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직원들이 제각기 자기의 갈 길로 가버린 지금
한 잔 집어 던진 알콜이
서서히 녹아듬을 느끼는 째릿한 이 시간 이 때이다
물론, 이 시간을 만들기까지는
내게 주어질 많은 것을 버려야 만 한다
퇴근 무렵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쉬 뿌리치지 못하는 나약함도 있겠거니와
나 또한
오늘은 술자리가 있기를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이것 저것 일을하다보면
뒷골이 따끈따끈 해 질 때가있다
신경을 써 처리해야 할 업무도 대충 끝이 나고
때마침 들어오는
법님을 불러 서고로 들어갔다
냉장고에 있는 먹다남은 김 빠진 소주 반 병을 꺼집어내어
얼떨결에 들어 온 법님이랑
커피타는 황설탕을 안주삼아 한 잔씩 집어 던졌다
술이 모자라 알찌근 하던차 걸려 온 전화
국민핵교 동창생인 친구넘이
몸도 마음도 다 지쳤다며
그렇게 만나 술 한잔 간단히 하자는 것이였다
그를 보내고 사무실 들어와 집에 전화를 했다
물론 좋은 소리가 나올리 없다
"지금 사무실인데 쐬주 딱 두 잔했어"
"또 술깨고 늦게 들어오겠네"
"아니 오늘은 빨리갈께"
"몇시? 새벽 3시"
"아니 아무리 늦어도 12시전에 도착한다"
"12시가 빠르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 이빨은 ?"
"지금 병원폐업 중이잖아"
"치과는 아니라던데"
"그런가"
"1주일전 준 돈 10만원 오늘 당장 가지고 와"
"알았어 알았어 끊엇"
짤카닥~~~ 뚜뚜~~
으하하하
이 오밤 중에
어디서 10만원의 거금을 구한단 말인가
친구넘이 매달 보내 주는 딸녕 학원비에서
그에 반을 딱 잘라 10만원을
썩어가는 이빨 치료부터 하라고 그 짠순이가 줬는데
축의금에다 조의금에다
쐬주 몇잔 집어던지고 나니 지금은 개뿔도 없다
병원폐업이 오래되면 시골 어머님이 걱정이고
빨리 끝나면
썩어가는 이빨 치료비가 걱정이다
어쩨 하다보니 오늘은 한 사람이 운명을 하셨는데
조의금 봉투는 두 개가 나가는 날이였다
이유인즉,평소 잘 알고 지내던 직원 둘이 동서 지간이였다
이럴 줄 알았드라면
평소 한 넘만 알고 지낼껄 (에궁 돈이 뭔지........?)
그런데 오늘아침은 기대를 잔뜩하고 대구모임 후기를
기다렸는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것이던가
대구 모임에 참석하셨던 님들 모두가 하나같이
일언 방구 말이 없음이 이상하다
기생오라비 같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 열이 받았는지
아니면
너무좋아 몇 사람이 그만 꼴까닥 넘어가 119가 왔다는건지
하나 같이 무거운 글들만 올리드니
급기야는
사이버인간이 어떤네 뭐네 뒷골 땡기는 말만 늘어놓는 카키