5대 시중은행에서 희망퇴직으로 떠난 직원은 2600여 명이다.
우리은행을 떠난 이정욱 부장대우는 퇴직금 8억1000만 원을 포함해 8억3900만 원을 받았다. KB국민은행에선 황기성 조사역(부장급)이 7억 원 넘는 퇴직금 등 8억3300만 원을 챙겼다. 신한은행에서도 퇴직한 정현선 커뮤니티장(지점장급)이 가장 많은 8억7600만 원을 받았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에서는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5명 모두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한 이들이었다. 정규돈 최고기술책임자(22억5200만 원), 고정희 최고서비스책임자(15억7100만 원), 이형주 최고비즈니스책임자(15억7100만 원) 등은 스톡옵션을 통해 윤호영 대표(5억8800만 원)보다 더 많은 돈을 받았다.
주요 금융지주 중에선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19억5100만 원)이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KB금융, 신한금융지주 등은 회장과 은행장에게 상반기에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고 하반기에 한꺼번에 줄 계획이다. 비(非)은행권에서는 김진영 하이투자증권 사장(31억1500만 원)이 보수 1위에 이름을 올렸고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 등에서 총 29억1300만 원을 받았다.
이상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