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아침이면 아침 마다 할머니와
실랑이가 벌어진다.
"하이구...지지바 머리숱은 왜 이리 많노?
손에 다 잡히지가 않는다."
조금 당겨지면 따갑다고 징징...
좌우 대칭이 맞지 않으면 맘에 들지 않는다고
머리카락 한올 한올 집어 뜯어 내며 앙앙 거리니
울 할매 아침마다 내 머리 손질에 진땀 뻘뻘 흘리셨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 매일 감겨 곱게 빗어 묶어
주신 울할매...
내 머리장식 핀과 머리방울이 작은 플라스틱 바께스에
가득이었다.
자식 귀한 할머니 오갈데 없는 처녀 총각 아들삼고 딸삼아
수도 없이 많아진 엑스 삼촌 고모들이 한번씩 할매 뵈러 올때면
잊지 않고 사오는 내 선물이 그들이라 그리도 많았던 모양이다.
그당시 이가 극성이었다.
뒷자리에 앉아 있노라면 앞친구의 등에 이가 스멀스멀...
오르내리곤 하였다.
대 다수의 친구들 머리에는 서캐라는 이의 아기도 있었고
이가 되고난 빈 껍데기도 있었다.
아직...이가 되지 않은 서케는 머리카락에서 빼어내 양손톱 사이에 대고
톡 누르면 똑 소리가 나곤 했는데 난 그런 친구들이 참 부러웠다.
그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친구의 고무신이 신고 싶어 집앞만 벗어나면 할머니께서 사 주신
빨간구두와 바꿔신고 내 빨간 체크 멜빵 가방과 친구의 보따리 책가방을
바꾸어 매고 다니곤 하면서 할머니 속을 끓였었다.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내 머리에도 이가 자라기 시작했다.
서케를 빼어 내어 터트리면 톡하고 터진다.
그런 신기함과 재미는 잠깐....
나는 할머니 손에 이끌리어 동네 미용실로 가서
허리까지 오던 내 긴머리 귀밑까지 싹뚝 잘리우고 말았다.
그때 내 머리 돌리도 하며 삼일을 식음을 전폐하며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오늘 그때처럼 미용실가서 내머리 돌리도 하고 드러눕고 싶다.
십오년을 고수하던 긴 생머리를 삼년전 친구의 꼬임에 자르고 파마를
하기 시작했다.
한달만 지나면 지저분해지는 머리 손질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고
짧은 머리에 흰머리는 어찌 그리도 잘 눈에 띄는지 긴머리 일때보다
염색도 배로 자주 해야 한다.
그래서 다시 길러 보기로 마음먹고 여름내내 두건을 쓰고 지냈다.
이제 제법 단발머리를 갖춰가고 있는데 아무리 봐도 나이들어 보인다.
친구의 미용실을 갔다. 가끔씩 맘에 들지 않게 하긴 하지만 다른곳으로
바꾸지 못하고 항상 그녀를 찾는다.
"야야~길러 볼라 캤드만 나이들어 보여 않되겠다. 좀 세련되고 젊어 보이게
잘라서 파마 해 봐라"
"김혜수 머리 어떻노? 니 이미지랑 잘 맞을거 같은데..."
김혜수...그녀의 카리스마를 좋아도 하지만 예전에 닮았다는 소리를 들은적도
있어 귀가 솔깃해 졌지만....지금의 내가 그녀의 에찌있는 스타일을 소화할지 선뜻
자신감이 들지를 않아 망설이다 에라 모르겠다 일단 한번 해 보자 하구선
그녀의 의지대로 머리를 맡겼다.....
완성되어진 머리 거울속에 비치는 내 모습은 에찌있는 김혜수는 커녕...
왠 아프기전 방실이가 나를 마주 보고 있다.
"야야...이건 김혜수 머리가 아이고 방실이 머리 같노?"
내 항변에 그녀의 답.....
"머리가 김혜수 머리라꼬 다 김혜수 같나? 사람에 따라 달라 보일수도 있지
머리 스타일 그 자체만 봐야지..."
너무나 당연한 그녀의 말에 할말을 잃었지만.....
오늘 아침 다시 감고 손질해도 거울속엔 김혜수가 아닌 방실이가 나를 마주
노려 보고 앉아있다.
아~~~~~~~~~~~~내머리 돌리도.......................................
첫댓글 머린 다시 자라니까...
