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r 와 draft 라면 우리나라 초등학생도 아는 단어들이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도 한때
영어 조기교육 바람이 불어 유치원에 들어가기도 전에 영어학원에 보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쉬운 단어라지만 Air 와 draft가 같이 붙으면 의미가 확 달라지고 제대로 아는 사람은
뱃놈을 빼면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air draft'를 영어 사전에서는 '건현(선박의 해수 수면
에서부터 갑판까지의 높이}으로 나와 있다.
외신에 의하면 17일(현지시간) 멕시코 해군 범선 ARM 콰우테목호(길이80m,높이45m)가 미국 뉴욕항에
입항하다가 브룩클린다리에 돛대 3대가 연달아 부딪치면서 부러져 돛대에 도열해 있던 해사생도가 갑판으로
추락하여 2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쳤다고 한다. 이 범선은 해사생도(졸업생)를 태우고 원양실습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범선이 입출항 할 때에는 선원들이 돛대에 올라가 도열하는 게 관습이다.
전통적인 해양국가인 영국이나 미국, 일본 등지의 해양대 실습선이나 해군 실습선으로 범선을 갖고
있다. 심지어 이번에 사고가 난 멕시코나 칠레 같은 남미 국가도 범선을 소유하고 있다. 강선에 비해
범선은 주로 나무로 만드는 데 강선 비용보다 건조비가 보통 3배나 더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범선을 고집하는 이유가 모든 항해는 바람을 이용하는 것이 기본이가 때문이다.
내가 배를 타고 있을 때 싱가폴 본토와 관광지 센토사 섬을 잇는 케이블 카의 케이블을 그 아래
바다에서 오일리그선을 끌고 가는 터그 보트가 위는 쳐다보지 않고 앞만 보고 가다 케이블이 오일리그선
기둥에 끌려가다 터져 버린 사고 였다. 그 사고로 케이블을 타고 가던 케이블카가 바다로 추락하여
10명이 사망하고 13명이 구조되었다고 한다. 그 사고 이후로 싱가폴 해협을 통과는 모든 선박은
적어도 1일전에 싱가폴 해양당국에 air draft를 신고하도록 돼 있다.
부산항대교를 설계하면서 세계최대 크루즈선의 Air draft를 감안하지 않아 다리 높이가 낮아 대형선은
부산항 대교를 통과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영도에다 크루즈 부두를 만들어 계류시키고 있다.
또 인천항 대교도 높이가 낮아 수천억을 들여 한강 운하를 만들어 놓고도 큰 화물선 대교밑을 통과하지 못해
겨우 5천톤 정도의 소형선만 통과할 수 있어 한강 운하는 당초목적인 물류수송이 아니라 요트나 다니는
수로에 불과하다.
Air draft가 중요한 것은 밀물과 썰물에 따라 수위가 달라지므로 교량과 같은 구조물과 수면 사이의 Allowance가
달라 통과여부가 달라진다. 해군에서 음력을 쓰는 이유도 이와 같은 물때를 맞추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부두에 정박중
하역작업시에 밸러스트를 조정하여 배의 draft를 조정해야만 선박 갑판 위의 작업용 크레인과 충돌하지 않는다.
이번 에 사고를 낸 함장이나 항해사들은 뉴욕의 황홀한 야경에 도취되어 정신을 잃은듯 하다. 그렇치 않고서야 항해의
가장 기본인 Air draft도 모르고서 운항을 시작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