아하~~~그런 진리가??? ㅎㅎㅎㅎㅎㅎ 감사 합니다. 무대리님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제 첫글에 첫번째 답글을 달아 주신님........평생토록 행복이 그림자 되어 쫓아 다닐겁니다. 원치 않으셔도~~~~~~~~~
재치있는 글솜씨에 웃고갑니다.마음은 김혜수 지만 실물은 방실이라고요??ㅎㅎㅎ 다~~세월이 그리맹글은거라 생각합니다.머리숫많아서 좋으시겠습니다. 지는 숫도 적은데 요즘은 마니 빠지는데.............
ㅎㅎㅎㅎ 머리숱이 하도 많아 긴 머리일때는 머리를 통째로 묶을수 있는 핀이 없었네요. 그나마 많이 빠지긴 했지만 아직은 숱이 많은편이지요. 다행히.....행복 하세요^^
^^어쩝니까 ..이미 엎질러진걸 ...2달만 참으세요 ^^ 짧은머리도 상큼하긴 한데..
그러게요^^ 참아야지 어쩝니까?? 다행히 위로의 말씀들인지 몰라도 주위에선 이쁘다고 하시니 믿고 살아야지요 에혀~~~
이.................... 어디 머리뿐만이던가요?.. 옷에도... 빤쮸 고무줄에도....ㅎㅎㅎㅎ
헉~~~ 그랬군요......전 머리에만 있었는데 아주 잠깐......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ㅎㅎㅎ 헤어스타일이 사람 분위기를 많이 좌우 하지요. 또 두건 쓰셔야 하는건가요?
글쎄요~~~어떡하나?? 고민 중입니다.ㅠㅠㅠㅠ
머리에 크림이나 젤 바르면 뜨지 않아서 괜찮아요...머리길때까지 듬뿍 바르세요
헉~~~~~~~~또 던 나게 생겼군요.ㅠㅠㅠㅠ 유익한 정보 감사 드립니다. 꾸벅^^
하핫...죄송...-.-;;;근데 글을 너무 재밌게 잘 쓰시네요..ㅎㅎ 머리는 어떨지 몰라도 님 사는 모습이 밝아보여 보기좋네요~~^^
감사 합니다. 웃어야 행복해 진다기에 행복하고 싶어서~~마니 웃고 행복 하세요^^
우리 시대 사람들이 거의 다 겪은 옛날 이야기...추억이 아련하네요,,,전 아침마다 할머니한테 앙앙거리고 덤비다가 아버지가미용실도 안 데려가고 집에서 싹뚝..크크크..헤어 스타일은 똑 같은 스타일일지라도그 사람의 나이와 얼굴형이나 머리숱의 굵기 , 많고 적음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비춰지죠.. 헤어샵이나 성형외과에서 가장 힘드는 사람 : 탈렌트 누구 누구 같이 해주세요..하는사람..ㅎ
제가 김혜수 같게 해 달란게 아니구여~~~(저도 제 주제를 안다요 ㅠㅠ) 미용실 칭구가 김혜수 스타일로 해 준다 하구선 방실이 맹그러 놨다구여~~~ㅠㅠㅠㅠ
에구머니 이하니깐 어릴적이~~~~~~~`잠시 옛추억을 떠울려봅니다^*^
ㅎㅎㅎㅎ 정민 행복님도 저랑 동시대를 살아 왔나 봅니다. 행복한 시간 되세요^^
ㅋㅋㅋㅋㅋ(죄송)~~ 속상해서 어쩌신대유~~ 에고 내가 다 속상하네유
칫~~~그 거짓말이 진심이래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방실이 모습도 참 풍족 하지 않나요 ~~~ㅎㅎㅎ. 재미나게 머물다 갑니다. 오늘도 편안하신 밤 되세요. 감사 합니다.
방실이도 못난건 아니지만....여자들의 마음이란 그렇지 않거든요.ㅠㅠㅠㅠ 행복한 밤 되시구여~~~~~~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ㅎㅎㅎㅎㅎㅎㅎ살빼는 방법 밖에 없겠는데요...예쁜 모습 사진방에 올려 봐요....에찌있는 모습이면 저도 해 보게...ㅎㅎㅎㅎ반갑습니다....자주 뵈요...
하이구~~~방장님 ....살 빼 보셨나요? 안 빼 봤으면 말을 마세요. 버리면 다시 들러 붙고 버리면 다시 들러 붙고 그넘의 살 얼마나 끈질긴지.....진상도 그런 진상이 없어요.ㅎㅎㅎ 자알 부탁 드립니다.꾸벅 ^^*
그래님 식탁이 넘 풍성한건 아닌지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ㅎ 버리믄 다시 들러붙는 살은 다 이유가 있거덩요~~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